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골든타임 놓치며 여행업계 피해 수천억원대로 눈덩이
광주관광업계, 26일 김경수 지방시대위원장에 '임시 취항' 호소 계획

"광주쪽 여행업계는 고사 직전이죠. 광주공항에 '국제선 임시 취항'을 건의했는데도 묵묵부답이라…. 뭔가 해볼 수도 없는 상황만 되풀이 되니, 너무 힘드네요."
광주에서 수십년 간 여행사를 운영하고 있는 K씨의 말이다. 광주·전남의 유일한 하늘길이 끊긴 지 9개월 째, 관광업계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무안국제공항 재개항이 기한 없이 늦춰지면서다. 설상가상, 광주공항 국제선 임시 취항 목소리에 귀를 막던 정부는 지역관광업계 피해도 외면하는 모양새다. 지역관광업계가 26일 광주를 찾는 김경수 대통령직속 지방시대위원장에게 '광주공항 국제선 임시 취항'을 건의 하기로 나선 이유다.
25일 무등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국토교통부는 무안국제공항 폐쇄 기간을 내년 1월 5월로 연장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에 대한 국토부 산하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결과 발표가 12월로 연기된 데다 사고 주요 원인인 로컬라이저(둔덕) 철거가 미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무안국제공항 재개항 시점은 안갯속에 빠졌다. 일각에서는 연내는커녕 내년 상반기도 장담하지 못한다는 예측까지 나온다. 재개항을 위해서는 로컬라이저 철거가 이뤄져야 하지만 유가족들의 반대 목소리가 큰 상황이다.
지역 여행업계는 고사 직전이다. 광주관광협회에 따르면 무안공항 폐쇄 이후 광주·전남 여행업계 피해액이 지난 6월까지 1천억 원, 내 달에는 2천억 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했다. 호텔·운수·음식업 등 연관 사업의 연쇄 타격은 추산이 힘들 정도다.
정부가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광주시와 광주관광업계는 올해 초부터 꾸준히 국토교통부에 광주공항 국제선 임시 취항을 요구했다. 지난 4월엔 광주시 부시장이 직접 국토부를 찾아 건의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국토부는 "무안국제공항 재개항 시점과 간격이 짧아 실효성이 없다"며 불허 입장을 고수했다. 국제선 취항을 위해서는 세관·출입국·검역( CIQ ) 등 시설 설치에 3~4개월 걸린다는 이유에서였다.
광주시와 여행업계는 "올해 내 무안공항 재개항을 장담할 수 없고, 재개항하더라도 안심하고 이용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거듭 촉구했지만, 국토부는 완강했다. 결국 국토부가 고집을 부리면서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올해 상반기 광주공항 국제선 임시 취항을 추진했으면 이번 추석 연휴부터 가동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광주지역 'T 여행사' 대표는 "1년 안에 정상화될 수 없고, 정상화 된다고 한들 무안공항 트라우마 때문에 활성화는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정부가 서둘러 국제선 임시 취항에 나서줘야 한다고 했는데도 따라와 주지를 않으니 원망스럽다"고 토로했다. 정부는 지역 여행업계를 극한으로 몰고서도 뚜렷한 지원책도 내놓지 않아 더 큰 비판을 받는다. 관광진흥개발기금 융자금 상환을 1년 유예한 게 지원책의 전부다.
