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반발에 직급 통합 지지부진
내부서 노조위원장 이해충돌 논란
기능 중복 불구 ‘공무직 축소’ 반대
“기관 통합 취지 훼손 우려” 지적

광주관광재단과 김대중컨벤션센터가 통합해 출범한 광주관광공사(이하 공사)가 '조직 효율화' 과정에서 노사 간 갈등을 빚고 있다. 두 기관이 통합한지 2년이 다 돼가도록 노조 반대에 아직 직급 통합을 하지 못한 데다 공무직 충원 문제를 두고서 또다시 대립하는 모습이다.
그런 가운데 노조가 기자회견을 열면서까지 최상위 직급을 줄이는 것에 반대하는 것을 두고, 조직 내부에서조차 노조위원장의 '이해충돌' 논란이 나온다.
20일 무등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공사는 2023년 7월 광주관광재단과 김대중컨벤션센터가 통합해 야심차게 출범했다. 그러나 현재까지도 직급 통합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노조가 강하게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사는 두 차례 용역을 진행하면서 통합을 시도했지만 두 노조의 반발로 번번이 무산됐다. 공사는 사무직 등으로 이뤄진 '노동조합'과 공무직 등으로 이뤄진 '더민주 노동조합' 두 노조가 있다.
그러다 공사는 최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판단에 직급 통합을 마무리하려고 하자 노조는 기자회견을 열면서 공개적으로 김진강 사장을 규탄하고 나섰다.

광주관광재단과 김대중컨벤션센터의 조직 규모와 성격이 달랐던 만큼 어느 정도 진통은 예상됐다. 그러나 예상보다 노조의 반발이 큰 상황.
두 노조는 지난 16일 광주시의회에서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폭압적 인사 전횡과 조직의 강압적 통제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의 요구는 ▲공정한 직원 승진 인사 ▲일방적 직급통합과 직제 축소 중단 ▲청소·보안 외주화 사업 중단과 공무직 채용이다.
그러나 노조의 주장에 대한 반대 의견도 강하다.
두 노조는 공사가 상위 직급을 축소해 결국 직원 승진 기회를 박탈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공사는 최상위 직급인 1급만 2명에서 1명으로 줄이고 오히려 3급은 2명을 더 늘리는 방향으로 검토 중이다. 극히 적은 고위 직원의 승진 기회만 줄어드는 셈이다. 4급 이하 직원들에게는 승진 기회가 확대된다.
두 노조가 공무직 축소를 반대하는 것을 두고도 반박이 나온다. 공사는 공무직인 미화와 보안직 직원의 퇴직으로 발생한 결원에 대해 새롭게 채용하지 않고 있다. 인위적으로 공무직을 줄이는 대신 자연스럽게 줄이는 방식이다. 노조는 새롭게 정규직으로 채용하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두 기관이 통합했기 때문에 일부 공무직은 기능적으로 중복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공무직 수를 유지하라는 것은 기관 통폐합 취지에 반한다. 채용을 늘릴 경우 오히려 시민 혈세를 '눈먼 돈'으로 조직을 확대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사무직 노동조합 노조위원장이 1급 승진 후보자인 것도 논란이다. 광주시청 바로 옆인 시의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은 김진강 사장을 겨냥한 것으로 자칫 인사권자에 대한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더군다나 현 노조위원장은 기관 출범 후 단체협약에 따라 노조에 가입할 수 없지만, 노조 규약을 수정해 노조에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의 중간급 직원은 "노조 측에서 주장하는 현 사장이 조직 장악에만 신경쓰면서 피해입고 있다는 사실은 저희 (일반 직원들) 입장에서 공감하지는 않고, 개인적으로도 동의하지 않는다"며 "이해당사자인 노조위원장이 인사권자인 사장이 인사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압력을 넣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광주관광공사는 직급 통합을 둘러싼 논란 속에서도 조직 효율화를 위한 계획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그럼에도 내부 갈등이 계속될 경우 조직 운영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공사 측은 "노조와 지난 1년간 노사협의회, 직접면담 등 총 45회 대면 면담과 총 76회의 비대면 면담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소통해왔다"고 해명했다. 이어 "두 기관이 통합된 조직이기에 어느 쪽도 소외되지 않으면서 형평성에 어긋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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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도 띄운 국제선···"광주공항, 안 될 이유 없다" 울산공항 전경. /뉴시스광주공항의 국제선 임시 운영과 관련, 울산공항이 벤치마킹 사례로 주목받는다. 