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컴퓨팅센터 후보지 탈락 후 망연자실
강 시장·AI산업국, 수시로 보며 대안 논의
공모 재공고서 ‘NPU 50%’ 비율 제외 포착
하정우 수석도 긍정…정부 예산 포함 성공

"당초 정부가 국가AI컴퓨팅센터에 NPU(신경망처리장치) 비율 50% 도입을 의무화했을 땐 국가 정책과 맞 닿았기 때문이죠. 민간 참여를 위해 공모조건에서 의무조항을 없애긴 했어도 NPU 자원 필요성까지 없어지는 건 아니었을 거란 게 저희 판단이었습니다."
강기정 광주시장의 말이다. 국가AI컴퓨팅센터 유치 불발 후부터 정부에 NPU 전용 컴퓨팅센터 설립을 제안해 내년도 예산에 담아내기까지 설명하는 과정에서다. 그는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가NPU컴퓨팅센터 설립 비화를 밝혔다.
시간을 거슬러 국가AI컴퓨팅센터 사업자 공모 마감일이던 지난 10월 21일. 단독 입찰자인 삼성SDS 컨소시엄이 광주가 아닌, 전남 해남(솔라시도)을 후보지로 선정해 통보했다. 광주시는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 그야말로 '멘붕'이었다. 고성능 GPU 자원을 확보해 기업과 연구소, 대학에 공급하는 국가AI컴퓨팅센터는 광주시가 'AI 중심도시'의 마지막 남은 퍼즐로 여긴 국가시설이다.
광주시는 표면적으로 국가AI컴퓨팅센터 공약 이행을 강하게 촉구했지만, 내부에서는 대안 찾기에 분주했다. 강 시장은 "인공지능국장, 과장, 팀장하고는 하루에도 몇 번씩 시장실이든 어디든 장소를 가리지 않고 만나면서 대안 찾기에 여념이 없었다"며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그러다 국가AI컴퓨팅센터 공모 조건 변경에서 기회를 포착했다. 정부는 올해 상반기 두차례 공모를 진행했지만 모두 유찰되면서 3차 공모에서 일부 조건을 변경했다. 그중 하나가 국산 신경망처리장치(NPU) 도입 비율 50% 의무조항을 삭제한 것이다. 민간 사업자 측에서는 당장 거대 AI 학습과 모델 개발에 필요한 GPU 확보가 우선이었기 때문이다. GPU가 학습·추론 모두에 능한 범용 AI반도체라면, NPU는 추론을 통한 AI 서비스 제공에 특화한 AI반도체다. NPU는 저전력에 고효율을 내기 때문에 차세대 AI 칩으로 여겨진다. 현재는 GPU 시장이 AI반도체 시장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AI가 전 산업 분야에서 상용화되면 NPU 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정부는 향후 국산 AI반도체를 육성하기 위해 당초 국가AI컴퓨팅센터 공모에 NPU 의무 비율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는 리벨리온과 퓨리오사AI 등 유망 AI반도체 업체들 대부분이 NPU 개발사다. 정부는 대규모 AI 학습에 시급한 GPU를 우선 확보하고, 국내 NPU 시장을 함께 육성하는 투트랙 방향을 진행 중이다. 그런 상황에서 NPU가 배제된 구조는 'AI 실증·서비스 기반 도시'를 지향하는 광주 입장에서는 오히려 기회였던 셈이다. 리벨리온과 퓨리오사AI 등 AI반도체 25개 기업 또한 광주와 협업 중인 상태인 것도 긍정적 요인이었다.
이 같은 구상이 정해지자 광주시는 분주히 움직였다. 실무진들이 주무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협의하는 한편 강 시장은 지난달 5일 서울에서 열린 '2025 서울미래컨퍼런스' 기조연설을 통해 국가NPU 전용 컴퓨팅센터 설립을 정부에 공식 제안했다.
