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헌법 수록 쏙 빠진' 尹 기념사, 지역 정치권 작심 '쓴소리'

입력 2024.05.18. 17:55 이예지 기자
정준호 "방법론은 커녕 언급 안해…공약 진정성 의심"
정진욱 "극우보수 설 자리 없어져 두려워서일 것"
박지원 "맹탕 그자체 기념사, 실망을 넘어 분노"
제44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열린 18일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5·18 헌법 전문수록 침묵 시위 벌이는 광주시의회 의원들. 임정옥기자

18일 거행된 제44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의 기념사에 지역 정치권이 일제히 쓴소리를 쏟아냈다.

시대적 과제이자 국민들의 염원인 '5·18정신 헌법전문 수록'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아서다.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공약이자 여야 대표들이 적극 찬성하고 나선 만큼 대통령의 실천적 의지가 그 어느때보다 필요한 시기였기 때문이다.

이번 총선에서 국립5·18민주묘지가 있는 '광주 북구갑' 지역구에서 당선된 정준호 당선인(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무등일보와의 통화에서 "국정 최고 책임자로서의 언행이라고 볼 수 없는 기념사였다"고 평가했다.

정 당선인은 "(5·18정신 헌법전문 수록이)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 약속했던 공식적인 공약이었던 만큼 이번 자리에서 만큼은 이행 정도나 진척 상황 혹은 미흡했던 부분이 있다면 어떻게 만회하겠다는 등의 언급이 있었어야 했다"며 "방법론은 커녕 언급까지 하지 않으면서 본인의 공약이나 앞선 발언들의 진정성까지 의심을 받는 상황이 됐다"고 꼬집었다.

광주 동남갑에서 당선된 정진욱 당선인(민주당)은 이날 오후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당원과 함께 민주당이 합니다(호남편)' 행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오늘도 (5·18정신 헌법전문 수록)을 언급하지 않은 건 하고 싶지도 않고 두렵기 때문이다"며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 공동체의 5·18정신이 헌법에 들어가서 대한민국의 정체성이 된다면 극우보수들이 설 자리가 없어지기 때문이다"고 비판했다.

박지원 해남완도진도 당선인(민주당)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윤석열 대통령의) 기념사는 맹탕으로, 실망을 넘어 분노가 치민다"고 평했다.

박 당선인은 "헌법전문 수록을 재차 강조하든지 발포명령자 특정 등의 진상규명이나 실종자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가장 기본적인 내용이라도 포함됐어야 했다"고 말했다.

강기정 광주시장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께서 3년 연속 5·18기념식에 참석해 감사하다"면서도 "오늘 기념사에서 우리 국민들이 듣고 싶었던 5·18정신 헌법전문 수록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어 너무 아쉽다"고 밝혔다.

이어 "일제에 저항한 3·1운동 정신, 이승만 독재에 항거한 4·19정신, 국가폭력에 투쟁한 5·18정신 (모두) 대한민국을 키우는 큰 일이다"며 5월 정신의 헌법전문 수록 필요성을 다시금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오전 광주광역시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4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광주전남사진기자단

이날 기념식에서 윤 대통령의 기념사가 시작되자 '5·18정신 헌법전문 수록'이라는 현수막을 들고 침묵 시위에 나섰던 광주시의회 5·18특별위원회 7명의 의원들은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 참석한 첫 국가기념식에서 오월 정신은 헌법 정신 그 자체라고 말했다"며 "그러나 대통령은 5·18관련 예산들을 줄줄이 삭감하고 있다. 오늘 기념사 그 어디에도 대통령의 진심은 없었다"고 작심 비판했다.

이들은 "이번 침묵 시위는 대통령이 공약을 지키길 바라는 마음으로 광주 5·18을 더이상 우롱하지 말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준비했다"면서 "대통령에게 염치를 묻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예지기자 foresight@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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