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들어 재학생들과 졸업생들은 광주·전남 통합이 주는 기회가 무엇인지,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이 많다. 취업을 앞둔 재학생도, 지역에 남을지 떠날지 고민하는 졸업생도 기대와 불안을 함께 안고 있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입장에서 이 질문은 단순한 진로 상담에 머무르지 않는다. 통합이라는 큰 변화 앞에서 학생들에게 무엇을 준비시키고 어떤 역량을 길러주어야 변화의 주체가 될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광주·전남의 통합은 지역산업의 지도를, 인력의 흐름을 다시 만드는 일이다. 통합이 지향하는 미래는 분명하다. 광주는 인공지능(AI), 반도체, 모빌리티를, 전남은 에너지, 농생명, 해양과 우주산업을 내세우고 있다. 통합 관련 공식 자료에서도 ‘인공지능·에너지·문화수도’를 지향하며 AI 메가클러스터, 반도체·모빌리티 특화단지, 에너지 미래도시 조성을 주요 방향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산업의 청사진이 곧바로 지역의 경쟁력이 되지는 않는다. 기업과 사업을 유치할 수는 있어도, 그 산업을 움직일 사람은 길러내야 하기 때문이다.
광주·전남 통합시대에 필요한 인재는 먼저 ‘경계를 넘는 사람’이다. 앞으로 필요한 인재는 한 분야만 아는 사람이 아니라 산업 간 경계를 넘나드는 융합형 인재다. AI를 알되 제조와 연결할 수 있어야 하고, 에너지를 알되 데이터와 정책의 언어를 함께 이해할 수 있어야 하며, 농생명을 알되 유통과 플랫폼 변화까지 읽을 수 있어야 한다. 통합시의 경쟁력은 전공의 깊이만이 아니라 서로 다른 산업과 기술, 현장과 제도를 연결할 수 있는 융합의 힘에서 나올 것이다.
둘째는 산업만이 아니라 ‘사회를 함께 떠받칠 수 있는 사람’이다. 광주와 전남은 첨단산업의 기회와 함께 청년 유출, 고령화, 돌봄과 의료의 공백이라는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 지역의 미래는 기술 및 연구인력만으로 지켜지지 않는다. 교육, 복지, 의료, 공동체 현장을 지탱할 사람도 함께 필요하다. 산업은 일자리를 만들지만, 사회는 사람을 붙잡는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인력은 ‘지역에 남아 미래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이다. 인재 양성은 교육의 문제임과 동시에 정주의 문제다. 대학은 현장형 교육을 강화하고, 기업은 청년을 키울 일자리를 만들며, 지자체는 주거·교통·문화 여건을 함께 갖춰야 한다. 청년이 ‘이곳에서도 내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고 느낄 때 통합은 비로소 지역의 힘이 된다.
청사 위치나 명칭, 재정지원의 규모,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성패는 어떤 사람이 자라고 어떤 사람이 남아 어떤 미래를 만들어가느냐에 달려 있다. 변화하는 산업과 지역사회를 이해하는 역량을 길러주고, 이곳에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 그 준비를 지금 바로 대학과 현장에서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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