광주관광협회는 26일 서구 서빛마루문화예술회관에서 김경수 지방시대위원회장을 만나 광주공항 국제선 임시취항을 재차 건의할 계획이다. 김 위원장은 '지방이 묻고 김경수 위원장이 답한다'를 주제로 지역 청년·마을활동가·소상공인 등과 타운홀미팅을 한다. 광주관광협회 관계자는 "무안국제공항은 2026년 1월 5일까지 임시폐쇄 됐고, 재개항에 대한 구체적 계획이 명시되지 않은 상태"라며 "줄도산 위기에 처해 있는 지역 여행업계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광주공항 한시적 국제 부정기편 운항은 지역 관광업계를 살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한편 광주·전남지역 일부 여행사 관계자들은 오는 30일 세종시 국토교통부를 찾아 무안공항의 조속한 정상화를 요구할 계획이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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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말 믿었는데"···광주시, 국제선 재추진되나
6일 오후 광주 서구 광주시의회 1층 시민소통실에서 광주시관광협회가 '광주공항 국제선 임시취항 요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올해 안에는 무안국제공항 재개항을 하니 광주공항에 국제선을 임시로 운항하는 것은 안 된다고 한 국토교통부를 믿었어요."김영선 광주시 통합공항교통국장이 한숨을 내쉬었다. 6일 광주공항 국제선 임시 운항을 촉구하기 위한 광주관광협회와 면담이 끝난 후다. 김 국장은 "관광협회에서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냐'고 해도 답을 못 한다. 협회라도 되니깐 이런 이야기도 하지, 일반 시민들은 (피해가 계속돼도) 그냥 멍하니 쳐다보고만 있는 거 아닌가"라며 "머리만 긁적거리는 게 우리 공무원들이 할 일은 아닌 것 같다"고 자조감을 드러냈다.제주항공 2216편 활주로 이탈 참사로 서남권 관문공항인 무안국제공항의 장기간 폐쇄가 지속되면서 광주·전남지역의 피해와 불편이 쌓여가고 있다. 광주시와 전남도 또한 속앓이하는 모습이다. 국토부가 무안공항 재개항 로드맵을 밝히지도 못하면서 광주공항 국제선 임시 운항에 대해서는 입을 꾹 닫고 있어서다.무안공항의 장기간 폐쇄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광주시는 올해 초부터 꾸준하게 광주공항 국제선 임시 운항 필요성을 건의해 왔다. 올해 2월 강기정 광주시장이 "정부에 공식으로 건의하겠다"고 발표한 후 내부 준비에 착수했다. 이후 3월에 행정부시장을 중심으로 국토부를 방문해 건의문을 제출했다. 강 시장은 지난 6월 이재명 대통령과 첫 면담에서 '제 1호 지역 현안'으로 해당 안건을 올리기도 했다.그러나 국토부의 태도는 완강했다. 부정기편 운항 조건이 아니라고 본 데다 올해 내 무안공항 재개항이 이뤄지기 때문에 실익이 없다는 입장이었다. 광주시는 부정기편 운항이 아닌, 장기 폐쇄된 무안국제공항을 대체하는 공항이라는 논리를 내세웠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국제선 임시 운항에 필요한 검역, 세관, 출입국 관리소 설치 비용을 광주시가 내겠다고도 했지만 소용 없었다.결과적으로 무안국제공항의 재개항이 내년까지도 불투명해지면서 국토부는 '책임론'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됐다. 국토부의 안일한 판단으로 올해 상반기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지적이다.그러는 사이 광주·전남지역은 관광은 물론, 물류와 항공·여행업 전반에 걸쳐 '생존 위기'에 내몰렸다. 더군다나 광주·전남지역 피해가 이중, 삼중으로 누적됐음에도 정부는 일언반구도 않고 있다. 최소한의 피해 보상 발표도 없는 상태다.이재명 대통령이 2025년 6월 25일 광주시민·전남도민 타운홀미팅 참석을 위해 광주공항에 도착해 전용 헬리콥터에서 내리고 있다. 뉴시스=대통령실 제공다만, 국토부가 광주·전남지역 피해와 경제적 손실을 분석하는 용역을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결과는 12월 중순께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토대로 관광업계 지원책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무안공항의 재개항이 내년도 불투명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상황에서 광주공항 국제선 임시 운항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다. 광주시는 재추진할 의사를 내비쳤다. 지금 준비하면 내년 봄부터는 운항할 수 있을 거란 예상이다.김 국장은 "국토부는 10월 무안공항 재개를 말했지만 결국 내년 1월 초까지 폐쇄 조치를 연장했고, 국제선 동계 일정에서도 무안공항을 아예 빼버렸다"며 "이 상황으로 보면 내년에도 재개항은 어렵기 때문에 광주공항 국제선 임시 운항을 깊이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광산구의회 또한 지난달 31일 "국토부는 임시 취항 요청을 묵살하고 폐쇄 연장만 반복하고 있다. 정부는 활주로 공사를 조기 완료하고 재개항 일정과 중장기 로드맵을 조속히 제시해야 한다"며 "무안공항 폐쇄가 장기화된다면 광주공항의 국제선 임시운항을 적극적으로 재검토해 즉시 시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전남도는 광주공항 국제선 임시 취항에 대해 별도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그간 전남도는 무안공항을 조속히 재개항하는 게 피해를 줄이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일관되게 주장해왔다. 다만, 전남지역 관광업계와 도민 불편이 지속되는만큼 국토부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한편, 광주공항은 지난 2007년 11월 무안국제공항이 개항하기 전까지 정기편과 부정기편 등 국제선을 운항했다. 광주공항 활주로 길이는 2천835m(2본)로 중형 기종을 활용한 동남아·하와이까지 운항이 가능하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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