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통합 논의 속 "광주, 정체성·자치권 훼손 우려"

입력 2026.01.22. 18:06 박찬 기자
시민단체 "재정 원칙·교육자치 특별법에 명시해야"
토론회서 '광주' 명칭 유지·자치권 보장 등 촉구
도시 역사·정체성 외면한 통합 부작용 점검 필요
광주지역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이뤄진 행정통합시민사회대응팀이 22일 오전 광주 동구 전일빌딩245에서 광주전남 행정통합 핵심쟁점 시민사회 긴급토론회를 열고 있다. 뉴시스

광주·전남 시도통합 논의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광주' 명칭 유지를 두고 정체성과 자치 권한이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자원 배분의 명확한 원칙과 교육자치 보장을 통합 특별법에 분명히 담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22일 광주지역 10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행정통합 시민사회 대응팀'은 광주 동구 전일빌딩245에서 긴급 토론회를 열고, 광주·전남 행정통합을 둘러싼 핵심 쟁점을 점검했다. 토론회에서는 ▲통합 이후 '광주'라는 도시 브랜드의 위상 ▲균형발전 재원 배분 기준의 불투명성 ▲교육 분야의 자치 구조 등이 주요 논의 대상으로 다뤄졌다.

기우식 광주시민단체협의회 사무처장은 통합 논의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광주의 역사성과 상징성이 충분히 고려되고 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최영태 전남대 명예교수의 문제 제기를 인용해 "통합특별시 명칭 논의만 봐도 '광주'라는 이름이 행정 단위에서 사라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며 "민주화운동의 상징이자 도시 정체성인 광주를 해체하는 방식의 통합은 시민적 합의를 얻기 어렵다"고 말했다.

기 사무처장은 통합이 곧 행정 단위 축소나 도시 해체로 이어져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재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광주시만이라도 현행 지방자치법을 개정해 광주전남특별도-광주시-자치구로 이어지는 3단계 자치 구조를 실험해 볼 수 있다"며 "통합의 본질이 자치분권의 확장인지, 아니면 광주의 위상을 낮추는 것인지 분명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정 문제를 두고는 제도적 안전장치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조진상 동신대 명예교수는 통합 특별법 초안에 담긴 균형발전 기금 조항을 언급하며 "취지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재원 조달 방식과 배분 기준이 빠져 있어 해석과 운영을 둘러싼 갈등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어떤 지방세를 재원으로 삼고, 배분 비율을 어떻게 정할 것인지 법에 명시해야 한다"며 "통합 초기에는 광주와 전남의 재정 구조를 현행 수준으로 유지하는 장치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방채 발행 특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조 교수는 "의회 의결만으로 외채 발행이나 지방채 한도 초과를 허용하는 조항은 재정 건전성을 훼손할 소지가 크다"며 "정당 지형이 고착된 지역 현실을 감안할 때 삭제하거나 대폭 보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육 분야에서는 통합 논의가 균형 발전의 가치를 충분히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김현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광주지부장은 "특별법안이 영재학교 특례에만 초점을 맞추고, 지역 전체 학교의 교육 여건 개선에 대한 비전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 지부장은 전남 지역 교원 정원 문제, 과밀학급 해소 방안, 민주적 학교 운영을 위한 제도적 장치 부재 등을 언급하며 "교육자치는 선언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라 구체적인 조례와 제도로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교육 관련 조례 제·개정 과정에서 교사와 학부모, 시민의 의견을 어떻게 반영할지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며 "광주·전남 차원의 교육자치 논의 기구가 제대로 준비돼 있는지부터 점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찬기자 juve5836@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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