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부담만 900억···빚내고 짜내서 소비쿠폰 대응

입력 2025.07.08. 18:02 이삼섭 기자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지자체 재정난 가중
광주시 407억원·전남도 540억원 부담 추산
시·군·구 절반씩 부담 불구 "더 짜낼 곳 없다"
시 "지방채 발행"…도 "세출 구조조정" 검토
경기 부양을 위한 이재명 정부의 첫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오는 21일부터 지급된다. 1차로 우선 15만~45만원을 지급하며, 9월 22일부터 소득 상위 10%를 제외한 국민 90%에게 10만원을 추가 지급할 예정이다. 난민 인정자도 받을 수 있으며 대형마트, 명품관, 배달앱 등에서의 사용은 제한된다. 뉴시스

정부가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대해 국비 지원 비율을 90%까지 확대했지만 지방자치단체들은 여전히 재정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재정이 열악한 광주시와 전남도는 각각 400억원, 500억원 규모의 부담을 떠안아야 하는데, 가용할 수 있는 재정이 바닥남에 따라 지방채 발행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8일 광주시와 전남도에 따르면, 행정안전부 지시에 따라 민생회복 소비쿠폰 전담 TF를 구성해 재정 집행을 단행할 계획이다. 소비쿠폰은 국가가 90%, 나머지 시·도가 10%를 부담한다. 정부는 추경을 통해 소비쿠폰 예산을 편성한 만큼, 지자체가 발빠르게 대응 예산을 편성할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각각 407억원과 540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다만, 기초자치단체와 분담하기 때문에 실제 필요한 금액은 줄어들 예정이다.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시·도 모두 기초자치단체와 5대 5로 분담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지자체들은 서둘러 예산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 지자체 예산 여건이 극도로 위축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정부도 이 같은 점을 인식해 당초 국회 행정안전위가 국비 부담 80%였던 안을 전액 국비로 부담토록 해서 추경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90%로 수정되면서 지자체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뉴시스

광주시는 각종 정책사업 축소와 조직운영비 절감 등으로 버티는 상황이다. 지방채가 2조1천675억원으로 채무 비율이 21.3%에 달한다. 최근 호남고속도로 확장을 두고도 예산 확보 문제로 고초를 겪기도 했다.

이 때문에 소비쿠폰 지급을 위한 지방채 발행을 검토 중이다. 이미 1차 추경이 끝난 데다가 추경 당시 1천억원가량의 세출 구조조정을 하면서 더는 짜낼 여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현행법상 지방채 발행은 SOC 사업의 경우에만 할 수 있게 돼 있다. 국회가 국민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발행하는 데 쓸 수 있도록 '지방재정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함에 따라 문제는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광주시 예산담당관 관계자는 "1차 추경에서 1천억원가량을 세입·세출 구조정을 했고, 의무적 경비를 제외하고는 최대한 구조조정을 했기 때문에 200억원을 구조조정할 여건은 안 된다"면서 "결국은 지방채 발행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남도 또한 고령화·농촌지역 비중이 높은 특성상 복지와 인프라 예산 비중이 커 가용할 수 있는 재정이 마른 상태다.

전남도 예산담당관 관계자는 "예비비를 사용하거나 세출 구조조정을 통해 예산 마련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여력이 돼 하는 게 아니라 어떻게든 짜내서 하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한편, 1·2차에 나눠서 진행되는 소비쿠폰은 오는 21일부터 1인당 15만~45만원이 차등 지급된다. 소비쿠폰은 수도권과 비수도권, 인구감소지역 등 지역별로 차등 지급된다. 광주시민은 18만~43만원, 전남도민은 20만~45만원을 각각 받는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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