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뛰나-광주시장] 양강 후보 초접전 속 '국힘·스윙보터' 변수 많아

입력 2022.03.27. 19:32 주현정 기자
이용섭·강기정 조사마다 오차범위 경쟁
여당 후보 배출·군소 정당 뒷심도 관심
부동층 36% 상회… 마스터키 누가 쥐나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두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치 1번지' 광주시장 선거 판도가 요동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양강 후보의 초접전 경쟁 양상이 장기화되고 있는 사이 광주에서의 고득표에 힘입어 5년 만에 집권여당으로 등극한 국민의힘도 전에 없이 비중 있는 후보 배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여기에 40대 초반 법조인, 금융계 출신 대학 교수는 물론 광역의회 유일 야당 의원과 지역 노동계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고 있는 군소 정당 후보군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후보군들이 군웅할거의 쟁투를 예고하고 있는 점도 안갯속 판세 관측을 키우고 있다.

특히 40%에 가까운 지역 유권자가 유동 투표층(스윙보터)으로 분류되고 있어 이번 광주시장 선거 안갯속 전망을 부추기는 최대 변수로 꼽힌다.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는 광주시장 후보군은 7~8명 정도로 추려진다.

민주당 내에서는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 김해경 남부대 초빙교수, 이용섭 광주시장, 정준호 변호사(이상 가나다 순)가 출격한다.

정의당과 진보당에서는 각각 장연주 광주시의원과 김주업 진보당 광주시당 위원장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일찌감치 표밭갈이에 나섰다.

지난 2020년 총선에서 광주 서구을 지역구에 도전장을 내걸었던 무소속 정광선씨도 광주시장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활동에 나섰다.

광주시장 선거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이 시장과 강 전 수석의 민주당 경선 재대결 성사.

앞선 선거에서 강 전 수석을 누르고 민주당 후보로 선출, 본선에서 전국광역자치단체장 가운데 가장 높은 득표율(84.1%)로 당선된 이 시장은 민선 7기 광주시를 이끌며 굵직한 성과로 능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도시철도 2호선 착공과 광주글로벌모터스(GGM) 완공을 통한 세계 최초 노사생생형 광주형일자리 모델 실현 등 지역 최대 현안 해결은 물론 국내 유일 경제자유구역 지정 등 인공지능(AI)·에너지와 같은 미래 신산업 육성 대표도시 안착도 대표 치적으로 꼽힌다. 임기 절반이 코로나19 블랙홀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유의미한 성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 사이 강 전 수석 역시 확장성에 주력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인선의 꽃으로 평가받는 정무수석으로 1년8개월 동안 근무하며 국정경험을 쌓은 그는 지난해부터 광주에 머물며 자신의 싱크탱크, '더큐브 정책연구소'를 통해 각종 지역 발전 아이디어와 해법을 내놓으며 '준비된' 시장 후보로서의 면모도 강조하고 있다. 대선 정국에서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호남특보단장을 맡아 당내 입지 다지기에도 주력하고 있다.

이용섭과 강기정의 '재선 vs 설욕' 대결 여부는 당내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공관위)의 경선룰에 달려있다. 공천심사와 경선과정에서 20%씩의 감점을 받게 될 하위 20% 현직 평가에 이 시장이 포함되느냐, 그렇지 않느냐도 관건이다.

당은 늦어도 이번 달 중으로 평가 가이드라인을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은행 첫 여성임원 출신으로 지역대학에 출강하고 있는 김해경 교수와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호남에 대한 진정성은 이준석 광주시장 차출로 입증해야 한다', '광주의 높은 득표율을 대선 패배의 정치적 책임 회피 수단으로 생각했다면 심한 착시와 착각의 결과다'라며 대선 이후 여당과 강 전 수석을 연이어 공개 저격하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는 정준호 변호사의 역량 발휘까지 더해져 민주당 광주시장 경선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한 판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군소 정당 후보군도 눈길이다.

지난 선거에서 12.8%의 득표를 얻어 광역의회 입성에 성공한 정의당 유일 시의원인 장연주 의원은 4년간 의정활동으로 쌓은 경륜을 광주시정에 녹아내겠다는 계획이다. 녹색 상생도시 건설, 민주당 독점 구조 타파를 통한 부패와 퇴행 바로잡기를 강조하고 있다.

김주업 진보당 예비후보는 '지난 30년과는 다른 선택으로 광주정치를 뒤집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청년 빈곤, 청년자살률 전국 1위라는 오명은 지역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방증하고 있다며 시민중심, 민생중심의 정치철학과 노동자, 농민, 서민이 중심 되는 새로운 광주를 그리겠다는 계획이다.

여당 후보군은 아직 윤곽이 드러나지 않고 있지만 중앙당 차원에서 중량감 있는 후보 물색에 나서고 있다고 밝힌 만큼 가시화가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는 송기석·김경진 전 국회의원 차출설과 지역 유일한 국민의당 현역 국회의원인 권은희 등판 전망도 나온다. 다만 당사자 모두 손사래를 치고 있어 제3의 인물 발굴에 이목이 쏠린다.

무엇보다도 이번 광주시장 선거는 최대 40%에 달하는 지역 부동층의 표심이 향배를 가르는 중요한 가늠좌가 될 전망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시장, 강 전 수석 모두 평균 20%대의 지지를 유지하며 접전 양상을 펼치고 있기는 하지만 둘의 합산 지지율 규모만큼이나 전체 부동층도 적지 않아서다.

실제로 최근 6개월 간 무등일보 등이 실시한 광주시장 선호·적합도 여론조사 결과 지역 내 평균 부동층은 36%로 집계됐다.

지난해 9월 무등일보가 일주인 간격으로 2차례 실시했던 여론조사에서 광주시장 출마 후보 가운데 적합한 지지 후보가 없다는 등의 응답을 한 이들은 36.60%(9월13~14일·리얼미터), 38.80%(9월20~21일·리서치뷰)로 확인됐다. 18~29세, 30대에서 두드러졌다.

올 초 무등일보 등이 의뢰한 조사(1월24~25일·한국갤럽)에서 역시 지역민의 28.60%가 기타인물 선호, 무응답, 조사 후보자 중 지지자 없음을 선택했다. 해당 조사도 40대 미만에서의 응답이 많았다.

가장 최근 KBS광주가 발표한 조사(1월17~19일·한국리서치)에서는 같은 응답이 무려 39.30%까지 도출됐다. 18~29세 62.0%, 30대 45.3%, 40대 37.5%, 50대 25.6%, 60세 이상 30.2% 등 젊을수록 더 높았다.

지역 유권자 10명 중 3명 이상이 투표 때 어느 후보를 선택할 지 아직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인데, 현재 드러나고 있는 여론 지형을 단편적으로 비교하는 것으로는 최종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기성 정치 세력에 대한 충성도가 낮은 2030세대가 이번 선거에서 결정타를 날릴 수 있다는 해석도 가능해 진다.

주현정기자 doit85@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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