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0만 광주광역시의 수장인 강기정 시장을 수식하는 단어는 시대마다 달랐다. 민주화 열기가 뜨거웠던 시대 그는 거리와 대학교 캠퍼스에서 서슬 퍼런 독재에 맞선 ‘학생 운동가’였다. 문민 정부 이후에는 재야의 시민운동가로, 2000년대 들어서는 ‘청년 정치인’으로, 참여정부 이후에는 중앙 정치의 판을 짜는 ‘3선 국회의원’이었다. 문재인 정부 정무수석을 거쳐 현재는 광주시·전남도의 행정통합을 최일선에서 진두지휘하는 시장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1964년 전남 고흥에서 태어나 거금도에 있는 금산중학교를 졸업했다. 이후 광주 대동고와 전남대 전기공학과에 진학한 뒤 현재까지 광주와 희노애락을 함께 하고 있다. 대학 시절은 한국 사회가 군사정권과 민주화 요구가 충돌하던 시기였다. 자연스럽게 학생운동에 참여하며 사회 문제에 눈을 뜨게 된 이유다.

강 시장의 정체성을 형성한 뿌리는 ‘1980년 5월 광주’에 있다. 80년대 광주는 민주화 운동의 중심 도시였다. 전남대 재학 시절, 5·18민주화운동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거리로 나섰다. 전남대 삼민투 위원장으로 학생운동을 이끌던 그는 1985년 서울 미국문화원 점거농성 사건에 연루돼 3년 7개월간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1992년 문민정부 출범 후에는 재야의 운동가로 ‘더 나은 세상을 향한 투쟁’을 지속해 나갔다.
1997년 15대 대선 당시, 김대중 대통령 당선에 기여했던 그는 2000년대 본격 제도권 정치에 뛰어들게 된다. 재야에서 활동하던 그에게 생소했던 정치 입문은 만만치 않았다. DJ이후, 민주당 계열의 전통적 지지기반이었던 광주에서 민주당이란 쉬운 길을 버리고 무소속으로 정치 개혁에 뛰어들면서다. 국회의원 선거에서 연거푸 낙선했다. 그러다 노무현 대통령과의 인연으로, 2004년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광주 북구갑에 당선됐다. 이후 19대까지 내리 3선을 지내며 중앙 정치무대에서 굵직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특히 김상현(6선), 한화갑(4선) 등 민주당 거물급 정치인을 연거푸 꺾으며 중량감을 키웠다.
국회에서는 예산과 정책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2019년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발탁됐다. 강단 있는 신념과 유연한 소통 능력으로 여당은 물론 야당과 정부를 조율하는 조정자 역할을 했다. 국회의원 3선과 정무수석이라는 굵직한 경험을 발판 삼아 지난 2022년 제8회 지방선거에서 74.91%라는 전국 최대 득표율로 당선됐다.
강 시장은 해묵은 난제들을 속도감 있게 해결하는 ‘추진력’을 보여줬다. ‘3대 복합쇼핑몰’ 사업인 ‘더현대 광주’, ‘스타필드 광주’, ‘신세계백화점 확장’을 본궤도에 올리며 도시경쟁력을 한층 높인 것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신세계백화점 확장 사업의 경우 특급호텔과 공연장 등이 복합된 ‘광천터미널 복합화’ 사업으로 확장하는 능력을 보여줬다. 그 과정에서 공공성·신속성·투명성이라는 3대 원칙을 통해 큰 잡음 없이 이뤄냈다는 평가다.

광주를 인공지능(AI) 대표 도시로 공고히 하는 동시에 반도체와 미래차 산업의 기반을 닦았다. ‘광주다움 통합돌봄’을 통해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복지 모델을 구축,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다. 또한 ‘광주 군공항 이전 특별법’을 통과시키면서 이전의 물꼬를 트기도 했다. 풍부한 중앙정치 경험과 인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의 국비를 확보하는 성과도 거뒀다.
