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집마련톡

종부세 대란이 주택 시장에 끼치는 영향

12월 명예의전당 작성자rafz*** 2021-12-07 13:32 8,338 11

‘종부세 대란’이라고 할 만큼 역대급 규모인 종합부동산세가 11월 22일부터 부과되고 있다. 전체 종부세액이 5조 7천억 원에 달한다고 하니, 이는 작년 1조 8천억 원보다 세 배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이에 따라 종부세를 내는 사람은 지난 해보다 28여만 명 늘어난 94만 7천 명이나 되며, 1인당 평균 부과액은 지난해 270만 원에서 602만 원으로 늘어났다. 평균적으로 지난 해보다 두 배 이상 세금을 더 내야 한다는 것이지만, 이는 평균적인 개념이므로 사람에 따라서는 몇 배나 오른 세금 통지서를 받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것이 끝이 아니라는 것이다. 취득세나 양도소득세의 경우는 거래할 때 한 번만 내면 끝이다. 하지만 종부세와 같은 보유세는 매년 부과되며, 그 금액이 점점 커진다. 특히 올해 2021년의 집값 상승률은 역대급이다. 올해 11월까지 11개월간 전국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KB국민은행 통계 기준으로 19.43%에 달한다. 작년 2020년의 상승률도 9.65%로 역대급이라고 평가받았는데, 그 상승률의 두 배 이상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아직도 연말까지 한 달이 남았으므로 2021년은 상승률 20%대의 기록적인 한 해가 될 것이다. IMF외환위기 직후인 2002년의 22.78%에 이어 지난 30년 동안 두 번째로 집값이 많이 오른 해로 기록되는 것이다.

 

이는 내년 4월에 발표될 공시가가 역대급으로 인상될 것임을 의미하며, 내년 종부세 과세대상자도 올해에 비해 크게 늘어날 것이고, 1인당 세 부담도 훨씬 커질 것이라는 뜻이다. 다시 말하자면 내년 종부세 부담은 올해보다 훨씬 커질 것이지 줄어들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할 수 있다. 더구나 여당 대선후보는 새로운 보유세인 국토보유세를 부과하자고 주장하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대선 결과에 따라 보유세 부담은 올해보다 훨씬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을까? 다주택자는 주택수를 줄이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유리하다. 우리나라 세제는 순자산이 아니라 총자산에 부과하는 체제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6억 원짜리 주택 세 채를 보유하고 있다고 가정해 보자. 한 채는 본인이 거주하고 나머지 두 채는 4억 원씩 전세를 주고 있다고 하면, 이 사람의 순자산은 10억 원(= 본인 거주용 6억 원 + 임대용 A주택 2억 원 + 임대용 B주택 2억 원)에 불과하지만 보유세 부과 기준이 되는 총자산은 18억 원(= 6억 원 x 3채)가 되기 때문에 종부세 부과대상이 된다.

 

그런데 만약 임대용 B주택을 팔게 되면 이 사람의 총자산은 12억 원(= 6억 원 x 2채)으로 줄어들기 때문에 종부세 부담이 상당히 줄어든다. 부부 공동 명의 경우는 종부세 비과세 구간에 들어설 수도 있다. 이 경우 임대용 B주택을 팔면 2억 원의 자금이 생긴다. (이 자금은 투자 수익일수도 있지만 본인의 투자금이었을 수도 있다.) 이 자금으로 임대용 A주택의 전세를 월세로 전환할 수 있다. 그러면 향후 시세가 더 올라 종부세 과세 대상이 되더라도 종부세를 내면서 버틸 수 있는 재원이 되는 것이다.

 

