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AI 산업의 심장은 어디인가.”
최근 뉴스에서는 광주가 국가 AI 데이터센터를 유치하며 대한민국 ‘AI 산업의 심장’으로 부상했다고 연일 보도하고 있다. 하지만 AI 산업의 획기적인 기술 발전이 우리의 일상에서 체감되기란 쉽지 않다.
늦은 밤 귀갓길의 막연한 불안감, 부모님을 위협하는 교묘한 보이스피싱에 대한 걱정은 첨단 기술의 시대에도 해소되지 않은 숙제다. 우리 생활 속 안전을 정말 AI 기술에 맡겨도 되는 건지 되묻지 않을 수가 없다.
지난 5년간, 광주시는 ‘AI 중심도시’라는 거대한 미래 비전을 내세우고 숨 가쁘게 달려왔다. 하지만 정작 시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일상의 변화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특히 치안과 생활 안전 분야에서의 체감도는 여전히 낮다. 시민의 삶의 질은 ‘얼마나 평온하게 일상을 영위할 수 있는가’라는 지극히 기본적인 토대 위에서 시작된다. 기술과 일상 사이의 깊은 괴리는 결코 사소한 문제가 아니다.
광주의 AI 기술 발전이 시민들의 안전 체감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기술의 진화 속도에 비해, 이를 사회 보호망에 이식하는 시스템이 여전히 과거의 방식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딥페이크를 악용한 금융 사기나 가짜 뉴스 유포 등 디지털 범죄는 날로 지능화되고 있지만, 인력 중심 대응 방식만으로는 이러한 ‘보이지 않는 위협’을 막아내기에 역부족이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해법이 바로 ‘시민 참여형 AI 스마트 안전망’ 구축이다. 이는 단순히 대수를 늘리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시민이 일상에서 발견한 위험 징후를 스마트폰 앱으로 제보하면, 광주의 핵심 자산인 AI 데이터센터가 이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경찰과 소방 등 유관기관에 즉각 전파하는 체계다. 시민이 수동적인 보호 대상에서 능동적인 ‘안전망의 주체’로 격상시키는 능동적 방어 체계로의 전환이다.
이 시스템이 도입된다면 행정의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바뀔 것이다. “우리 동네 가로등이 꺼져 불안하다”는 작은 신고 하나가 AI 분석을 거쳐 범죄 예방 순찰 강화나 스마트 가로등 제어로 즉각 이어지는 식이다. 신고 후 “조치가 완료되었습니다”라는 실시간 피드백이 시민에게 전달될 때, 시민은 비로소 행정을 신뢰하고 기술의 효용을 체감하게 된다. 초연결 인프라가 세계 최고 수준인 대한민국에서 이는 결코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와 더불어 ‘예측형 돌봄 서비스’ 역시 시민의 안전 경험을 바꿀 중요한 요소다. 독거노인이나 1인 가구의 전력·수도 사용 패턴을 AI가 분석해 이상 징후를 감지하고, 복지 담당자에게 알리는 시스템은 이미 기술적으로 성숙해 있다. 여기에 지능형 골목길의 CCTV가 쓰러짐 감지 및 자동 긴급 호출 기능이 더해진다면, AI는 우리 곁의 든든한 ‘보이지 않는 보호자’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산업의 도구로만 여겨졌던 AI가 사회적 약자를 위한 따뜻한 울타리로 전환되는 순간이다.
물론 기술만으로는 완성될 수 없다. 시민 스스로 위협을 식별하고 대응할 수 있는 ‘AI 리터러시(Literacy) 교육’의 상설화가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기술적 방어막을 뚫고 사람의 심리를 파고드는 지능형 범죄에 맞서기 위해서다. 어르신들에게는 AI 금융사기 예방 교육을, 청소년들에게는 가짜 정보 판별 교육을 생애주기별로 제공해야 한다. 이는 시민 개개인을 도시 안전을 지키는 ‘스마트한 방어자’로 육성하는 가장 확실한 사회적 투자다.
무엇보다 이 모든 정책이 지속 가능하려면 행정기관을 중심으로 지역 기업과 대학, 연구기관이 ‘원팀(One Team)’으로 결속해야 한다. 광주에 둥지를 튼 AI 기업들은 광주라는 거대한 실증 공간에서 보안 기술을 고도화하고, 시는 그 기술을 선제적으로 도입해 시민 안전에 투입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 민간의 혁신성과 공공의 책임성이 결합될 때 비로소 ‘지속 가능한 안전망’이 완성된다. 이것이 바로 광주가 지향해야 할 진정한 의미의 ‘AX(AI 전환) 실증도시’의 본모습이다.
광주가 꿈꾸는 미래는 거창한 구호 속에 있지 않다. 우리 아이의 안전한 하굣길, 누구로부터도 걱정 없이 받을 수 있는 전화 한 통, 위험이 닥치기 전에 AI가 먼저 살피는 ‘도시 안전’은 AI 산업의 성패를 가를 가장 중요한 인프라다. 그 단단한 토대 위에 시민의 일상을 지켜내는 ‘AI 안전망’을 구축하고, 기술에 가치를 더하는 AI 선도도시 광주의 내일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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