지난 1월 2일엔 광주·전남 행정통합 선언이라는 포문을 연 뒤 특별법을 제정하기까지 ‘퍼스트 펭귄’으로서 막중한 역할을 해냈다. 석달여 앞으로 다가온 6·3 지방선거에서 ‘전남광주통합특별시’(약칭 광주특별시) 단체장에 도전한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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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김영록, 동부권 집중 공략···신정훈·강기정 보듬기 나서
지난 10일 오전 순천웃장을 방문한 김영록 더불어민주당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경선 후보가 상인과 주먹을 맞대며 인사를 하고 있다.“평생의 동지 신정훈 후보가 통큰 결단으로 지지해주신 것에 무한한 감사를 느낍니다. 전남 동부권의 발전, 나아가 통합특별시 발전을 위해 함께 걷고 앞으로의 모든 영광을 신 후보에게 돌리겠습니다.”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더불어민주당 경선 결선을 이틀 앞둔 지난 10일. 김영록 후보는 전남 동부권을 돌며 상인들과 시민들을 만나 지지를 호소하는 한편, 지지선언을 해준 신정훈 국회의원과 강기정 광주시장의 지지자 보듬기에 집중했다.이날 김 후보의 첫 일정은 오전 10시 무안 남악에서 열린 ‘전남광주통합특별시 통합시장 후보 농업 정책토론회’였다. 한국후계농업경영인전남연합회가 주관한 행사로 통합특별시 출범에 따른 농업 정책을 점검하기 위해 마련됐으며, 현장에는 전남 22개 시군 농업인들이 참여했다. 행사가 시작되기 전 김후보는 테이블을 돌며 악수를 나눴고, 김 후보에게 먼저 팔짱을 걸며 사진을 찍자고 나서는 이들도 있었다.예비후보 신분으로 확성기와 마이크 활용이 제한된 만큼, 김 후보는 육성으로 결선 여론조사 참여를 당부함과 동시에 농어촌 위기 극복을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했다.지난 10일 오전 순천대학교 열린광장에서 열린 신정훈 의원의 동부권 지지모임에서 김영록 더불어민주당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경선 후보가 신 의원과 함께 절을 올리고 있다.그는 “오늘 당대표가 전남 온 것도 제쳐두고 여러분들 보러 이곳에 왔다. 많은 응원 보내달라”며 고개를 숙이자 곳곳에서 박수와 함께 ‘김영록’을 연호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당초 이날 예정된 일정은 곧바로 순천으로 넘어가 동부권을 둘러보는 것이었다. 상당히 빠듯한 일정이었다. 하지만 김 후보는 광주에 있는 선거사무소를 먼저 방문했다.전날 강기정 시장과 신정훈 의원의 지지선언에 따라 강 시장의 빛명캠프 인사들도 김 후보의 탄탄캠프에 합류했기 때문이다. 이날 일정을 먼저 소화한다면 선거사무소에 늦게 복귀 할 수밖에 없었기에, 합류 인사들에게 감사의 인사와 격려의 말을 먼저 전한 후 이후 일정을 진행했다.순천부터 시작된 동부권 순회 일정에는 강 시장과 신 의원이 합류했다.순천 웃장에서는 강 시장 함게 시장을 둘러보며 상인들과 인사를 나눴고, 웃장 국밥 골목에서 식사를 하며 지역민들과 정치권 인사들로부터 민심을 청취했다.지난 10일 오전 순천대학교 열린광장에서 열린 신정훈 의원의 동부권 지지모임에서 김영록 더불어민주당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경선 후보가 신 의원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식사 후에는 곧바로 순천대로 이동해 신정훈 의원의 전남 동부권 지지자 모임에 참석했다. 순천대 정문 옆 열린광장에는 200여명이 넘는 지지자들이 몰렸으며, 이들은 김 후보와 신 의원를 박수로 맞이했다. 두 사람이 손을 맞잡고 지지자들 앞에 고개 숙이며 인사하자, 지자들은 ‘김영록’과 ‘신정훈’을 번갈아 연호하기 시작했다.신 의원은 “통합특별시의 앞날을 생각하면 풍부한 행정경험과 뛰어난 소통능력을 가진 김영록 후보가 적임자일 수밖에 없다”며 지지 이유를 설명했고, 김 후보는 “농어촌기본소득 등 신 의원의 훌륭한 정책을 받아 실현시키는 등 전남광주특별시의 발전을 위해 하나로 함께 가겠다”고 화답했다.김 후보의 다음 행선지는 여수였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수 지역의 경제 현황을 살피고 대응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여수국가산단 석유화학산업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간담회가 열리는 여수상공회의소 1층에는 여수지역 지지자들이 먼저 도착해 김 후보를 환대했다.간담회에는 주승용 전 국회부의장도 참석했다. 주 전 부의장은 “전남 동부권이 어려움에 빠진 상황에서 통합이라는 변수까지 생겨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며 “8년간 도정 이끈 분이 이러한 난국을 잘 헤쳐나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역에 계신 분들이 슬기롭게 힘을 모아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지난 10일 오후 여수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여수국가산단 석유화학산업 간담회’에서 김영록 더불어민주당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경선 후보가 주승용 전 국회부의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간담회에 참석한 기관장들과 여수산단 기업 대표들은 “현 상황이 단기간에 해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후보님이 향후 여수사단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대책을 마련해주시길 바란다”고 입을 모아 당부했다.이에 김 후보는 최근 정부의 석유화학 90만t 추가 감산 요구에 대해 반대입장을 밝힘과 동시에 “특별시장이 된다면 현장 실사 등을 통해 직접 지원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과감히 재정을 투입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내·외국인 카지노, 복합리조트, 여수공항의 국제공항화 등의 공약도 재차 강조했다.이날 김 후보의 마지막 일정은 구례공설운동장에서 열리는 제65회 전남도체육대회 개막식이었다. 이동 중 여수와 순천 일부 도로에서 공사가 진행 중이라 당초 예상한 오후 4시보다 늦게 도착했다. 결선 상대인 민형배 후보 역시 이날 행사장을 찾았으나 김 후보보다 이른 오후 3시에 도착해 두 후보가 마주치는 일은 없었다.지난 10일 오후 구례공설운동장에서 열린 ‘제65회 전남도체육대회’ 개막식에서 김영록 더불어민주당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경선 후보가 주민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김 후보는 주요 내빈과 참가 선수들이 있는 좌석을 찾은 뒤 주민들이 앉아 있는 스탠드를 향해 손을 흔들고 고개 숙여 인사했다. 행사 음향 때문에 김 후보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음에도, 주민들은 김 후보를 발견하고 반갑게 손을 흔들어 화답했다.김 후보는 “저 김영록과 신정훈, 강기정이 대통합으로 하나가 돼 함께 뛰고 있다“면서 ”승리의 그날까지 오직 전남광주특별시와 시도민의 미래만을 생각하면서 함께 나아가겠다“고 이날 일정을 마친 소회를 전했다.한편, 결선을 하루 앞둔 11일에는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김 후보의 선거사무소를 찾아 지지와 연대를 선언했다.글·사진=임창균기자 lcg051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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