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사회에서 사회적경제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사각지대를 보완하며 국가와 지역사회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해 왔다. 무엇보다 취약계층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고 사회서비스를 확충함으로써 양극화 해소와 실질적인 복지 증진에 기여했다는 점이 가장 큰 성과로 꼽힌다. 또한 이윤의 극대화보다는 구성원 간의 협력과 상생을 우선하는 공동체 문화를 확산시켜 무너져가는 지역사회의 사회적 자본을 회복시키고 지역순환경제를 작동시키는 마중물 역할을 수행해왔다.
하지만 지난 정부를 거치면서 한국의 사회적경제는 유례없는 정책적 후퇴와 예산 삭감이라는 거센 풍랑을 맞이해야 했다. 현장에서 자생력을 키워오던 수많은 조직들은 당장의 존립마저 위협받는 처지에 내몰렸다. 특히 중앙정부의 지원 축소는 곧바로 지역 생태계의 위축으로 이어졌고, 이는 지역 내 취약계층의 고용 불안과 필수 사회서비스의 단절이라는 부작용을 낳았다.
이러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최근 한국 사회는 기존의 '사회적경제'를 넘어, UN과 ILO 등 국제기구가 권고하는 '사회연대경제'로 그 범위를 확장하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명칭의 변경을 넘어, 취약계층 지원이라는 좁은 틀에서 벗어나 기후위기 대응, 지역소멸 저지, 기본사회 구현 등 국가와 지역의 난제를 해결하는 포괄적 파트너로서의 위상을 정립해 나가는 것이다.
실제로 현 정부는 이러한 시대적 요구를 반영하여 국정과제 81번으로 '사회연대경제 성장 촉진'을 명시하였고, 지난 12월 16일 제54회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사회연대경제를 양극화 해소와 지속가능한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천명하며 '사회연대경제기본법' 제정 등 정책 추진 속도를 강조했다.
이러한 국가적 기조와 달리, 최근 논의 중인 광주전남 통합 담론에서는 사회연대경제라는 소중한 자산이 외면받고 있어 우려스럽다. 지난 1월 15일 기준 '가칭 광주전남특별시 설치를 위한 특별법안'을 보면, 기존 사회적경제는 물론 사회연대경제에 관한 사항이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다.
광주전남 통합은 단순히 행정 구역의 결합을 넘어, 인구 소멸 위기에 대응하고 지역 생태계를 복원하는 '상생의 공동체'를 만드는 과정이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사회연대경제는 통합의 부작용인 소외 지역 발생을 방지하고 주민 주도의 성장을 이끄는 실질적인 가교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또한 통합 과정에서 발생하는 복지 사각지대를 지역 밀착형 사회서비스로 메우고, 협치 모델에 기반한 민관협력 거버넌스를 강화함으로써 행정 통합이 시민의 삶의 질 향상으로 직결되게 하는 중추적 기능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사회연대경제가 가칭 광주전남특별시에서 그 역할과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다음의 사항들을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특별법안의 '제6편 특별시민 삶의 질 제고' 파트에 사회연대경제를 별도의 장(章) 또는 조(條)로 명시할 것을 제안한다. 통합 특별시의 지속가능성은 단순히 행정 체계의 합병이 아니라, 시민들의 호혜와 연대에 기반한 삶의 질 향상에 달려 있다. 법안 내에 사회연대경제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함으로써, 통합 특별시가 출범 초기부터 사람 중심의 경제 모델을 정책적 우선순위에 두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대내외에 선포해야 한다. 이것은 현 정부의 정책기조와 일치하는 부분이다.
둘째, 광주역 일대를 '사회연대경제 특구'로 지정하고, 사회연대경제기본법에 근거한 국가 컨트롤타워인 '사회연대경제원'을 이곳에 유치해야 한다. 광주와 전남이 통합될 경우, 인구 10만명 당 사회적경제 기업 수는 약 119.9개로 추산되어 전국 5극 중 최고를 기록하게 될 것이다. 특히 광주전남은 취약계층 고용률과 매출액 대비 지역사회 재투자 등 사회적 가치 창출도 우수한 지역인 만큼, 광주역 특구는 통합 특별시의 혁신 거점이자 대한민국 사회연대경제의 수도로서 기능할 충분한 당위성을 확보하게 될 것이다.
셋째, 현재 조성 중인 광주사회적경제혁신타운을 통합의 취지에 맞춰 '광주전남 사회연대경제 혁신타운'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기능을 격상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광주 중심의 단일 거점에서 벗어나, 광역 통합 경제권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 전남 서부권과 동부권에 각각 권역별 사회연대경제 거점 센터를 두어 현장 밀착형 지원 체계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광주전남의 사회적경제인들에게 당부하고 싶다. 지역 내부에서부터 반목과 경쟁에 휩싸여 공동의 가치를 잊지 않기를 바란다. 행정 통합이 '그들만의 리그'가 아닌 '시민 모두의 삶'이 되려면 사회연대경제가 필수적이다. 서석대의 아침 햇살이 전남의 너른 들판과 바다를 비추듯, 광주전남의 사회적경제인들이 연대하여 광주전남의 통합을 주도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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