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의대' 판도라 상자 연 강기정···전남 서부권 반발 폭발

입력 2026.03.17. 17:34 박찬 기자
강 시장 "순천 의대·목포 4차 병원" 구상 발표
김원이 의원 "갈등 촉발·선거용 발상" 비판
정치권·지역사회 비판 확산…"토론 핵심 쟁점"
목포대(왼쪽), 순천대(오른쪽) 본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경선을 앞둔 강기정 광주시장의 ‘순천 의대 설립’ 발언을 두고 전남 서부권이 강력 반발하고 나서는 등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강 시장은 지난 16일 순천시의회에서 열린 공약 발표에서 “정원 100명의 국립 의과대학을 순천에 통합 설치하고, 이에 걸맞은 부속 대학병원도 함께 설립하겠다”며 “의대 정원과 병원 위치를 둘러싼 논쟁에 마침표를 찍겠다”고 밝혔다. 규모를 나눠 설치하는 방식은 교수 확보나 의료인력 양성, 병원 운영 측면에서 모두 비현실적이라고 강조한 셈이다. 대신 목포에는 순천대·목포대 통합대학 본부와 함께 이른바 ‘빅4급’ 수준의 연구·특화 기능을 갖춘 4차 병원을 유치해 의료 체계를 강화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 발언은 곧바로 전남 서부권을 중심으로 강한 반발을 불러왔다. 김원이(목포) 국회의원은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논쟁의 마침표가 아니라 새로운 갈등의 촉발”이라며 “선거 이득을 위해 의대 설립 논의를 과거로 되돌리는 유치한 발상”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의원은 또 “목포를 비롯한 전남 도민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하며 ‘갈라치기’와 ‘막가파식 제안’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했다.

지역 사회 반발도 거세다. 목포대학교 총동문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상생과 통합의 성과를 깨고 표만 쫓는 정치”라며 강 후보의 발언 철회를 요구했다. 목포시장 예비후보들과 무안군수 출마 예정자들도 “36년간 이어진 목포 의대 유치 노력과 도민 합의를 무시한 일방적 주장”이라며 비판에 가세했다. 특히 의과대학 설립은 국가 정책 사안인데 특정 지역을 먼저 정해 발표하는 것은 균형발전에 역행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논란이 확산되자 강 시장은 하루 만에 해명에 나섰다. 그는 “대통령과 교육부가 여러 차례 후보지 결정을 요구했지만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며 “더 이상 논쟁만 반복할 것이 아니라 결단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제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시장은 의대를 50명씩 나눠 설치하는 방식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기존 입장도 재자 밝혔다. 순천 의대 설립과 목포 4차 병원 유치 구상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것이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이번 논란은 단순한 공약 충돌을 넘어, 전남 동·서부권 간 이해관계와 지역 균형 발전 문제를 정면으로 건드린 사안”이라며 “통합특별시 출범을 앞둔 상황에서 ‘결단형 리더십’과 ‘지역 합의 기반 정책’ 사이의 충돌이 드러난 대표적 사례다. 향후 TV 토론에서도 핵심 공방 주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박찬기자 juve5836@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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