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vs"내란선동" 여야 SNS서 격돌···5·18민주광장 집회 불허 논란 '확산'

입력 2025.02.11. 18:16 이관우 기자
나경원 "특정 정치세력 전유물 아냐"
"헌법이 정한 집회 자유 보장해야"
박균택 "독립기념관 앞 친일파 집회 격"
박지원 "전한길, 거기가 어디라고 오나"
전한길 "집회제한은 독재·시민 뜻 저버려"
광주 5·18민주광장

5·18 민주광장 집회 불허 논란이 정치권으로 확산하고 있다. 여야 의원들은 강기정 광주시장의 보수단체 탄핵 반대 집회 불가 방침을 두고 SNS에서 설전을 벌였다.

나경원 의원은 11일 페이스북에 "강 시장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극우 집회라며 5·18 광장 사용을 불허했다고 한다"며 "강 시장에게 묻는다.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면 무조건 극우이고, 광주시민도 아니란 말인가"라고 따졌다.

나 의원은 "강 시장은 과거 경찰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 집회를 제한하려 했을 때도 '되도록 공권력이나 모든 국가기관은 집회를 평화적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며 "국회의원 시절에는 헌법적 가치인 기본권은 보장해야 한다며 야간 집회 허용을 확대하는 법안도 대표발의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5·18 광장은 특정 정치세력의 전유물이 아닌 국민 모두의 공간이고, 헌법의 집회·결사의 자유도 모두에게 보장돼야 한다"며 "나와 다른 의견을 배척하고 표현의 자유조차 억압하는 것이야말로 독재이며 5·18 민주광장의 정신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박균택 의원은 전날 "태극기 모독 부대, 현대판 무신의 난을 찬양하는 사이비 역사 강사의 내란 옹호 집회를 허락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신성한 5·18 광장을 더럽히는 일이니까 타당한 처분이다. 친일파 집회를 독립기념관 앞에서 개최하도록 허락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강 시장을 옹호했다. 그러면서 "집회의 자유를 부정할 수 없으니, 그들에게 어울리는 적합한 장소를 안내해"준다며 광주 쓰레기매립장 주소를 남겼다. 보수단체를 우회적으로 '쓰레기'로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지원 의원도 전날 "신성한 곳에서 내란 세력을 옹호하는 집회를 허락했다가 광주시민들과 불상사가 날 수도 있으면 허락하지 않는 게 당연한 게 아닌가"라며 "전한길씨인지 김한길씨인지는 모르지만 찾아올 걸 찾아와야지, 그분이 5·18 거기가 어디라고 와서 하겠다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는 "(5·18 민주광장에서의 집회 제한은) 독재이고, 그것은 광주시민들의 뜻을 저버리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논란의 불씨를 지핀 강 시장은 지난 6일 "극우 유투버 안정권이 5·18 민주광장에서 내란 동조, 내란 선동 시위를 하겠다고 문의해 왔다. 5·18 민주광장에서 극우 집회는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광장 사용을 불허할 것"이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해당 글 댓글란에는 '만약 불허시 대한민국을 영원한 두쪽으로 만드는 매국 행위', '시장님 집회의 자유, 표현의 자유는 헌법상 보장된 권리가 아니던가요', '민주주의의 발원지인 광주의 광역단체장으로서 이 무슨 해괴망측한 발언인지', '민주주의의 도시에서 민주주의를 억압하는게 시장이라니' 등 대체로 부정적인 의견이 달렸다.

불허 방침은 5·18 민주화운동 정신 계승 기본조례를 근거로 했다는 게 광주시 설명이다. 해당 조례에는 5·18 민주광장의 조성 목적에 위반되거나 심각한 사회적 갈등을 유발할 수 있는 경우 사용을 불허할 수 있다는 조항이 담겨있다.

기독교계 보수단체인 세이브코리아는 오는 15일 오후 1시부터 강 시장이 집회를 불허한 5·18 민주광장에서 200m가량 떨어진 금남로 앞 차로에서 탄핵 반대 집회를 열 계획이다. 집회에는 부정선거 음모론을 제기한 전한길씨, 황교안 전 국무총리 등 약 1천명이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또 민주광장에서 100m 주변 전일빌딩245 앞에서는 보수 유튜버 안정권씨가 탄핵 반대 집회를 연다. 지난 8일 광주에서 처음으로 탄핵 반대 집회를 연 이후 두 번째 집회다.

같은 날 민주광장에서는 탄핵 찬성 집회가 열릴 예정이라 집회 참석자 간 물리적 충돌이 우려되고 있다.

한편 옛 전남도청 앞에 위치한 5·18 민주광장은 1980년 5월 광주시민들이 계엄군에 맞서 항쟁한 5·18 사적지로,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주말마다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다.

이관우기자 redkcow@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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