여러 경로로 정부 부처와 대통령실에 정책 제안을 타진한 결과, 반응은 기대보다 긍정적이었다. 국가 AI 정책을 지휘하는 하정우 대통령비서실 AI미래기획수석비서관도 이 제안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국가NPU컴퓨팅센터 광주 설립은 속도를 낸 끝에 지난 2일 국회 본회의에서 설립 타당성 용역비가 반영됐다. 결과적으로 광주시는 정부 정책의 '빈 틈'을 파고들어 국가정책화로 끌어냈고, 'AI반도체 생태계'를 만들어 낼 기회로 만든 셈이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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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숙원’ 전남 의과대학 신설 ‘청신호’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1.20. bjko@newsis.com전남도민의 30년 숙원인 ‘전남 국립의대 신설’이 가시화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에서 전남지역에 국립 의과대학 신설 방안을 논의하면서다.22일 전남도에 따르면 지난 20일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제4차 회의에서 전남 통합대학교 국립의대 정원 100명 배정안이 심의됐다. 개교시점은 2030년으로 논의된 것으로 전해진다.위원회는 공청회를 거쳐 다음주 중 제5차 회의를 거친 뒤 최종 결과를 도출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 내달 초 최종안 발표와 함께 이를 교육부에 통보할 계획이다.전남은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유일하게 의과대학이 없는 대표적인 의료 취약 지역으로 꼽힌다. 응급·중증 환자가 타지역으로 이송되는 사례가 잦고, 의료 인력 확보에 구조적인 어려움을 겪어 왔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그동안 지역 정치권과 시민사회, 전남도는 국립 의대 설립과 지역 의료 인력 양성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으며, 이번 보정심 논의는 그 요구가 제도권에서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한 첫 단계로 평가된다.전남 의과대학 신설 여부는 앞으로 보정심의 최종 결정과 정부의 후속 절차에 달려 있다. 다만 이번 논의는 30년 이상 지속된 지역의 숙원이 현실화되는 중대한 분기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전남도는 오는 2027년 개교를 목표로 의대 설립을 추진해왔지만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판단, 2028년 개교로 수정했다.다만 교육부와 보건복지부 간 협의 일정과 제도적 절차를 감안할 때, 2030년 전후 개교가 유력한 시점으로 거론되고 있다.의과대학 신설은 단순한 정원 배정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보건복지부의 의대 정원 최종 확정,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인증 등 절차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이와 관련 전남도는 국립 의대 정원 100명 배정 논의에 대해 환영하면서도 개교 시기를 최대한 앞당기겠다는 입장이다. 당초 요구했던 200명보다는 줄었지만, 국립 의대 평균 규모를 감안하면 의미 있는 출발점이라는 평가다.전남도 관계자는 “정원 100명이라도 지역 의료 인력 양성의 물꼬를 트는 데 충분한 규모”라며 “정부와 협의를 통해 개교 시점을 최대한 앞당기겠다”고 밝혔다.전남도는 2030년보다 앞선 2028년 개교 가능성을 열어두고 정부에 공식 요청할 방침이다.개교 시점을 앞당기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정책적 결단이 필요하다. 우선 교육부와 복지부 간 협의 절차를 진행해 행정 소요 시간을 줄여야 한다. 기존에는 정원 배정 이후 교육과정 심사가 순차적으로 이뤄졌지만, 절차를 동시에 추진할 경우 일정 단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전남의대가 신설될 국립목포대와 국립순천대의 통합 또한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에서 개교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고 전남도는 보고 있다.김영록 전남지사는 의대 신설 논의와 관련해 환영과 기대감을 나타냈다.김 지사는 SNS를 통해 “30년 동안 숙원으로 여겨온 전남 의과대학 설립이 이제 눈앞에 다가왔다”며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골든타임을 확보할 중요한 기회”라고 강조했다.이어 개교 시점과 관련해서는 “정부가 제시한 2030년 개교 시점은 전남의 현실을 고려하면 너무 늦다”며 “더 이상 기다릴 여유가 없는 전남의 의료 현장을 감안해 전남 통합대학교 국립의대 개교 시점을 2028년으로 앞당겨 달라”고 요청했다.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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