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6월 3일, 전남광주특별시의 출범을 이끌 대전환의 수장이 시도민의 위대한 선택으로 결정되었다. 이번 지방선거가 지닌 가장 중대한 정책적 의미는 단순히 두 자치단체의 행정 조직을 합치는 물리적 결합을 넘어, 글로벌 무대에서 통할 ‘초광역 경제권의 설계자’를 뽑는 데 있다. 그동안 광주와 전남은 공간적으로 한 몸이면서도 행정 경계에 가로막혀 파편화된 지역산업진흥계획을 독립적으로 추진해 왔다. 이제 새롭게 당선된 특별시장에게 요구되는 최우선 과제는 칸막이 행정으로 인한 중복 투자를 과감히 정리하고,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강력한 산업 성장 엔진을 켜는 것이다. 행정 통합의 명분이 주민의 편의라면, 그 실천적 동력은 결국 우리 지역의 먹거리를 만드는 초광역 산업 융합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최근 글로벌 국방 산업은 지정학적 위기 고조와 첨단 지능형 기술의 도입으로 유례없는 대호황을 맞이하고 있다. 대한민국 K-방산 역시 역사적 수출 이정표를 세운 이래, 전 세계 방산 수출 시장에서 세계 4대 강국 진입을 목표로 가파르게 성장 중이다. 산업연구원(KIET)의 분석에 따르면, 국방·방위산업은 일반 제조업에 비해 전후방 산업 연쇄효과가 높고, 고용유발계수가 생산 10억 원당 약 7.3명에 달해 지역 경제에 미치는 승수 효과가 매우 막강하다. 특히 고숙련 연구 인력과 청년 일자리를 동시에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구 소멸 위기에 직면한 전남광주권에 최적의 돌파구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 방산 생태계는 경남(창원)의 기계·항공, 충청(대전)의 R&D 중심으로 편중되어 있어, 호남권만의 차별화된 첨단 국방 신산업 영토를 선점하는 전략이 시급하다.
그동안 전남과 광주에서도 국방 연계 산업이나 장성 나노일반산업단지를 활용한 발전 전략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기존 논의는 장성군 내부의 단순한 ‘산단 채우기’나 비무기체계(군수품) 중심의 소규모 납품이라는 한계에 갇혀 있었다. 이제는 발상을 완전히 전환해야 한다. 광주가 보유한 세계적 수준의 ‘AI 국가 데이터센터(두뇌)’와 장성 나노산단의 ‘첨단 신소재 기술(몸통)’에 광주의 핵심 축인 ‘친환경 자동차 산업 및 모빌리티 부품 역량’을 결합해야 한다. 미래 국방의 핵심인 유·무인 복합전투체계는 결국 자율주행 모빌리티 기술과 배터리 시스템 위에서 구동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아시아 최대 규모의 군사 교육 시설인 ‘상무대(실증 테스트베드)’를 유기적으로 엮는 ‘AI 기반 첨단 국방·나노·모빌리티 클러스터’로 정책을 격상해야 한다.
지방정부의 제언이 공허한 외침에 그치지 않으려면 중앙정부, 특히 국방부의 장기 전략과의 톱니바퀴가 맞물려야 한다. 현재 국방부가 사활을 걸고 추진 중인 마스터플랜인 ‘국방혁신 4.0’의 핵심은 인구 절벽에 따른 병력 감소를 유·무인 복합전투체계(MUM-T)와 ‘AI 과학기술 강군’으로 극복하는 것이다. 무인 자율주행 차량, 군용 드론, AI 기반 전술 시스템을 개발·도입하려는 국방부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이를 실제 군사 환경에서 검증할 데이터와 안전한 테스트베드다. 육군의 핵심 5개 전투병과(보병·기갑·포병·공병·화생방) 교육시설이 집적된 장성 상무대는 최첨단 무기체계와 모빌리티, 방호복 등 나노 소재 기반 군수품을 전술적으로 시험해 볼 수 있는 최적의 ‘민군기술협력 실증 프리존’이다. 국가 AI 및 미래차 인프라를 무기로 국방부에 역제안을 던진다면 중앙정부의 전폭적인 국비 지원을 끌어낼 가능성은 매우 확실하다.
이 거대한 삼각 동맹이 실현 가능한 이유는 지리적 공간 배치가 완벽하게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장성의 상무대와 나노산단, 그리고 광주의 빛그린산단과 첨단산업단지는 행정구역상 분리되어 있을 뿐, 실제로는 초광역 경계 선상에서 반경 15~20km 이내에 조밀하게 밀집해 있는 하나의 거대한 공간적 연속체다. 빛그린산단의 친환경차 부품 인프라와 첨단산단의 AI·반도체 기술력이 장성 나노산단의 소재 기술과 융합되어 상무대라는 거대한 테스트베드로 곧바로 연결되는 구조다. 신규 산단 지정을 위한 국토부 협의 시, 광역도시계획상의 개발제한구역(Greenbelt) 해제 가능 총량 범위 내에서 이들 거점을 잇는 초광역 축을 설정하고 「민군기술협력사업 촉진법」상의 특례를 적용한다면, 부동산 투기 논란을 원천 차단하면서도 가장 효율적이고 입체적인 공간 집적화를 완성할 수 있다.
‘AI 기반 첨단 국방·나노 산업 클러스터’의 조성은 단순히 하나의 산단을 유치하는 장무(掌務)적 차원이 아니다. 이는 광주의 인공지능과 모빌리티 기술이 전남의 대지 위에 국방 안보라는 국가적 핵심 가치와 결합하여 독자적인 고부가가치 생태계를 완성하는, 통합특별시 최고의 화학적 융합 모델이다. 새로 출범하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수도권 일극 체제를 깨는 거대 엔진이 되기 위해서는 출범 초기부터 ‘초광역 산업경제진흥원’과 같은 강력한 실행 기구를 가동해 시·도 간의 보이지 않는 칸막이를 허물고 이 프로젝트를 추진해야 한다. 이번에 선택된 특별시장이 지능과 자원을 하나로 묶는 강력한 ‘초광역 산업동맹’을 켜고, 대한민국 성장의 새로운 표준을 세워나가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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