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전남도청 지켰던 '회화나무' 이전?···오해가 불러일으킨 '해프닝'

입력 2025.08.01. 15:30 이삼섭 기자
1980년 5월 전남도청 앞 지켰던 회화나무 후계목
광주시 "靑 이식" 국가유산청 제안에 반대 여론
자식나무로 오해…'여럿' 있는 손자묘목 중 하나
204년 태풍 '볼라벤'에 쓰러진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앞 회화나무를 복원하려는 모습. 결국 고사되면서 현재 후계목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뉴시스

옛 전남도청 앞 '회화나무'를 청와대에 옮기자는 제안을 두고 벌어졌던 설왕설래가 오해에서 빚어진 '해프닝'으로 일단락됐다.

1일 무등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 강기정 광주시장이 옛 전남도청 앞 심어진 회화나무의 후계목을 청와대로 옮겨 심자고 국가유산청장에게 제안한 내용이 알려지면서 지역에서는 한바탕 격론이 이어졌다. 5·18 항전지를 지킨 회화나무를 다른 곳으로 옮겨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쏟아졌다.

해당 회화나무는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이 마지막까지 저항했던 옛 전남도청 앞에 있던 것으로, 지난 2012년 태풍 볼라벤으로 고사했다. 상징성을 감안해 자연 보존 상태로 놔두고 있다. 다행히 고사한 나무 아래에서 자식나무가 자랐고 한 시민이 해당 나무를 키워내 2014년 광주시에 기증하면서 어미나무 옆에 식재됐다. 특히 5·18 항전 현장을 지킨 나무라는 상징성으로, 지역에서는 뜻깊게 인식됐다.

임택 동구청장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오월의 회화나무는 그 자리에 그대로 있어야 한다"며 전면에 나서 반대했다. 임 청장은 "5·18의 상징은 왜 광주를 떠나야 하느냐"며 "이 회화나무는 단순한 식물이 아니라 1980년 그 날, 옛 전남도청 앞 시민군 초소 곁에서 민주주의의 피와 눈물을 지켜본 나무의 유전자를 잇는 존재"라고 울림 있는 메시지를 남겼다.

그러나 광주시는 이날 강 시장이 제안한 회화나무는 후계목(자식 나무)이 아니라, 가지치기해 자란 손자 묘목이라고 반박했다. 후계목은 옛 전남도청 앞에 그대로 있고, 후계목을 가지치기한 여러 손자 묘목 중 하나를 청와대에 보내자고 제안했다는 취지다.

광주시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제45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행사 유공자 포상식에서 한 초등학교 교사가 2년 전 회화나무의 자식나무를 삽목해 기르던 손자 묘목을 청와대에 옮겨심자고 제안했다. 이 제안을 강 시장이 받아들여 허민 국가유산청장에게 했다는 게 광주시 설명이다.

강 시장 또한 임 구청장 페이스북 글에 "해당 자식나무의 한 구를 청와대에 심자는 제안이 아니었나 싶습니다"며 바로 잡자, 임 구청장 또한 "그런 제안이었다면 이해가 됩니다"고 납득하는 모습을 보였다. 임 구청장은 이어 "광주시로부터 설명을 들었다"며 "언론에 보도된 내용은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 다행이다"고 회화나무를 잘 보존하겠다고 게시글을 수정했다.

한편, 후계목은 원본 나무와 유전자가 같은 나무로 주로 삽목(꺾꽂이), 접목 등의 방법을 사용해 만든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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