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F 역풍' 맞은 포스코이앤씨, 광주·전남서도 안전사고 반복

입력 2025.07.30. 17:33 이삼섭 기자
광주 SRF 한곳에서만 최근 3년 동안 안전사고 '3건'
이달 광양제철소 현장서 1명 사망·2명 부상 피해
"나주 열병합발전소 중단 손해, 광주시에 떠넘겨"
시의회, 중대재해 사고 계기 SRF 협약 위반 지적
30일 오전 광주 서구 광주시의회 기자실에서 시의원들이 '광주SRF 협약 의무 위반한 포스코이앤씨에 대한 공개질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미필적 살인'이라며 강하게 질타한 포스코이앤씨가 광주와 전남에서도 안전사고를 반복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안전사고가 반복적으로 일어난 사업장은 광주 고형폐기물연료(SRF) 시설로, 최근 경영 손실을 광주시에 떠넘기려 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포스코이앤씨의 '부도덕 경영' 논란이 지역에서 확산되면서 향후 광주·전남지역 사업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30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가 위탁 운영하는 광주 SRF 시설에서 최근 3년간 3건의 안전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으로 2022년 9월 SRF 폐기물 건조기 인근에서 작업하던 20대~40대 하청업체 근로자 3명이 화상을 입는 사고가 났다. 2024년에는 60대 환경미화원이 폐기물을 반입하는 도중에 반입장 아래로 추락해 부상을 입었다. 올해 2월에는 SRF 시설 외부 도로에서 지게차로 적재물을 옮기던 중 적재물이 미끄러지면서 근처에 있던 30대 하청 소속 근로자를 덮쳐 부상을 입혔다.

전남에서는 사망 사고도 일으켰다. 지난 14일 광양제철소에서 배관(덕트) 철거 중에 3명이 추락해 한 명이 숨지고 두 명이 부상을 입는 사고가 났다. 고용노동부는 해당 사고를 인지해 강제 수사에 착수한 바 있다.

안전사고는 아니지만 부실 시공 논란이 일기도 했다. 포스코이앤씨가 광양 황금지구에 신축한 아파트가 지난 6월 28일 준공해 30일부터 입주를 시작했지만 지난달 기준으로 6만여건이 넘는 하자가 접수됐다.

특히 안전사고가 반복적으로 발생한 광주 SRF의 경우 위탁사인 포스코이앤씨와 광주시가 운용 손실을 둘러싸고 분쟁 중이다. 포스코이앤씨는 나주열병합발전소가 인근 주민 반대로 가동이 중단되면서 발생한 손실을 광주시가 보전해야 한다고 대한상사중재원에 중재를 요청했다.

초기에 운용비 손실 78억원을 청구한 데서 나아가 광주시가 중재 요청을 받아들이자 2천100억원으로 대폭 증액하면서 지탄을 받는 상황이다. 광주시가 일단 중재 신청을 받아들이도록 한 뒤 금액을 늘리는 방식의 '꼼수'를 썼다는 지적이다. 대한상사중재원 중재심판은 단심제인 데다 양측 합의가 있어야만 중재 중단이 가능하다는 점을 악용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광주시는 "포스코이앤씨가 SRF 협약에 근거하지도 않은 운영 비용과 사용료 증가를 주장하고 있다"며 "당초 요구보다 27배나 증액된 비용을 요구한 것은 상호 신뢰보호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법적 책임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2025년 7월 22일 오후 광주 동구 전일빌딩245에서 광주시민단체협의회와 광주자원순환협의체가 주최하는 '포스코의 SRF 운영손실 책임전가의 문제점과 대응방안'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뉴시스

정치권과 시민사회계의 지탄도 거세다. 광주시의회는 이날 광주시의회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포스코이앤씨의 불법 사항을 지적했다.

시의회 의원들은 "광주SRF 사업 시행사인 청정빛고을이 협약상 의무를 다수 위반해 시민들에게 직접적 피해를 초래하고 있다"며 "청정빛고을은 중재제도의 비공개성을 이용해 광주 시민에게 막대한 공적 부담을 부당하게 강요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 앞선 지난 1일 광주시의회 환경복지위원회는 성명을 내고 "기업 윤리와 상도덕을 저버리는 몰상식한 행위"라고 강하게 지적한 바 있다.

지난 22일 동구 전일빌딩 245에서 광주시민단체협의회, 광주자원순환협의체가 주최한 '에스알에프 관련 광주공동체 대응 방안 모색 토론회'에서도 포스코이앤씨에 대한 성토가 쏟아졌다.

기우식 광주시민단체협의회 사무처장도 "포스코이앤씨의 의무 불이행에 따른 광주시의 손해배상 청구와 법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희민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 사장이 29일 오후 인천 연수구 포스코이앤씨 인천 송도사옥에서 지난 28일 경남 함양~창녕 고속도로 현장에서 발생한 중대재해와 관련해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전날 오전 이재명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포스코이앤씨가 올해만 4차례 사망사고를 일으킨 데 대해 "똑같은 방식으로 사망 사고가 나는 것은 결국 죽음을 용인하는 것이고, 아주 심하게 얘기하면 법률적 용어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이에 정희민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는 곧바로 직접 나서 사과문을 발표하고 고개를 숙였다. 또 전국 모든 포스코이앤씨 현장에서 작업을 중단하고 긴급 안전점검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최류빈기자 ru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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