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대비 12% 감소…2년 전에 비해선 40% 줄어
포스코이앤씨 2조3321억·현대건설 1조4522억·SK에코플랜트 2151억
[서울=뉴시스] 고가혜 기자 = 공사비 급등과 미분양 적체 등의 여파가 장기화하면서 국내 주요 건설사들의 정비사업 수주 경쟁이 현저히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상위 10개 건설사들의 정비사업 수주액은 총 3조9994억원으로 전년 동기(4조5242억원) 대비 약 12% 감소했다. 이는 2년 전(6조7786억원)과 비교하면 약 40%가량 줄어든 수준이다.
올 1분기 정비사업 수주액이 가장 큰 건설사는 포스코이앤씨로 총 2조3321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현대건설(1조4522억원), SK에코플랜트(2151억원·미아11구역 재개발)가 뒤를 이었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 1월 부산 재개발 대어로 꼽히는 촉진2-1구역(1조3274억원) 시공권을 수주하면서 선두로 올라 섰고, 현대건설 역시 지난달 23일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7740억원) 시공자로 선정돼 1분기 마감을 앞두고 수주 실적을 채웠다.
그러나 삼성물산·대우건설·현대엔지니어링·GS건설·DL이앤씨·롯데건설·HDC현대산업개발 총 7곳의 수주액은 0원으로 올해 수주 실적을 하나도 채우지 못했다.
실제 정비 현장에서도 예전과 같은 격렬한 수주전 양상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최근 한남5구역 조합은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건설사 대상 간담회를 개최했으나 이날 간담회에는 국내 대형사 중 DL이앤씨, 현대건설, 대우건설 등 5개사만 참석하고 삼성물산, 포스코이앤씨 등은 불참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사업비만 1조원에 달해 재개발 최대어로 꼽히는 서울 동작구 노량진1구역 사업도 예상 외로 포스코이앤씨만 단독 입찰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지난달 강남 개포주공5단지 재건축조합 시공사 선정 입찰에도 대우건설만 참여했고, 송파구 삼환가락아파트 재건축조합의 경우 DL이앤씨 단독 입찰로 결국 유찰돼 최근 재입찰공고를 내기도 했다.
이 때문에 지난달 포스코이앤씨와 현대건설이 여의도 1호 재건축사업인 '여의도 한양' 재건축 사업을 두고 치열한 수주 경쟁을 벌인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업계에서는 정비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완판이 가능한 일부 재건축 단지를 놓치면 향후 몇년간 일감이 없을 수도 있다는 우려와 함께, 앞으로 여의도의 노후 단지들이 줄줄이 재건축에 나서는 만큼 이번 수주로 선점 효과를 노리려는 것이었다는 시각이 많다.
한편 건설 업계에서는 올해 정비사업 수주 상황 역시 녹록지 않을 것이라며 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해선 불필요한 사업비 지출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분석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은 지난달 발간한 '주택공급 활성화와 부동산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정책과제' 보고서를 통해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인한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일반분양 수입이 감소했고 동시에 공사비가 급등해 비용이 크게 증가했다"며 "그 결과 지연되거나 사실상 중단되는 사업장이 속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 상황에서 정비사업을 활성화하려면 불필요한 사업비 지출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또한 금융구조 도입을 통해 분담금 부담 능력이 부족한 조합원을 지원하고, 사업 리스크를 절감할 수 있는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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