이런 생각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 더구나 정부에서 종부세를 강화한 명분이 다주택자를 압박하여 주택의 일부를 처분하게 하려는 것이니만큼 정부의 의도대로 다주택자의 일부는 주택 처분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그러면 이것이 앞으로 주택 시장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가? 어떤 사람이 집 두 채를 가지고 있는데, 그 중 한 채를 팔아야 한다면 어떤 주택을 팔까? 첫째, 본인 거주용보다 임대용 주택을 먼저 팔 것이다. 본인 거주용을 판다면 이사를 가야하고 그에 따라 추가 비용이 또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임대용 주택이 매매용으로 시장에 많이 나온다는 것은 시장에서 임대용 주택이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입자의 입장에서는 임대 집을 구하려는 경쟁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전세가나 월세가가 급등하는 계기가 된다. 이번 기회에 집을 마련하려는 무주택자의 입장에서는 기회가 될 수 있지만, 그 마저도 사정이 되지 않아서 임대시장에 머물러야 하는 무주택 세입자의 경우는 그 피해를 고스란히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려는 다주택자들이 늘어나면서 전세 품귀 현상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둘째, 시세 차익이 많은 주택보다는 시세 차익이 적은 주택을 팔 것이다. 양도세 때문이다. 정부가 다주택자를 꾸준히 압박하고 있음에도 다주택자 매물이 시장에 나오기 어려운 이유는 양도세 부담이 과도하게 높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세 차익이 적은 매물은 양도세가 상대적으로 적게 나온다. 우리나라 양도세제는 (다른 나라와 달리) 누진과세 체계이기에, 과표가 크면 세율 자체도 높게 적용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세 차익이 적은 주택이란 저가 주택일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10억 원의 자금을 투자하여 1억 원의 시세 차익을 거둔 A주택과 1억 원의 자금을 투자하여 2천만 원의 시세 차익을 거눈 B주택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A주택의 투자 수익률은 10%이고, B주택은 20%이니 B주택이 더 좋은 투자처였던 것이다. 하지만 양도세 측면에서 보면 A주택을 파는 것보다 B주택을 파는 것이 훨씬 세금이 적게 나오기 때문에 주택수를 줄이는 목적이라면 B주택을 팔게 된다. 결국 다주택자에 압박이 심해질수록 저가 주택 시장의 매물이 늘어나는 구조가 된다는 의미이다.

 

셋째, 규제지역(조정지역) 매물보다는 비규제지역 매물이 더 많이 나올 것이다. 규제지역의 경우는 양도세 중과가 되기 때문에 3주택 이상 보유자는 과표의 30%, 2주택자는 과표의 20%를 추가로 부담한다. 하지만 비규제 지역의 경우는 양도세 중과가 없기 때문에 주택 수를 줄이고, 총자산을 줄이려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비규제 지역의 주택부터 처분하는 것이 유리하다. 이런 이유로 주택 시장의 양극화가 더 벌어지는 부작용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종부세 대란’의 승자는 정부이다. 작년에 비해 4조 원에 가까운 세수가 더 확보되었기 때문이다. 본인의 원래 계획과 상관없이 종부세 부담을 덜고자 집을 팔아야 하는 다주택자는 그 패자이다. 하지만 그 옆에 서 있다 유탄을 맞는 것은 그 다주택자의 집도 살 수 없어 계속 임대로 살아야 하는 무주택 세입자인 것이다.

 

이번 ‘종부세 대란’의 가장 큰 피해자는 소위 똘똘한 한 채를 가지고 있다가 올해 5월 이전에 저가 주택 한 채를 추가로 취득한 사람이다. 예를 들어 공시가 11억 원짜리 A주택을 보유했던 사람이 공시가 1억 원짜리 B주택을 추가로 취득한 경우라고 하겠다. 공시가 1억 원 이하 매물은 취득세가 1.1%밖에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다주택자에게 인기가 있는 상품이었다. 이 때문에 올해 들어 가장 인기 있는 투자 상품이 공시가 1억 원 이하 주택이었다.

 

문제는 공시가 11억 원짜리 A주택만 보유했다면 올해 종부세는 내지 않았을 것이다.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공제 한도가 11억 원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공시가 1억 원짜리 B주택을 추가로 매수하면서 세 부담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이때 1억 원에 대한 부담만 늘어난 것이 아니다. 다주택자의 경우, 종부세 공제 한도가 6억 원이기 때문에 과표가 1억 원이 아니라 6억 원으로 늘어난다.

 

거기에 1주택자와 다주택자에 적용하는 종부세율 자체가 다르다. 공시가 12억 원짜리 1주택에 붙는 종부세와 공시가 11억 원과 1억 원짜리 두 채를 보유한 사람이 내는 종부세가 크게 다르다는 뜻이다. 물론 올해 5월 이전에 공시가 1억 원 이하짜리 매물을 산 사람은 그동안 시세 차익이 종부세를 내고 남을 정도로 컸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손해는 아니다. 하지만 종부세는 올해만 과세되는 것이 아니고 매년 점점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심적 부담으로 다가올 것이다. 앞으로의 시세 상승은 기대감이지만 세금은 현실이기 때문이다.

 

매수를 하여 시세 차익을 내는 것이 투자의 전부는 아니다. 매수, 보유, 매도 단계를 거쳐 세금까지 모두 낸 후 차익을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 자산이 충분하고 현금 흐름이 좋은 사람이라면 다주택자의 길로 들어서는 것이 문제되지 않겠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이 부채까지 끌어서 다주택자의 길로 들어서게 되면 이번 종부세 대란에서 볼 수 있듯이 그 부담을 이기기 어려운 것이다. 결국 본인에게 가장 맞는 투자 방법을 찾는 것이 정도라 하겠다.

댓글2
사랑방 아이디로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