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는 뭐랄까요, 어떻게 친해졌는지 기억나지 않는 소꿉친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반갑고, 편안하고, 즐겁습니다. 저는 엄마의 목소리를 놀이터 삼아 동화와 놀았습니다. 그러다 졸음이 몰려올 때면, 엄마의 무릎에 머리를 기대고 누워 "여기서 놀자"하며 머릿속으로 동화를 불렀습니다. 그래서 그런 걸까요. 어릴 적 참 많은 꿈을 꾸었습니다. 가끔 동화는 묻는데요, 상상의 힘을 믿냐고. 언제나 저의 대답은 "당연하지"였습니다.
상상은 불가능에 가려진 가능성을 불씨로 피워줍니다. 어느새 어른이 되어버린 제게 동화는 장작이 되어주더군요. 여전히 동화는 묻습니다. 아직도 상상의 힘을 믿냐고. 변함없이 저의 대답은 "당연하지"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지금 지나고 있는 이 터널은 거대한 두더지가 파놓은 거야"라는 아빠의 상상을 한결같이 믿나 봅니다.
저는 동화가 좋습니다. 동화의 가능성을 믿습니다. 동화를 통해 아이들과 상상하고 싶습니다. 어쩌면 동화를 쓰는 동기는 제가 상상을 멈추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담겨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동화를 품에 안을 때까지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사랑하는 아빠, 엄마, 당신들은 언제나 제게 동화였습니다. 나의 동심들 언니야, 진석아, 세월이 지나도 늘 내게 장난꾸러기가 되어줘. 존경하는 할아버지, 할머니, 제 길에 뿌려준 꽃들을 정성껏 모아 당신들께 꽃다발로 건넵니다. 내 가족, 당신들의 미소는 제게 힘이 됩니다.
동화를 사랑하게 해주신 박주혜 교수님, 그 사랑은 맞사랑이라고 속삭여 주신 김현숙 교수님, 문학을 사랑할 수 있는 용기를 주신 김수진 교수님과 단국대학교 교수님들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제 동화의 가능성을 발견해 주신 무등일보에게 감사드립니다.
함께 동화를 사랑했던 스터디 벗들, 나의 손을 잡아줘서 고마워. 내 동화에 등장하는 나의 모든 친구야, 애정한다.
큐피드가 쏜 황금 화살이 제 폐를 관통한 듯합니다. 그 덕에 저는 사랑을 숨 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랑이 보송한 동화를 쓰겠습니다. 그렇게 나아가겠습니다.
이지현 동화 부문 당선자
- [독자권익위원 칼럼] 의료인 면허 박탈법은 온당한가 국회는 4월 27일 '의료인면허 박탈법'으로 알려진 의료법일부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간호사 협회를 제외한 대부분의 의료단체와 여당에서 이 법안을 반대하고 여러 대안을 제시했지만 민주당은 끝내 다수당의 힘으로 법안통과를 관철시켰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집행기간이 끝난 이후 5년간, 금고 이상의 형에 대해 집행유예 선고 이후 유예기간이 끝난 뒤부터 2년간 의사면허가 취소된다.여론이 말하는 의사면허 취소의 이유는 대체로 세가지 정도다. '강력범죄를 저지른 의사들이 버젓이 진료한다' 또는 '같은 전문직인 변호사도 유죄판결 시 자격정지되는데 왜 의사는 처벌받지 않는가' '의사들은 자정능력이 없다' 등이다. 높은 윤리성을 가져야할 의사라는 직업이기에 맞는 말처럼 들리지만 사실과 다른 부분도 많다.첫째, 성범죄자와 강력범죄자 의사들이 버젓이 진료하는가. 그렇지 않다. 의사 성범죄 경우 현행법으로도 면허가 사실상 박탈된다. 아청법에 의해 모든 성범죄에는 최장 10년간 취업제한 명령이 내려진다. 그 기간 동안은 모든 의료기관에 취업이 불가능하고 개업도 할 수 없다. 장기간 징역을 선고 받을 만큼 강력범죄를 저지는 의사는 인신구속 기간 동안 진료를 못하게 되니 이미 성범죄자나 강력범죄자들이 일정기간 진료를 못할 안전장치는 준비돼 있다.중요한 것은 금고형인 경우다. 중범죄가 아닌 부주의만으로도 나올 수 있는 형량이다. 교통사고를 일으키거나 폐원으로 인한 임금체불만으로도 금고형은 가능하다. 또한 의료정책에 반대하며 집회나 시위를 할 경우 해당될 수 있는 집시법 등으로도 금고형을 받고 면허취소가 될 수 있다.둘째, 변호사 같은 다른 전문직도 범죄시 자격이 정지되는데 의사는 왜 열외인가. 비교 대상이 잘못됐다. 변호사와 의사는 전문직이라는 공통점 외에는 하는 일이나 성격이 다르다. 변호사는 법을 다루기에 범죄행위와 직무관련성이 있다. 집시법을 위반한 의사가 법 위반에 대한 비난을 받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면허를 취소한다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 집시법 위반 사실과 의사로서의 능력은 상관관계가 없다. 전문직군 간의 국가적, 사회적 피해 정도에 대한 비교 없이 단지 전문직이라는 이유로 똑같이 면허, 자격 취소를 운운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심지어 변호사가 범죄를 저질러도 자격 자체는 유지된다. 변호사협회의 등록이 취소돼 개업을 못하는 것일 뿐이다. 김한규 전 서울변회 회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법을 다루는 직업이기에 엄격한 규제를 받는 변호사와 그렇지 않은 의사를 법적으로 같은 취급하는게 타당한지 의문이 든다. 보다 세밀하게 범죄를 한정하는 방향으로 고쳐야 한다'고도 말했다.셋째, 의사들은 자정 능력이 없는가. 실제로 의사들은 비윤리적인 동료 의사를 옹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일부의 범법 행위로 인해 의사 전체가 비난 받는 것으로 생각해 매우 비판적이다. 일부의 일탈이 전체 의료계에 대한 국민 불신으로 이어지는 데 대해 매우 우려한다. 이에 의협에는 전문가 평가제나 중앙윤리위 등 자정작용을 위한 기구들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경찰이나 공무원이 의료행위의 윤리성을 판단하기 어렵지만 의사는 판단을 쉽게 내릴 수 있다. 따라서 외국에서는 의사단체에 조사·징계 권한 뿐 아니라 면허 관리권한을 부여해 자율 정화할 수 있게 한다. 의료인 면허박탈법이 공표된다면 이런 자정 노력은 물거품이 되고 오직 법에 의한 처벌만이 능사가 될 것이다.2024년 어느 날, 이 도시에 단 한명 뿐인 흉부외과 교수가 밤새 수술 후 귀가하는 길에 졸음운전으로 교통사고를 크게 일으켜 금고의 선고유예형을 선고받는다. 환자들은 주치의를 잃게 된다. 너무 극단적인 예라고 생각말자. 우리 부모의 주치의일 수도 있다. 김상훈 광주시의사회 법제이사·광주병원 내과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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