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통합 ‘우대’ 약속에도 지자체 경쟁 불보듯
AI·에너지·농수업 등 지역 특화산업 연계 관건
산업 생태계·체질 개선 ‘핵심 기관’ 유치 관건

정부가 광역 행정통합의 주요 인센티브로 공공기관 2차 이전 시 '우대'를 약속한 것과 관련, '장밋빛 전망' 보단 미래 먹거리를 위한 촘촘한 중·장기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전력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같은 '대어급' 공공기관은 대부분 1차 때 이전한 데다 공공기관 몇 개 더 늘어난다고 해서 지역 산업 생태계의 전환점을 만들어 낼지는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양적 확보보다 지역 산업 구조를 재편하고 체질 변화를 가져올 '핵심 기관' 유치가 성패의 핵심으로 떠오른다.
19일 무등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는 올해 상반기 수도권 공공기관의 지방 2차 이전 로드맵을 확정할 계획이다. 현재 수도권에 남아 있는 공공기관은 최대 350개로, 정부는 이들 기관을 대상으로 지방 이전 대상 기관을 선정한다. 이르면 내년부터 본격적인 이전을 시작해 발 빠르게 국토균형발전을 이뤄내겠다는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김민석 국무총리는 지난 16일 광역 행정통합 지원책을 발표하며 '통합특별시'(통합광역지자체)를 적극 우대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이전 기관은 지역 선호와 산업 여건을 고려해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했다. 정부는 지역특화산업과 연계한 기관이 이전할 경우 산업 발전 시너지 효과와 관련 추가 기업 유치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올해 6월 지방선거 전까지 행정통합을 완료하고 통합단체장을 선출하는 지역이 '우대권'을 가질 거란 의미다.

'행정통합'이 급물살을 탄 광주·전남에서의 기대감은 높다. 시동을 걸었던 대전·충남은 물론 대구·경북, 부산·경남 등이 올해 6월 지방선거 전까지 행정통합을 이뤄내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공공기관 1차 이전 당시 '공동혁신도시'로 한국전력 유치에 성공했던 경험을 이어갈 수 있다는 긍정적 기류가 흐른다.
그러나 장밋빛 전망만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이전 대상이 될 공공기관의 질이 1차 때와는 많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정부는 1차 때보다 더 많은 공공기관을 이전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미 과거 1차 이전을 통해 고용 인원이 많고 세수 기여도가 큰 대형 공기업들이 대부분 지방으로 내려갔다. 현재 남은 기관들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공공기관이나 정부부처 출연기관, 사회서비스 기관이 주를 이룬다.
그러다 보니 정부의 통합광역단체에 대한 '우대' 방침에도 핵심 공공기관 유치를 두고 타 지자체들과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또 강원·전북·충북 등이 '형평성' 등을 이유로 공공기관 우대 방침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공공기관 이전은 단순한 나눠먹기가 아니라 집적 효과가 나타나는 방식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언급한 점도 곱씹어 볼 대목이다. 광주·전남에서 행정통합을 먼저 한다고 하더라도 지역 산업과 연계되지 않은 공공기관 유치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단순한 숫자 채우기식 유치가 아닌 지역이 원하는 핵심 기관을 선점하기 위한 고도의 논리 싸움이 불가피한 시점이다. 광주·전남이 통합 시너지까지 챙기기 위해서는 지역 특화산업인 AI(인공지능), 에너지, 농생명 분야와 직접 연결되는 '앵커 기관' 유치에 집중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전국 지자체들이 눈독을 들이는 핵심 기관은 금융 부문에서는 IBK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한국투자공사, 농협중앙회, 수협중앙회 등이다. 에너지·환경 부문에서는 한국지역난방공사, 한국환경산업기술원,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등이 있고, 산업·기술에는 한국산업기술진흥원,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 한국디자인진흥원 등이 거론된다. 교통·인프라 부문에서는 한국공항공사와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연구·교육 부문에서는 국방연구원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등이 언급된다. 김대성 전남연구원 상생협력단장은 "정부가 발표한 통합광역단체에 대한 인센티브는 경쟁이 치열한 공공기관에 대한 우선 배려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2차 공공기관 이전은 1차에 비해 경제적 파급 효과가 크지 않지만, 기존에 있는 산업을 보강하고 지역에 활력을 줄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단장은 "단순히 공공기관의 숫자를 늘리는 것보다 지역에서 산업적 영역을 크게 확대할 수 있는 중요한 기관을 확보하는 게 유치전의 핵심이 될 것"이라며 "농협중앙회 같은 경우 계열사가 많기 때문에 1차 공공기관 이전 당시의 한국전력과 같은 파급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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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시장 당선 시 김영록 3선, 강기정 재선···재임 횟수 ‘합산’ 확정
김영록(왼쪽) 전남지사와 강기정 광주시장이 지난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김민석 총리와 면담을 기다리며 대화하고 있다.뉴시스
현직 단체장의 통합단체장에 선출 시 재임 횟수에 대해, 국회가 기존의 재임 횟수를 포함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김영록 전남지사는 통합 특별시장에 당선되더라도 3선 연임 제한에 묶여 차기 통합시장 선거에 나올 수 없게 된다.1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이하 행안위)에서 의결된 ‘전남광주통합특별시 특별법’에 따르면 현재 단체장의 재임 횟수가 통합 단체장의 재임 횟수에 포함되는 것으로 나타났다.특별법 부칙 제4조 선거에 관한 특례에서는 ‘이 법에 따라 폐지되는 지방자치단체의 장(교육감 포함)으로 재임한 경우에 해당 재임 횟수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교육감 포함)의 재임 횟수로 포함한다’고 명시됐다.더불어민주당이 특별법을 발의할 때는 없던 규정이지만 행안위 심의 과정에서 상식적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반영돼 추가됐다.당초 지역 정가에서는 현직인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가 통합단체장에 선출시 초선으로 적용되는지에 대해 논란이 일었다. 통합을 통해 새로운 광역자치단체가 생기는 만큼 기존의 임기와 상관없이 초선이 가능하다는 해석이었다.하지만 특별법 부칙을 통해 재임 횟수가 그대로 이어지는 것으로 결정돼 논란은 일단락 됐다.이번 결정으로 현직 단체장들의 셈법은 복잡해졌다. 재선인 김영록 전남지사가 통합특별시장에 당선될 경우 곧바로 3선이 된다. 초선인 강기장과 이정선 광주시교육감, 김대중 전남도 교육감은 재선이 된다. 공직선거법은 지방자치단체장의 3선 연임을 제한하고 있어 김 지사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당선되더라도 차기 통합특별시장 선거에는 출마할 수 없다.신정훈 행안위원장은 “경과 규정을 두지 않으면 새로 3선을 할 수 있다는 뜻이 되는데, 이를 막기 위해 일반적 상식에 준해 정리했다”고 설명했다.임창균기자 lcg051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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