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연령과 직업을 갖고 있는 광주 여성들의 내면과 욕망을 담고자 했습니다. 이들이 살아온 삶과 시간들을 순간적으로 포착해 같은 여성들의 공감은 물론 관객들이 어머니와 아내, 형제 등 가족이자 사람으로 살아온 여성들을 새롭게 이해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6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이즈갤러리에서 '내면세계- 인생화보'를 주제로 첫 개인전을 열고 있는 이경애(62) 사진작가는 전시 의미와 작품 속 화두를 이같이 밝혔다.
그는 서양화가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그림을 접하며 직장생활을 하며 취미생활로 사진을 찍었다. 퇴직 후 서울 '미학적 사진 학교'에서 사진공부를 하며 동아리 모임 활동을 하던 중 여성 회원들의 모습을 담은 자신만의 사진을 모아 이번 전시회를 열게 됐다.
광주에 사는 30대에서 70대 여성들을 모델로 이들 내면과 마음에 담은 꿈과 욕망을 펼쳐냈다. 전시 작품들은 '닥종이 인형으로 말하는 희망의 5·18' 프로젝트를 통해 인연을 맺은 김유경 한지 작가과의 콜라보로 완성됐다.
이 작가는 "작품 속 주인공들을 만나 인터뷰를 통해 직접 이들의 목소리와 경험을 듣고 파생된 서사를 바탕으로 작품을 하나하나 완성했다"며 "같은 여성인데도 서로 다른 시간과 삶을 살아온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으려 했다"고 말했다.
작품 속 주인공들은 오랫 동안 헌혈 봉사를 해 온 이에서부터 장례식장을 운영하며 겪은 사연, 결혼정보회사를 차려 사랑의 가교로 인연을 선물하는 일을 하는 여성, 한 미술관에서 전시 도슨트로 일하며 그림과 예술이 갖는 의미와 감동을 전해주는 이 등 저마다의 사연이 들어 있다.
이 작가의 전시 아이디어는 제임스 앙소르 작가의 '가면' 시리즈에서 착안됐다.
그는 "지난해 3월부터 모임 회원들을 만나 이애기를 듣고 카메라 앵글에 담아낸 모습을 작품으로 완성해 한데 모아 전시회를 열게 됐다"며 "모임 회원 여성들의 모습을 통해 이들이 살아낸 저마다의 삶과 시간을 전하려 했다"며 "남이면서도 타인이 아닌 우리 가까이에 있거나 만나면서도 우리가 무심코 지나친 이들을 이해하는 기회로 보는 이들의 이해와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작가는 "시간과 끈기로 완성한 사진들을 모아 사람들에게 나만의 예술언어를 보일 수 있어서 기쁘고 뿌듯하다"며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의 살아있는 모습과 생각들을 카메라에 실어 관객과 만날 것"이라고 피력했다.
최민석기자 cms20@md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