국내선만 운항하는 울산공항은 올해 지역 최대 축제를 위해 정부의 협조 속에 국제선 취항에 성공했기 때문이다.특히 광주공항은 국제선 운영을 위한 인프라가 훨씬 뛰어난 데다 굵직한 국제 행사들이 예정돼 있어 명분도 갖추고 있다. 전남도가 전향적으로 나서주면 무안국제공항 장기간 폐쇄에 따른 지역민들의 피해와 불편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6일 울산시에 따르면, 올해 국제선 부정기 노선 취항을 추진한다. 올해 10월 열리는 '2025 울산공업축제'와 같은 달 경주에서 열리는 '2025 APEC 정상회의'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이다.울산공항은 2019년 대만 부정기편 여객기가 취항한 적이 있지만, 현재는 국내선으로만 운항 중이다. 같은 권역에 이미 김해국제공항이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굵직한 국제 행사를 치르기 위해서는 접근성이 훨씬 좋은 울산공항에서 국제선이 취항해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특히 지역 관광업계가 강하게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이러한 국제선 부정기편 취항 추진은 국토교통부, 문화체육관광부, 울산공항공사, 세관·출입국관리·검역(CIQ) 기관, 울산관광협회 등 여러 기관의 적극적인 협조로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국토부의 허가·승인까지 4개월가량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다.국제선 부정기편 취항을 위해서는 국토부의 허가·승인이 필요하다. 국토부 허가 지침에 따르면, 인근 국제공항에 정기노선이 없어야 하고, '국제경기대회 지원법'에서 규정하거나 국제행사심의위원회에서 인정한 국제행사·대회를 갖춰야 한다.울산시는 국제선을 띄우는 모든 비용을 부담하고, 김해국제공항과 노선이 겹치지 않는다는 조건을 받아 국제선 취항을 끌어냈다. 지난달 울산세관과 울산출입국관리소, 농림축산검역본부, 국립울산검역소, 울산관광협회 등과 '울산공항 국제선 취항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광주시는 울산공항 사례에 비춰봤을 때, 광주공항에서 국제선 부정기편을 취항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고 분석했다.우선 무안국제공항이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여파로 올 연말까지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대체 공항이 권역 내에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당위성으로 꼽힌다. 또 무안국제공항에서 9개국 18개 노선에 이르는 전세 정기편과 전세기가 취항하고 있다는 점에서 수요가 높다. 올해 5월 세계인권도시포럼, 9월 세계양궁선수권대회 등 국제적인 행사가 예정돼 있다. 다만, 세계양궁선수권대회는 국제경기대회 지원법 조건에 해당되지는 않는다.광주공항은 지난 2008년 무안국제공항으로 국제선을 이전하기 전 일본, 동남아, 중국 등에 대한 정기편을 운행한 적이 있다. 활주로 길이도 2천835m에 달한다.관건은 전남도의 태도다. 광주공항에서 국제선 부정기편을 띄우는 데 전남도와의 협의가 법적으로 정해져 있지는 않다. 그러나 국토부가 무안국제공항이 위치한 전남도의 협조 없이는 허가의 시작인 '사전 협의'조차도 응해주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또 혹시라도 광주공항의 국제선 부정기편 취항 허가가 늦어질 경우 무안국제공항의 재개와 시기가 맞물릴 수도 있다. 당장 추진하지 않으면 취항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에 국토부 허가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광주시 관계자는 "전남도의 반대에 더해 광주 부정기편 취항이 무안국제공항 재개 시점과 동일하거나 늦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국토부도 허가에 적극적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광주시와 전남도가 상호 협력해 지역 주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한 관광업 전문가는 "자칫 광주공항 국제선 임시 취항이 무안공항과 광주공항의 대결로 흘러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무안공항이 서둘러 개항하기보다는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공항이라는 믿음을 줄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면서 "그동안 광주시와 전남도가 어떤 결정이 지역에 이로울 지를 판단할지를 치열하게 논의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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