초기 막대한 비용에도 정부는 "빚내서…" 모르쇠 일관
천하람 원내대표 "출범 직후 행정 대혼란 발생" 우려
시 "특별교부세 요청 계획"…내년부터 본격 지원 전망

광주·전남 행정통합이 정부의 무책임한 예산 편성으로 시작부터 거센 후폭풍에 직면했다. 정부는 그간 적극적인 통합과 파격적인 지원을 약속해 왔으나 정작 통합의 기틀을 마련할 초기 비용은 외면한 채 지자체에 ‘빚을 내서 해결하라’며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이에 국민의힘에서조차 “5극3특 구호가 얼마나 허구였는지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사례가 증명하고 있다”고 꼬집는 모습이다.
19일 광주시와 전남도 등에 따르면, 최근 정부 추가경정예산안(추경)에서 광주·전남 행정통합(전남광주특별시 출범)을 위한 필수 초기 사업비 573억 원이 전액 누락됐다. 시·도는 행정통합에 드는 비용으로 1천876억원을 추산했다. 정보시스템 통합, 공공시설물 정비, 청사 재배치 등 당장 시급한 준비 예산으로 573억원을 정부 추경에 요청했다.
그러나 정부는 이번 추경이 ‘중동 전쟁 여파 등 리스크 대응’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이유로 전액 미반영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반영한 173억원마저 전액 삭감했다. 대신 정부는 지방채를 발행하거나 차입을 통해 충당하라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오는 7월 출범을 앞두고 있는 상태에서 적잖은 피해가 나올 것이란 우려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비례 국회의원)는 19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결혼하라고 등 떠밀 때는 언제고 결혼 비용은 빚내서 해결하라는 식”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재정자립도가 낮은 광주·전남에 빚을 지게 하는 대안은 사실상 책임을 지방으로 떠넘기는 무책임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천 원내대표는 “당장 7월 1일 통합시 출범 이후 가장 시급한 과제는 광주와 전남의 행정 정보시스템 통합이라며 “주민등록, 세금 고지, 증명서 발급, 복지 수급 등이 하나의 시스템에서 이뤄지지 않으면 출범 직후 행정 대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정부 대책을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후보로 선출된 민형배 국회의원에게 “경선 내내 원조 친명을 강조했는데, 이재명 대통령의 적극 지원 약속은 어디로 갔고, ‘원조 친명’의 예산 확보 능력은 어디로 갔느냐”고 반문했다.
특히 국민의힘 소속 단체장들은 “이럴 줄 알았다”며 정부여당의 행정통합 정책을 비판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소속인 김태흠 충남지사는 지난 16일 “이재명 정부가 균형 발전의 핵심으로 내세운 ‘5극 3특’의 첫 단추를 끼우기도 전에 비틀대고 있다”며 “정부는 중동 전쟁 여파와 추경 편성 방향을 예산삭감 핑계로 삼았지만 참으로 궁색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지역 소멸 위기 타개를 위한 통합이 지방 정부를 빚더미에 앉히겠다는 협박으로 돌아왔다”고 주장했다.
이장우 대전시장 또한 같은 날 “20조 지원 약속은 사라지고, 남은 것은 전액 삭감뿐”이라고 비판했다. 이 시장은 “이재명 정부의 ‘5극 3특’ 구호가 얼마나 허구였는지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사례가 증명하고 있다”며 “민주당의 감언이설에 대전과 충남도 졸속으로 통합했더라면 우리 아이들에게 빚더미만 남겨줄 뻔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단체장들이 행정통합 실패에 따른 명분찾기라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정부여당으로서는 뼈아픈 대목이다. 광주·전남 행정통합은 이재명 정부의 ‘5극 3특’을 여는 ‘퍼스트펭귄’으로, 타 권역의 행정통합에 선례가 되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 지원이 불확실할 경우 행정통합 동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
다만, 정부의 재정 지원 의지가 꺾였다는 일각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게 중론이다. 내년부터 본격적인 정부의 재정 지원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이번 추경은 전쟁에 대응하기 위한 방향성이 있었기 때문에 반영되지 못한 건 아쉬운 일이다”면서도 “특별교부세를 통한 정부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무총리실의 재정 지원 TF가 가동 중이고, 6월 말께 결과가 나오면 본격 지원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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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팀" 외쳤지만···광주·전남 국힘 후보들, 5·18 헌법 수록 놓고 입장 '제각각'
6·3 지방선거에서 광주·전남을 지역구로 출마하는 국민의힘 후보들이 ‘원팀’을 강조하며 출사표를 던졌지만, 5·18 민주화운동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문제를 두고 입장이 엇갈리는 모양새다. 헌법전문 수록은 광주·전남 민심과 직결된 만큼, 선대위 차원의 명확한 방향이 제시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7일 무등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번 지방선거에 나설 국민의힘 후보 간 헌법 전문 수록을 놓고 견해차를 보이고 있다.국민의힘 중앙당은 개헌안 표결 불참을 당론으로 정했지만, 공식 의결권이 없는 지역 후보들은 찬성·조건부 찬성·신중론으로 제각각 목소리를 내고 있다.이정현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후보는 그간 공개적으로 찬성 입장을 밝히며 당내 의원 설득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이 후보는 최근 무등일보와의 인터뷰에서도 “5·18은 특정 지역의 사건이 아니라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피로써 지켜낸 역사”라며 “이를 헌법에 넣는 것은 특정 정당의 입장을 따르는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헌정질서 편에 서는 일이다. 당론보다는 의원 개개인의 역사 인식과 양심에 따른 자율투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양혜령 통합시의원(북구 제1선거구) 후보도 조건부 찬성 입장을 냈다. 그는 “절차 문제만 해결되면 무조건 하는 게 맞다고 본다. 윤석열 정부 때부터 계속 찬성해 왔다”며 “지역구인 망월동에서 주민들이 이번 개헌에는 야당의 힘이 필요하다고 적극 도와주라고 이야기한다”며 지역 민심도 언급했다.반면 안태욱 광산구을 국회의원 후보는 국민적 숙의와 소통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이번 개헌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안 후보는 이날 광주시의회에서 열린 보궐선거 출마 기자회견에서 5·18 헌법 전문 수록과 관련한 질문에 “왜 하필 지금이냐. 선거를 앞두고 밀어붙이기식으로 하는 것은 의심받기 좋다”며 “군사독재 시절에도 이런 식의 추진 사례가 있었다”고 했다.지역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이 지역 최대 현안을 두고도 내부 공감대조차 제대로 형상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지역 정가 관계자는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은 광주 시민들이 가장 바라는 숙원”이라며 “당론은 반대 기조이다 보니 후보들이 다소 어정쩡한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읽힌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 표심을 의식하면 공개적으로 반대하기는 어렵고, 결국 절차나 시기 문제를 앞세우는 것”이라고 비판했다.한편 이날 국회에서 5·18 민주화운동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과 계엄 요건 강화 등을 담은 개헌안이 본회의에 상정됐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의 불참으로 의결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투표가 불성립됐다. 민주당은 8일 본회의를 다시 열어 재표결을 추진할 방침이다.박찬기자 juve5836@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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