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행사·국제포럼·토크콘서트·투어 등 다채
지역 도서관, 시민 참여하는 프로그램 '눈길'


"인간의 잔혹성과 존엄함이 극한의 형태로 동시에 존재했던 시공간을 광주라고 부를 때, 광주는 더 이상 한 도시를 가리키는 고유명사가 아니라 보통명사가 된다는 것을 나는 이 책을 쓰는 동안 알게 되었다."
노벨문학상 시상식이 열린 지난해 12월 10일, 한강 작가의 수상 강연문 중 일부다. 그의 노벨문학상 수상 1주년을 기념하는 다채로운 행사가 광주 전역에서 열린다. 그의 소설 속 무대가 됐던 5·18민주화운동의 도시, 광주에 세계인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민주주의와 인권, 문학의 가치가 교차하는 '광주다움'을 국내·외에 다시 각인시킬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우선, 광주시는 10일부터 이틀간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국제회의실에서 '노벨문학상 수상 1주년 기념행사'와 '국제포럼'을 연다. 2024년 12월 계엄 상황에서 드러난 광주 시민사회의 저항과 한강 작가의 문학적 성취를 함께 조명한다는 취지에서다. 첫째날인 10일 기념행사는 신형철 평론가가 좌장을 맡고 이기호·이슬아 작가, 임인자 지역서점 대표 등이 참여하는 토크콘서트가 예정돼 있다. 문학인들이 책 읽는 시민들과 함께 노벨문학상 수상 의의와 지난 1년의 의미를 되새겨 보는 자리다. 앞선 오전 10시에는 한강 작가의 작품을 번역한 4명의 번역가와 시민들이 소설 '소년이 온다'의 주요 장소를 체험하는 '광주를 걷다' 투어를 한다. 전일빌딩245와 5·18민주광장, 옛 적십자병원, 5·18민주화운동기록관 등을 걸으며 1980년 광주의 기억을 함께 공유한다.

한강과 민주주의를 주제로 한 기념행사도 열린다. 도시 전체가 하나의 '문학 축제장'으로 변하는 셈이다. 광주문학관은 2일부터 2026년 3월 31일까지 '문학의 방: 광주의 문학, 시대를 흐른다' 기획전시를 연다. 한강의 문장과 광주문학의 시대적 의미를 미디어아트로 재해석한다. 역사민속박물관도 9일부터 내년 2월 1일까지 '노벨상 수상 1주년 기념전'을 개최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한강의 서사를 프롤로그·행동·응시·목소리·공존 구조로 구성한다. 광주미디어아트플랫폼(G.MAP) 미디어월에서는 부산 영화의전당과 협업한 영상 작품이 내년 2월까지 송출된다. 한강의 예술적 영감의 순간을 모티프로 한 콘텐츠다. 또 북구 중외공원 일대에는 시민·청년 작가들이 '한강', '노벨상'을 주제로 한 깃발을 설치한다.

지역 도서관들은 시민참여형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광주시립도서관은 시민이 직접 쓴 한강 문장 캘리그라피 작품을 선보이는 '한강 IN 캘리'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10~14일에는 전일빌딩245에서 지역서점 30곳이 참여하는 팝업스토어가 운영된다. 굿즈·추천도서 전시 등 독서문화 확산 프로그램이 다채롭다. 광주시 관계자는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한국문학의 지평을 넓혔을 뿐 아니라 광주가 지닌 민주·인권 도시의 정체성과도 긴밀히 연결돼 있다"며 "광주 전역에서 펼쳐지는 1주년 프로그램을 통해 시민과 세계가 함께 문학의 의미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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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행도 취소도 부담"···문인 광주 북구청장, 출판기념회 고심 문인 광주 북구청장이 13일 오전 광주 서구 광주시의회에서 열린 새로운광주포럼의 토론회 '광주·전남 행정통합 시도민과 함께 길을 묻다'에 참여해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문인 광주 북구청장의 정치적 셈법이 복잡해졌다는 평가다. 향후 정치적 행보를 가늠할 출판기념회 개최 여부 등을 놓고, 통합단체장 출마와 북구청장 3선 도전 등 갖가지 설들이 나오면서다.13일 무등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문 구청장 측은 오는 18일 예정된 출판기념회와 관련, 개최 여부가 이날 현재까지도 확정되지 않았다. 연기·취소 가능성 등을 두고 내부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구청장이 광주시장 출마를 이유로 사퇴를 결심했다가 지난 7일 이를 번복하면서 각종 정치적 해석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북구의회와 지역 정치권에선 3선 도전 가능성을 염두에 둔 '정치적 회군'이라는 비판이 잇따랐다.이 같은 상황에서 출판기념회는 정치적 행보의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출판기념회는 선거를 앞둔 정치인들이 '합법적으로' 정치자금을 모으는 수단이다. 6·3 지방선거 90일 전까지 개최가 가능하다. 문 구청장이 당초 예정대로 행사를 할 경우 '광주·전남특별시' 통합단체장과 북구청장 3선 도전 의지를 동시에 드러내는 행보로 읽힐 수 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사퇴를 번복한 뒤 출판기념회를 강행하면 통합단체장 출마 준비는 물론, 3선 가능성까지 열어 둔 행보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며 "행정통합에 전념하겠다는 명분은 설득력을 잃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취소·연기하는 선택 역시 정치적 부담에서 자유롭지 않다. 법적으로 개최가 가능한 시점을 남겨둔 상황에서 행사를 연기할 경우 여론의 반응과 정치적 파장을 의식한 '계산된 후퇴'로 읽힐 수 있기 때문이다. 문 구청장이 여러 선택지를 동시에 열어 둔 채 관망 전략을 취하고 있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는 거다. 한 북구의원은 "출판기념회를 하면 통합단체장 출마 신호로, 하지 않으면 북구청장 3선 수순으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며 "강행이든 취소든 결국 복잡한 정치적 셈법이 드러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이런 가운데 북구의회는 오는 15일 임시회를 열고 문 구청장을 상대로 사임 철회와 관련한 긴급 현안질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질의에 나서는 신청훈 북구의원은 "출판기념회는 선거 준비 행위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는데, 사임 결정을 철회한 뒤 이를 그대로 추진하거나 개최 여부를 명확히 하지 않는 것은 책임 있는 단체장의 모습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신 의원은 특히 문 구청장이 향후 거취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점을 문제 삼았다. 그는 "북구청장 3선이든 통합단체장이든 두 가능성을 모두 열어 둔 상태"라며 "사임 철회에 이르게 된 판단 과정과 향후 계획을 북구민들에게 소상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전문가들은 불확실한 행보가 만들어내는 정치적 파장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지병근 조선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법적으로 출판기념회는 개인의 자유 영역이라 문제 삼기 어렵다"면서도 "거취를 명확히 하지 않은 채 관망하는 전략이 출마를 준비 중인 예비후보자들에게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 교수는 이어 "가능성을 모두 열어 두는 행보가 오히려 문 구청장의 정치적 부담을 키우고 있다"며 "출판기념회 개최 여부와 무관하게 빠른 결단과 명확한 입장 표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박찬기자 juve5836@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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