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례적으로 올해부터 근로자의 날이 공식 휴무일로 지정되었다. 매년 대한민국 산업 현장의 실핏줄을 이어온 노동자들의 피땀이 어린 노고에 감사함과 고마움을 기념해 온 이날을 통해 근로자와 비근로자의 벽을 허물고 모두 함께 맞이하는 셈이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2026년 7월 1일 출범하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외국인 주민 10만 명 시대를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공사 현장에 여러 언어로 된 안전 현수막이 걸리고, 자전거로 퇴근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의 모습도 더 이상 낯설지 않다. 그들은 이미 우리 곁에서 살아가는 이웃이다.
수도권 중심 체제에 대응해 남부권 경제 거점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 속에서, 외국인 근로자는 지역 산업을 지탱하는 필수 인력이자 메가시티의 한 축이 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리고 우리의 제도는 이들을 통합의 시대를 함께 열어갈 동반자로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을까.
전남과 광주의 40년 만의 재결합이라는 제도적 통합은 고무적이다. 그러나 이들을 맞이하는 행정적 매뉴얼과 사회적 인식은 여전히 ‘인력 도입’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에서 한계가 드러난다.
최근 나주와 고흥 등지에서 보도된 인권 침해의 사례는, 첨단 기술과 행정 통합을 논하는 시대에도 여전히 존재하는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보여준다. 1970~80년대 우리 아버지와 형제들이 독일 광산과 중동 건설 현장에서 흘렸던 땀을 떠올려 보자. 우리가 겪었던 차별과 설움을 생각한다면, 지금 이 땅을 찾아온 이들을 향한 냉대와 구조적 착취는 깊이 성찰이 필요한 지점이다.
통합특별시의 성공은 단순히 비자 쿼터를 확대하는 데 있지 않다. 이들을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받아들이는 사회적 포용성에 달려 있다. 현행 고용허가제는 사업장 이동의 자유를 제한하며 근로자를‘노동의 도구’로 머물게 하는 한계를 지닌다. 이는 결국 미등록 체류자를 양산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통합특별법에 포함된 일부 노동 관련 특례가 자칫 외국인 근로자의 처우를 악화시키지 않도록 세심한 검토가 필요하다. 제도는 준수되어야 하지만, 제도 밖에 놓인 이들까지 포용할 수 있는 예외적 허용이 뒷받침되어야 이웃이 되는 선순환이 가능하지 않을까.
다행히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특별법을 통해 강력한 자치 권한을 부여받는다. 통합특별시장은 5년마다 노동·주거·의료·보육을 아우르는 종합 지원 계획을 수립해야 하며, 지역 특화형 비자를 통해 안정적인 체류를 지원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된다. 그러나 제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구성원 간의 신뢰와 유대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진정한 통합은 요원하다.
우선 고용주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외국인 근로자를 단기 인력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숙련 파트너로 바라보는 관점이 자리 잡아야 한다. 또한 행정기관은 농어촌 계절근로자와 도시 제조업 간의 수요를 유기적으로 조율하는 정책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이동형 행정 서비스나 ‘광주생활이끄미’와 같은 밀착형 지원을 통해 행정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노력도 중요하다.
무엇보다 지역 대학과 기업, 지자체가 ‘원팀’으로 협력해야 한다. 유학생이 지역 기업에 안착하고, 계절근로자가 기술 교육을 통해 숙련 인력으로 성장해 가족과 함께 정착할 수 있는 ‘정주형’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 물리적 통합을 넘어 정서적 공감이 형성될 때, 비로소 진정한 통합이 완성된다.
이제 우리는 외국인 근로자를 단순한 대체 인력이 아닌 지역 소멸을 막을 동반자로 재정의해야 한다. 통합특별시는 ‘전남형 이민정책’을 통해 가족 동반 정착과 이주 배경 아동을 위한 교육 지원을 확대함으로써, 이들이 지역 사회에 뿌리내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외국인 밀집 지역에 조성될 특화 거리는 내·외국인이 문화를 통해 교감하는 소통의 공간이 되어야 한다.
결국 메가시티의 경쟁력은 인구 규모에 있지 않다. 그 구성원들이 얼마나 안전하고 존엄하게 살아갈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행정 통합이 가져올 효율성이 외국인 근로자의 인권 보호라는 보편적 가치와 결합할 때,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비로소 세계적인 포용 도시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AI 중심도시 광주가 지향해야 할 미래는 화려한 기술에 있지 않다. 우리 아이의 안전과 외국인 이웃의 인권이 함께 지켜지는 도시, 그 따뜻한 살아 있는 공동체야말로 우리가 만들어가야 할 진정한 통합특별시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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