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국가AI컴퓨팅센터 떨어지고 더 대박났다고?

입력 2025.12.04. 20:18 이삼섭 기자
내년도 AI 예산 뜯어보니 “오히려 더 큰 성과” 평가
市 요구 대부분 반영…‘AI 중심도시’ 정부 구상 확인
해남서 ‘AI 모델 개발’하고 광주서 서비스 협업 구축
姜 “李 정부 1년만에 윤석열 3년 ‘고난의 행군’ 끝내”
강기정 광주시장이 5일 오전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0회 서울미래컨퍼런스'에 참석해 '대한민국 AI 3강 AI 실증도시 광주'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강 시장은 이날 국가NPU컴퓨팅센터 광주 설립을 제안했다. 광주시 제공

광주시가 국가AI컴퓨팅센터 유치전에서 고배를 마신 게, 되레 '전화위복'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내년도 정부 예산에 광주시가 요청한 주요 인공지능(AI) 관련 신규 사업이 모두 반영되면서다. 정부의 'AI 중심도시 광주' 구상이 더욱 명확해졌다는 분석이다.

3일 광주시에 따르면, 내년도 광주 국비 확보액은 3조9천497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되는 분야는 AI 사업 관련 예산이다. 광주시가 정부와 국회에 요구한 AI 사업이 대부분 포함됐다. 국가NPU(신경망처리장치·Neural Processing Unit) 컴퓨팅센터를 비롯해 AI모빌리티 국가신도시 조성 기획 용역비, 국가AI데이터센터 고도화, 규제프리 광주 AI실증도시 실현 용역비, AI모빌리티 자율주행 시범도시 등이다. AI와 관련된 예산만 1천500억원대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가 제안한 AI 신규사업 56건 가운데 상당수가 정부안과 국회 증액 과정에서 살아남았다. 광주의 'AI 중심도시' 전략이 정부로부터 사실상 재확인됐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국가AI컴퓨팅센터 유치 실패로 한 때 침체됐던 시청 내부 분위기는 일순간 반전됐다. 예상보다 더 큰 성과 덕분이다. 국가AI컴퓨팅센터 유치에 실패한 게 '오히려 약이 됐다'는 분위기까지 감지된다. 광주시와 지역 국회의원들이 국가AI컴퓨팅센터 불발 이후 정부에 강력히 대안을 요구하고, 꾸준히 설득해나간 게 주효했다는 평가다. 대통령 공약인 국가AI컴퓨팅센터 광주 유치가 실패를 '지렛대' 삼아 AI 중심도시를 위한 사업들을 폭넓게 가져왔다는 거다. 이 과정에서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정치권, 시민들이 한뜻으로 국가AI컴퓨팅센터 공약 미이행에 따른 대안을 강하게 요구한 것도 긍정적 결과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있다. 이재명 정부 탄생 일등공신인 광주지역의 들끓는 민심을 정부와 국회에서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강기정 광주시장이 2일 오후 서울 글래드 여의도 호텔에서 열린 '국가 NPU 컴퓨팅센터 광주 설립을 위한 AI반도체 혁신전략협의회'에 참석해 국산 인공지능반도체(NPU) 실증·확산을 위한 거점 구축 방향을 논의하고 있다.이날 협의회에 에이직랜드, 퓨리오사AI, 리벨리온, 하이퍼엑셀 등 NPU산업 핵심기업 12개사가 참석해 NPU 컴퓨팅센터 조성지로서 광주의 경쟁력과 NPU 생태계 개선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광주시 제공

광주시는 반색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이재명 정부 첫 새해 예산으로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면서 "윤석열 정부 3년간 이어졌던 고난의 행군이 끝났다"고 자축했다. 이병철 광주시 기조실장 또한 "지난 10월말 AI컴퓨팅센터가 광주가 아닌 전남 해남의 솔라시도로 결정되면서 지역의 실망이 컸는데 그 아쉬움을 보상하고도 남을 만큼 관련 예산이 충분히 확보됐다"고 말했다.

특히 발빠르게 'NPU컴퓨팅센터'를 정부에 제안해 끌어낸 게 신의 한수로 평가받는다. 막대한 전력·용수가 필요한 국가AI컴퓨팅센터가 사실상 같은 권역인 해남에 건설되는 대신, 저전력·고효율의 차세대 AI반도체를 집적한 국가NPU컴퓨팅센터를 얻었기 때문이다. 기존 국가AI데이터센터를 확장하게 된 건 덤이다. 해남에서 대규모 학습을 통한 AI 모델을 만들 경우, 광주는 이에 기반해 응용·실증·서비스(산업화) 중심의 역할을 할 수 있다. 즉, 초거대 모델을 학습하는 해남의 국가AI컴퓨팅센터와 기능을 분담하며 '서남권 AI 투트랙 체계'가 구축되는 셈이다.

광주·전남의 윈윈 모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태조 시 인공지능산업실장은 "광주 입장에서는 AI 인프라와 데이터 기반 사업 예산이 대거 편성됐기 때문에 전화위복이 됐다"며 "광주와 전남이 AI 모델을 개발하고(국가AI컴퓨팅센터), 개발된 모델을 서비스하는(국가NPU컴퓨팅센터) 인프라가 동시에 구축이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2025년 10월 22일 광주 지역 국회의원 8명이 공동성명을 내고 국가AI컴퓨팅센터 광주 유치 무산에 따른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안도걸 의원실 제공

설립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치면 안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손경종 한국지능형사물인터넷협회 상근부회장은 "광주와 전남(해남)이 AI 산업에서 상생할 수 있는 좋은 여건이 만들어졌다고 본다"며 "다만, 국가NPU컴퓨팅센터는 타당성 조사에 따라 사업이 좌지우지될 수 있기 때문에 광주시가 역량을 최대한 발휘해서 설립까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예산 부족으로 난항을 겪어온 광주운전면허시험장 조성 사업비가 내년도 예산에 64억원 증액되면서 정상 추진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전체 사업비가 108억6천만원에서 173억원으로 늘면서 '1급지'를 지켜낼 수 있게 됐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 연관뉴스
슬퍼요
0
후속기사 원해요
2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댓글5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