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통합 첫 공청회 "생존 결단" vs "소외 우려"

입력 2026.01.19. 19:39 임창균 기자
동구·영암서 의견수렴 시작
예상보다 많은 참석 기대감
"속도감에 어떤 배경 있나"
통합 이후 교육 변화 질문도
광주·전남 행정통합 권역별 합동공청회가 열린 19일 강기정 광주시장이 임택 동구청장, 이정선 광주시교육감, 국회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광주 동구청 대회의실에서 광주·전남 행정통합 추진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양광삼기자 ygs02@mdilbo.com

최근 정부와 광주시·전남도, 지역 정치권을 중심으로 급물살을 타고 있는 광주·전남 행정통합과 관련, 주민 의견 수렴을 위한 첫 공청회가 전남 영암과 광주 동구에서 시작했다. 광주·전남 지역민들은 행정통합에 대해 많은 관심과 함께 기대감을 보였다. 하지만 교육은 물론 농촌 소외 현상과 인프라 쏠림 등에 대해 우려도 나왔다.

19일 오후 광주 동구청 대회의실. 이날 '광주·전남 행정통합 광주 동구권역 합동공청회'에는 강기정 광주시장과 이정선 광주시교육감, 임택 동구청장을 비롯한 관계자들과 주민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당초 예상 인원 300명을 훌쩍 넘어선 것이다.

주민들은 속도감 있는 통합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 주민은 "통합논의가 갑자기 힘을 받고 있다. 어떤 배경이 이런 속도감을 만들었는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강 시장은 "통합을 하면 일자리가 많아지고 지역에 돈이 돌 수 있다"며 "정치적인 걸림돌이 사라진 것이 가장 컸다. 양 시도지사와 교육감이 서로 통합에 의견을 모았는데 이 부분이 현재의 속도감을 만들어 낸 것 같다"고 답했다.

윤용민(동명동)씨는 "통합특별시가 되면 매년 5조원씩 4년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메리트"라며 "다만 국세 중 지방세 성격을 지닌 세금을 지방세로 돌리는 부분에 대해서는 보완이 필요해보인다"고 주장했다.

불안감을 호소하는 주민들도 있었다. 박은영씨는 "광주와 전남의 출산과 육아 등에 대한 정책이 다르다. 어떤 식으로 통합을 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나온 부분이 있느냐"고 질의했고, 강 시장은 "저출산 대응 기금을 국가로부터 받을 수 있도록 했고, 돌봄 특구를 만들어서 서비스와 지원이 상향될 수 있도록 지원 중이다. 특별법에는 불이익 배제 원칙이 있기 대문에 광주와 전남이 출산 관련 정책이 상향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전남도는 19일 오전 영암군청소년센터 2층 공연장에서 '광주·전남 행정통합 도민공청회'를 진행했다.임창균기자 lcg0518@mdilbo.com

광주교육에 대한 질문도 쏟아졌다. 고등학생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교육은 자주성,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이 필요한데 현재 행정통합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나오지만, 교육통합에 대한 어떠한 이야기도 나오지 않고 있다"며 "통합이 되면 교육은 어떻게 되는 것인지, 당장 수능과 임용시험을 앞두고 있는 학생들은 어떻게 변화가 되는 것인지 두려움이 앞선다"고 우려했다. 이 교육감은 "최근 4자 협의과정에서 가장 먼저 말한 게 교육자치다. 4자 합의문에 명기된 교육 자치를 특별법에 담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수능과 임용시험의 경우 현재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학부모와 학생 대상 공청회도 필요하다는 의견에는 "조만간 양 시도교육청에서 진행할 예정"이라고 답변했다.

전남 공청회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이날 오전, 영암군청소년센터로 주변 도로는 '광주·전남 행정통합 영암군 도민공청회'에 참석하려는 주민들의 행렬이 길게 이어졌다. 청소년센터로 들어가자 2층 계단까지 발 디딜 틈 없이 인파로 붐볐다. 이날 전남도가 파악한 참석 주민은 총 500여명이었다. 공청회가 열리는 2층 공연장 좌석은 350석 뿐이라 공청회 시작 전 "주민들을 위해 공무원분들은 자리를 양보해달라"는 안내도 공지됐다. 하지만 그럼에도 자리를 찾지 못한 일부 주민들은 일어선 채 공청회를 들었다.

이날 행사는 광주·전남 행정통합과 관련해 전남도에서 처음으로 열린 공청회다. 김영록 전남지사 주민들에게 직접 행정통합 필요성과 추진 경과, 향후 계획, 주요 특례를 설명하고 동시에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추진됐다. 행정통합 추진 사항을 직접 설명하던 김 지사가 "통합 이후 산업단지 배치에서 강점을 가진 곳이 어디냐", "재생 에너지 경쟁력이 큰 곳이 어디냐"고 묻자, 주민들은 "영암"이라고 크게 외치며 박수로 호응하기도 했다.

질의응답에서 주민들은 대체로 행정통합에는 찬성하는 분위기였으나 통합 이후 농촌 소외, 광주 쏠림 현상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주민 신양심(영암 삼호읍)씨는 "광주보다 더욱 넓은 생활권을 가진 전남은 목소리가 규합되기 어렵다. 통합으로 인해 전남의 농민들이 더 피해를 보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통합 후 신재생 에너지 확대 과정에서 농민 수당의 제도화 등 생존권 보장을 위한 다양한 대안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민 의견 수렴을 위해 주민투표를 실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손영권 '농어촌파괴형 풍력·태양광 반대 전남연대회의' 대표는 "통합의 목적과 취지는 좋으나 정치일정에 맞출 것이 아니라 정당성 확보를 위해서라도 주민투표가 필요하다"며 "또 특별시장에게 다양한 허가권이 주어지는데 이로 인한 난개발이 이뤄지는 것도 염려된다"고 말했다.

한 주민은 순천과 승주의 통합 사례를 들며, 농촌지역의 인구 소멸이 가속화 될 것을 걱정하기도 했다. 정태종(순천 승주읍)씨는 "1만 2천명이던 승주읍은 순천과 통합 이후 줄어 현재는 3천명 수준이다. 소멸위험지역인데도 도시로 묶여 농촌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특별법에 농촌 예산 배분 등 보호 장치를 법제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영록 지사는 "영암은 서남권 발전의 중심지로 통합은 영암에도 새로운 도약의 기회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며 "통합을 통해 재정도 권한도 획기적으로 키워 영암의 잠재력을 제대로 발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공청회는 광주에선 동구를 시작으로 22일 서구, 23일 광산구, 27일 북구, 28일 남구에서 순차적으로 열린다. 전남도는 영암을 시작으로 22개 시·군에서 도민공청회를 순차적으로 개최하며 현재 20일 장성, 21일 신안·목포, 23일 장흥까지 예정돼 있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임창균기자 lcg051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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