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라운지] 지역 기업과 청년 간 만남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서는

@양동민 호남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입력 2026.02.19. 17:55
양동민 호남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채용 계획이 있는 지역 내 기업에서는 좋은 인재를 추천해 주기를 바라고, 연구실로 찾아오는 학생들은 좋은 취업처를 요청한다. 구인업체와 구직자가 모두 있으니 일자리 매칭 플랫폼으로서 내 역할을 수행하는 게 별로 어려워 보이지 않으나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기업은 적정한 임금수준에서, 즉시 투입 가능한 경력자나 특정 자격증 소지자를 원하고, 청년들은 대기업이나 공공기관, 만족할 만한 연봉과 근무환경이 보장되는 직장을 찾는다. 이로 인해 구인과 구직의 만남을 성사시켜주는 내 역할이 어려워지는 이른바 ‘일자리 미스매칭’ 현상이 발생한다. 중소기업 비중이 압도적인 지역에서 많은 청년들은 여전히 공공기관이나 대기업 취업을 바라고 있고, 중소기업과 제조업 현장은 구인난에 허덕이는 고착화 된 불일치가 지속되고 있다.

더욱이 광주·전남 통합이라는 역사적 전환점 앞에서 우리는 이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 통합이 단순한 행정 경계 허물기에 그치지 않고, 진정한 경제적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는 지역 청년 인재와 지역 기업이 만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현실적 해법으로 우선 산학협력을 넘어 산학일체형 인재양성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이제는 교육과정 자체를 지역 기업의 실제 수요와 연결하는 ‘산학일체형’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 대학과 유관기관들은 기업과 긴밀히 협력해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는 모델을 확대해야 한다. 특히 광주·전남 통합 이후 조성 및 재생될 대규모 산업단지 입주기업들에게 지역 청년 의무고용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대학 및 유관기관은 이들 기업이 요구하는 실무역량을 교육과정에 반영하여 필요인력을 양성·공급해야 한다.

다음으로 중소기업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개발과 실행이다. 청년들이 중소기업 취업을 꺼리는 이유는 명확하다. 낮은 급여, 불안정한 고용, 열악한 근무환경이다. 이에 여력이 부족한 영세 중소기업에만 책임을 돌릴 일이 아니다. ‘청년일자리도약장려금’처럼 청년을 정규직으로 채용한 중소기업에게 인건비 일부를 지원하되, 기업의 근무환경 개선(주 4.5일제, 유연근무제 도입 등)을 조건으로 연계하는 것이다. 또한 광주·전남 행정통합 재정을 활용해 중소기업 근로자를 위한 ‘청년 주거지원 바우처’, ‘교육비 지원 프로그램’ 등 간접적 보상체계를 마련한다면, 실질적인 처우 개선 효과를 낼 수 있다.

또한, 지역 인재 정주 유인을 위한 지원 제도 역시 필요하다. 지역에서 태어나고 자란 청년들이 수도권으로 떠나는 이유는 단지 일자리 문제만이 아니다. 문화생활, 주거환경, 자녀교육 등 생활 인프라 전반의 격차 때문이다. 광주·전남 통합을 계기로 ‘통합권역 청년 마일리지’ 제도를 실행하여, 지역 기업에 취업한 청년에게 근속 기간에 따라 마일리지를 적립해 주고, 이를 주택구입 자금, 자녀 교육비, 문화생활비 등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취업을 넘어 ‘정주(定住)’까지 유도하는 장기적 전략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일자리 미스매칭 해소 특별구역’을 지정하여 고용노동부의 구직촉진수당과 지자체의 구직활동수당을 결합해 청년들이 실제로 지역 중소기업 현장을 체험하고 탐색할 수 있는 ‘유급 현장탐색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청년들은 중소기업에 대한 막연한 편견을 깨고, 기업은 청년 인재를 직접 평가하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일자리 미스매칭은 단순히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가 아니라, 지역경제의 구조적 한계와 청년들의 미래 불안이 맞물린 복합적 문제다. 광주·전남 통합이라는 역사적 기회 앞에서, 우리는 이를 새로운 돌파구로 만들 수 있다. 대학과 유관기관은 지역 산업과 더 긴밀히 손잡고, 지자체는 실질적 인센티브로 청년과 기업을 이어주며, 기업은 청년이 일하고 싶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무엇보다 청년들이 “광주·전남에서도 괜찮은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고 느낄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우리 모두의 과제다.

통합 광주·전남이 단순히 면적이 넓어진 지역이 아니라, 청년들이 꿈을 펼치고 정주하는 ‘기회의 땅’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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