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끼 1만원도 힘들어"···고물가, 식탁 덮치다

입력 2025.03.11. 08:37 수정 2025.03.11. 16:22
"한끼 1만원도 힘들어"…고물가, 식탁 덮치다
작황부진 과일·채소 값 껑충
수온상승 고등어·멸치 감소
식재료비 인상 서민 가계부담
외식물가 급상승 음식점 직격

광주시 서구 풍암동에 사무실이 있는 김모(50대)씨는 고민거리가 하나 사라졌다고 했다. 두달여 전, 빌딩 건물에 구내식당이 들어서면서다. 출근할 때부터 점심 메뉴는 은근한 스트레스였다. 주변에 마땅한 식당이 없는데다 외식 물가마저 오르며 '런치플레이션(점심+인플레이션)'이 심화된 탓이다. 김씨는 "점심 밥 사 먹고, 커피까지 마시면 (개인 당) 2만원 이상 쓰는 경우도 많았다"고 했다. 매일 장을 본 뒤 음식을 만들다 보니 식권 한 장 가격은 9천원. 최근 급등한 식재료값 반영에 부담은 있지만, 남은 반찬들은 싸 갈 수도 있어 직원들 반응은 좋다.

밥값 폭등에 직장인들이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선 지 오래다. 외식 물가 상승률이 3년째 3%대로 올랐기 때문이다. "1만원으론 먹을 게 없다"는 볼멘소리가 나올 정도다. 간편하게 한 끼 때울 수 있는 밀가루 음식도 마찬가지다. 원재료 수급 불안정 탓에 가격이 급등했다. 이른바 '누들플레이션(면과 인플레이션)'이다. 폭염과 가뭄·홍수 등으로 인한 이상 기후와 지정학적 불안 영향에서 기인했다.

광주지역 칼국수·짜장면 한 그릇은 9천100원과 6천900원(지난 1월 기준).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광주의 칼국수·짜장면 평균 가격이 지난해 1월, 8천200원·6천800원에서 각각 900원과 100원씩 올랐다. 다른 음식으로 확대되고 있다. 광주의 냉면 평균 가격은 지난해 9천600원에서 올해 9천900원으로 인상됐다. 국민 먹거리인 '김밥과 라면' 조합은 1만원 시대가 이미 열렸다.

지난해 '금(金) 배추·오이·고추' 후과도 현실화됐다. 7천800원·9천900원이었던 김치찌개 백반과 비빔밥 가격은 8천200원·1만500원으로 각각 올랐다. 또한 삼겹살 1만5천911원, 삼계탕 1만6천400원 등 직장인들의 회식과 보양식을 대표하는 외식 메뉴도 1만원대를 훌쩍 넘겼다. 이들 가격은 광주 평균인 만큼 유명한 식당은 더 비싸다.

지난해 연말 광주 남구 무등시장의 공동식당공간 역시 오가는 이 없이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무등일보 DB

기후 위기의 그림자다. 과일값 폭등(2023년)과 대파·시금치 파동(2024년) 등은 예고편이었다. 이상 기후로 인한 작황 부진 탓에 원재료 값이 치솟고 있는 것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광주전남지역본부에 따르면 2월말 기준, 양동시장에서 팔리고 있는 배추 한 포기는 7천원으로 지난해 4천220원에 비해 66% 올랐다. 무(1개)는 2천원에서 3천원으로, 당근(1㎏)은 5천330원으로 전년에 비해 33.3% 인상됐다.

더워진 바다도 서민 밥상을 위협하고 있다. 이상기온 여파로 바닷물이 따뜻해져 어획량이 줄어들면서다. 오징어·고등어·멸치 등이 대표적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4 어업생산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어업 생산량은 361만t으로 전년 대비 2.2% 줄었다. 연근해 어획량은 84만1천t으로 11.6% 감소하며, 1971년(76만4천t)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피시플레이션' 우려가 나온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4일 광주지역 오징어 1마리 소매 가격은 8천963원으로, 평년에 비해 14.1% 뛰었다. 고등어 가격도 7천815원으로, 평년(3천757원)과 비교했을 때 108% 올랐다. 최근엔 멸치 가격도 크게 오르면서 서민들의 가계 부담을 가중시켰다.

지난해 말, 광주 남구 주월동 무등시장. 평소보다 더 한산해 손님이 잘 오지 않는 상황이었다.무등일보 DB

음식점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기후위기에 따른 식재료비 상승 탓에 경영난이 가중되면서다. 영업비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식재료다. 2022년 기준, 42.4%에 달했다. 그 이후에도 식재료 물가는 급등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소비자 물가가 3.6% 오른 반면 농산물(곡물·채소·과일 등) 물가는 6.0% 뛰었다. 지난해에도 소비자 물가가 2.3% 오르는 동안 농산물은 10.4%나 폭등했다.

문을 닫는 가게가 늘고 있다. 음식점들은 경기 침체에 식료품 가격 상승 등으로 팔아도 남는 것이 없다고 호소한다. 실제 지난해 광주의 일반음식점 폐업률은 10.6%로, 전국 평균(10.4%)을 넘어섰다. 외식업중앙회 광주시지회 측은 "광주지역 일반음식점이 1만8천여 곳인데, 20% 가량이 잠재적 휴·폐업 상황인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말, 광주 북구의 한 술집. 기존 대학생과 인근 주민 등 모임이 잦은 곳이었지만, 텅 빈 모습을 보였다.무등일보 DB

나비효과는 심각하다. 한국은행의 분석 결과다. 국내 물가 상승분의 10% 가량이 고온 등 이상기후에 원인이 있다. 불안전성이 커진 식료품 등의 가격이 3개월여 뒤 소비자 물가를 0.03%p 끌어올렸다. 물가가 올라 지갑이 얇아지면 경기를 위축시키며 산업생산도 갉아먹는다. 농작물 작황 부진이 물가 상승을 견인했고 폭염으로 인한 노동성 저하 등 악영향을 초래했기 때문이다.

광주·전남엔 발등에 불이다. 광주는 이상기후지수(CRI)가 전국 상위권으로 경제기반 자체가 취약하다. 농림어업을 기반으로 하는 전남의 타격도 크다. 기후위기에 대한 근본적 대안 마련이 시급한 이유다.

유지호기자 hwaone@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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