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저마다 굳은 결심과 비장한 각오로 새해를 맞는다.
어떤 이는 금연을, 어떤 이는 다이어트를, 또 어떤 이는 취업이나 이직을 목표로 새 마음, 새 뜻을 세운다.
하지만 야속하게도 굳건한 그 다짐들은 관성에 밀려 쉽게 무너진다.
겨우 1월 달력 한 장을 뗐을 뿐인데 목표한 계획들이 수포가 됐다며 자신을 책망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작심삼일의 굴레에 갇혀 스스로를 자책하지 말자.
우리에게는 마법 같은 반전의 기회가 있다. 바로 ‘설(구정)’ 이 남았다. 5일 뒤면 민족 최대 명절인 설이다.
모든 시작의 무게를 1월 1일 하루에만 두는 다른 나라들과 달리, 대한민국은 한 달의 시차를 두고 또 한 번의 새해를 맞는다. 이것은 단순한 민속 명절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신정 때 세웠던 계획이 서툴고 막막했던 ‘연습 게임’이었다면, 설은 그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다시 마음의 옷깃을 여미는 ‘진짜 게임’의 시작점이다.
우리에게는 지난 실패를 공식적으로 지워내고 새 마음을 먹어도 좋을 명분이 국가적으로 주어지는 셈이다.
인간의 의지는 유한하다.
한 번의 결심이 1년 내내 팽팽하게 유지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설은 꺼져가는 의지의 불씨를 다시 살려내는 마음의 쉼표와도 같다.
지난 한 달 동안 겪었던 나태함과 포기는 실패의 기록이 아니라, 나에게 맞는 속도를 찾아가는 적응 기간이었을 뿐입니다.
설은 그 방황을 꾸짖지 않고, 오히려 따뜻한 떡국 한 그릇으로 감싸며 다시 일어설 용기를 건넨다.
흐지부지 흘려보낸 1월의 시간은 이제 잊어도 좋다.
설날 아침, 우리 앞에는 누구에게도 뒤처지지 않은 정갈하고 깨끗한 ‘두 번째 1월 1일’이 기다리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든 누릴 수 있는 이 특권 같은 명절을 빌려, 멈췄던 신발 끈을 다시 묶고 흐트러진 호흡을 가다듬어 보자.
달력은 이미 두 장째로 넘어갔지만, 마음의 달력은 이제야 비로소 첫 페이지를 펼치고 있다.
설이 지나야 진짜 한 해가 시작된다.
1월의 실수는 잊자. 당신에게는 아직, 단 하루도 쓰지 않은 온전한 열한 달의 기회가 남아 있다.
김현주 사회에디터 5151k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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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네 삶을 바꿔야 한다”···작가 수 줄이고 ‘밀도’ 택한 광주비엔날레
13일 광주비엔날레 Ho Tzu Nyen 예술감독이 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행사를 설명하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너는 네 삶을 바꿔야 한다.”독일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시 ‘고대 아폴로의 토르소’ 마지막 구절에서 출발한 문장이 제16회 광주비엔날레의 주제가 됐다.광주비엔날레재단은 13일 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제16회 광주비엔날레의 전시 제목을 ‘너는 네 삶을 바꿔야 한다(You must change your life)’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전시 제목은 릴케의 시 ‘고대 아폴로의 토르소’에서 착안했다. 이 시에는 상상 속의 파편화된 고대 조각상이 등장하며, 그것을 바라보는 이에게 강렬한 정서적 충격을 남긴다.이번 비엔날레는 호추니엔 예술감독과 박가희, 브라이언 쿠안 우드, 최경화 큐레이터가 함께하며 오는 9월 5일부터 11월 15일까지 72일간 광주비엔날레 전시관에서 열린다. 현재 광주비엔날레에는 50여 개 국가·기관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윤범모 광주비엔날레 대표는 “광주비엔날레는 30년의 역사를 지나 다음 세대를 준비하는 전환점에 와 있다.”며 “중요한 시기에 ‘변화’를 주제로 전시를 준비하고 있다”며 관심을 당부했다.이번 비엔날레는 릴케의 문장에서 출발해 ‘변화’를 하나의 예술적 방법으로 바라본다. 예술가들이 새로운 삶의 방식과 권력 구조, 관계의 형태를 실험하는 과정을 통해 변화의 가능성을 탐색한다는 취지다.광주비엔날레가 서울 기자 간담회.를 열고 행사를 소개하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호추니엔 예술감독은 “이번 전시는 관람객들이 다양한 규모와 속도의 변화를 경험하는 여정이 될 것”이라며 “광주는 민주주의를 향한 투쟁의 역사를 통해 변화의 의미를 강렬하게 보여주는 도시”라고 설명했다.이번 비엔날레는 특히 역대 가장 적은 수의 작가가 참여하는 응축된 형식을 택했다.호추니엔 감독은 “규모의 확장이 아니라 작품의 밀도에 집중하겠다”며 “여러 작가의 삶과 작업의 흐름을 가로지르는 다양한 작품을 통해 보다 깊이 있는 접근을 시도할 것”이라고 밝혔다.전시는 변화가 거대한 사건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반복되는 실천 속에서 축적된다는 점에 주목한다. 예술적 실천을 변화에 대응하는 창의적 회복력의 사례로 바라보며, 개인과 공동체가 겪는 갈등과 삶의 변형을 다양한 매체를 통해 탐구한다.이번 비엔날레에서는 GB 커미션 작품도 선보인다. 권병준과 박찬경은 공동체 의례에서 출발한 사운드 설치 신작 ‘불림’을 공개한다. 시민들이 기부한 금속 물건을 수집해 사운드 설치 작업으로 재구성한 작품이다.또 재클린 키요미 고크는 공기 구조물과 다채널 사운드를 결합한 설치 작업을 선보이며, 남화연은 조선 후기 서학 수용 과정 속 여성들의 신앙과 신체적 실천을 탐구하는 작업을 발표한다.광주비엔날레재단은 “이번 전시는 예술이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실천을 통해 세계의 방향을 다시 조정할 수 있는 가능성을 살펴보는 자리”라고 밝혔다.◎공감언론 뉴시스 hy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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