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비게이션은 30분이면 도착한다고 하는데, 버스를 타면 1시간이 훌쩍 넘어요. 마을버스 배차 간격도 길고 환승 대기까지 더해지니 매번 늦을까 봐 조마조마합니다."
많은 광주 시민이 공감할 만한 현실이다. 광주광역시는 '교통 대전환'이라는 미래 비전을 내세우고 있지만, 시민이 일상에서 체감하는 변화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특히 외곽 지역이나 신규 택지지구 거주민에게 대중교통은 여전히 불규칙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존재다. 결국 시민의 삶의 질은 '얼마나 편하고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가'에서 시작되는 만큼, 지금의 문제는 결코 사소하지 않다.
광주의 대중교통이 시민들의 다양한 이동 패턴을 따라잡지 못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도시의 빠른 변화에 비해, 교통 시스템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수완지구와 첨단지구 같은 신규 택지지구의 확장 그리고 빛그린 국가산단 등 새로운 산업 거점이 형성되면서 이동 수요는 보다 복잡해지고 다변화됐다. 그럼에도 고정된 버스 노선 중심의 운영 방식은 시민들이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교통 서비스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출퇴근 혼잡은 반복되고 외곽 지역의 교통 소외는 더욱 심화될 뿐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목받는 해법이 바로 AI 기반 수요응답형 버스(Demand Responsive Transit, DRT)다. DRT는 일정한 노선을 운행하는 기존 버스와 달리, AI가 시민이 호출하는 앱을 통해 최적의 경로를 계산해 차량을 배차하는 방식이다. 정해진 노선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탑승자인 시민의 수요에 노선이 지정되는'맞춤형 대중교통'인 셈이다.
광주가 DRT를 도입한다면 우선 외곽 농촌지역처럼 버스 운행 효율이 낮은 곳에서부터 적용할 수 있다. 심야·새벽처럼 대중교통 공백이 큰 시간대에도 유용할 것이다. 이후에는 산업단지·대학교 인근, 신규 택지지구 등 수요가 집중되는 지역으로 확장해 시민들의 불편이 실질적으로 줄어드는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장기적으로 이러한 플랫폼의 목표는 기존의 간선버스와 DRT를 통합해 하나의 플랫폼에서 예약·환승·정보 조회가 가능한 스마트 교통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스마트 정류장' 역시 시민의 이동 경험을 바꿀 중요한 요소다. 버스를 기다리는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안전하고 쾌적하며 편리한 휴식 공간으로 정류장을 재구성하는 것이다. 지능형 CCTV, 비상벨, AED처럼 안전을 강화하는 기능은 물론, 냉난방 쉘터나 미세먼지 차단시설 등 실제로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쾌적성도 반드시 필요하다. 여기에 무선 충전, 공공 와이파이, 실시간 버스 정보 제공, DRT 호출 기능까지 더한다면, 정류장은 도시 교통의 핵심 거점으로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특히 광주는 지하철·터미널·산업단지 등 환승 수요가 집중되는 거점이 명확해 진 만큼, 이러한 공간부터 스마트 정류장을 시범적으로 도입해 효과를 확인하고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식이 현실적이다. 민간 통신사와의 협업을 통해 비용을 줄이거나 시의 유휴 예산을 효율적으로 투입하는 방안도 충분히 검토할 만하다.
이 같은 다각적 측면에서 DRT와 스마트 정류장이 구축되면 시민 이동방식의 기존 틀이 변화될 것이다. 접근성은 높아지고 대기 시간은 짧아지며, 대중교통 이용 경험은 지금보다 훨씬 안정적이고 쾌적해진다. 자가용 중심의 이동 패턴을 자연스럽게 줄이고, 탄소중립 정책과도 연계돼 교통·환경·경제 전반의 선순환을 이끌 수 있다. 무엇보다 시민 개인에게는 '출퇴근 시간 단축'이라는 가장 직접적이고 강력한 혜택이 돌아간다. 이는 더 많은 여가 시간과 높은 생산성으로 이어져 삶의 질 자체를 향상시키는 효과를 낳는다.
광주가 진정한 '출퇴근 30분 도시'로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다. '불편한 교통'속 시민의 애로를 '편리한 도시'속 시민의 기대로 실현 가능한 정책을 마련하는 것, 그리고 이를 일상의 변화로 연결시키는 행정이다. 스마트 교통 정책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며, 광주의 미래 경쟁력은 이러한 변화의 속도와 실행력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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