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공항 이전 후 토지 보상 등 절차 사실상 가장 빨라
정부·전남광주, 반도체 팹-軍공항 이전 ‘투트랙’ 논의
무안군, 이전 협의체 참여 절실…“지진 위험도 적어”

800조원 규모 광주 반도체 메가클러스터 부지로 선정된 광주 군공항은 정부가 속도와 사업성을 모두 고려해 선택한 최적의 입지로 평가받는다.
250만평 규모의 국유지인데다 이미 평탄화가 완료돼 대규모 토목 공사와 토지 보상 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여기에 정부와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군공항 이전과 반도체 산단 조성을 동시에 추진하는 ‘투트랙(Two-track)’ 전략까지 검토하면서 사업 속도를 더욱 높인다는 구상이다.
전문가들은 군공항 이전은 반드시 추진돼야 할 과제지만, 이전 완료만 기다리기보다 기반시설과 각종 행정절차를 병행 추진해야 반도체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2일 무등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광주 군공항은 826만㎡(250만평)에 달하는 넓은 부지를 확보하고 있으며 활주로와 군사시설 조성을 위해 장기간 평탄화가 이뤄졌다. 반도체 공장 건설의 첫 단계인 부지 조성 기간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셈이다.
송창영 한국재난안전기술원 이사장(건축공학 박사)은 “공항은 이미 평탄화가 끝난 상태여서 토목공사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며 “암반이 있는 일반 부지라면 평탄화에만 1~2년이 걸릴 수도 있는데 그 과정을 생략할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장점”이라고 말했다.
정윤남 전남대 건축학부 교수도 “약 826만㎡ 규모의 평탄한 단일 국유지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경쟁력”이라며 “광주 도심과 기존 생활권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정주 여건 측면에서도 매우 유리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반도체 산업단지 조성 과정에서 가장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토지 보상 문제도 사실상 없다는 것이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역시 토지 보상과 인허가 절차로 사업 발표 이후 착공까지 6년 가까운 시간이 걸렸지만, 광주 군공항은 대부분 국방부 소유 국유지여서 민간 토지 보상에 따른 갈등 가능성이 매우 낮다.
정부 역시 이러한 장점을 고려해 국가산업단지 지정과 함께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예비사업시행자로 선정하고 조사설계 용역 절차를 대폭 단축하는 등 속도전에 들어갔다.
정부와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현재 군공항 이전과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병행 추진하는 ‘투트랙’ 전략을 군공항 이전 특별법 개정안에 담는 방안을 국방부 등 관계 부처와 협의하고 있다.
핵심은 국가 전략산업 육성이 필요한 경우 군공항 부지를 먼저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선(先) 양여 후(後) 개발’ 특례를 명문화하는 것이다. 군공항 이전 절차가 장기화되더라도 반도체 산단 조성과 기반 공사는 별도로 추진해 전체 사업 일정을 최대한 앞당기겠다는 취지다.
정 교수는 “군공항 이전은 부지 가용 시점을 좌우하는 핵심 선결 과제”라면서도 “이전 완료만 기다려서는 안 된다. 환경·지반 조사와 단계별 토지 이용계획, 전력·용수 공급계획, 기업 및 연구기관 유치 협의 등을 군공항 이전과 병렬적으로 추진해 시간을 최대한 단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기 활용이 가능한 구역과 사전 준비 과제를 선별해 기술·인프라·도시계획을 동시에 추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반도체 공장 입지의 핵심 요소인 지진 위험 등 안전성도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기상청 지진 이력을 보면 광주 군공항 반경 50㎞ 내에서 발생한 규모 2.0 이상 지진은 1978년 이후 22차례에 불과했고 규모 4.0 이상 지진은 한 차례도 없었다. 전문가들도 일본 구마모토처럼 활성단층이 확인된 지역과 광주를 동일선상에서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한다.
송 이사장은 “군공항은 국가 핵심 기반시설로 운영돼 온 만큼 기본적인 안전성이 확보된 부지”라면서도 “다만 800조원 규모 국가 전략시설인 만큼 200년 빈도 이상의 극한호우와 침수 등에 대비한 최고 수준의 방재 설계는 반드시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사업의 완성을 위해서는 군공항 이전 문제 역시 조속히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가 반도체 클러스터와 군공항 이전을 병행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만큼, 무안군도 적극적으로 5자 협의체 등에 참여해 민간공항 이전과 지원대책, 군공항 이전 로드맵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역 산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메가클러스터는 광주·전남을 넘어 국가 미래 산업 경쟁력이 걸린 사업”이라며 “정부와 지자체, 이전 예정 지역이 함께 속도감 있는 해법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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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류 마감 'D-2' 목포대·순천대 합의 불발···민 시장 개입하나
민형배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이 13일 광주시청사 접견실에서 취임 30일을 맞이해 현안문제와 관련해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양광삼기자 ygs02@mdilbo.com
전남권 국립의과대학 신설 추진계획서 제출을 코 앞에 두고도 목포대와 순천대의 의대 소재지 합의가 또 다시 불발됐다. 대학교 통합을 전제로 한 의대 정원 배정인 탓에 자칫 두 대학 모두 의대 신설이 무산될 것이란 위기가 나온다. 이에 따라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이 지자체 권한을 활용해 한 곳의 대학교와 손잡고 신청하는 이른바 ‘최후의 카드’를 사용할 지 주목된다.17일 광주특별시 등에 따르면, 지난 목포대와 순천대는 지난 14일 민 시장 주재로 3자 회동을 가졌지만 합의하는 데 실패했다. 민 시장은 취임 직후 ‘목포 의대(서부권)·순천 대학병원(동부권)’ 중재안을 제시했으나 순천대가 거부하면서 무산된 바 있다. 두 대학은 지난달 20일과 27일, 이달 2일·6일 등 잇따라 협상 테이블에 나섰지만 별다른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한 채 빈손으로 돌아섰다.이에 광주특별시는 교육부 등에 당초 지난달 말로 예정됐던 대학 통합 신청서 기한을 연장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달 10일까지 연장됐음에도 두 대학은 합의하지 못한 셈이다. 결국 정부는 오는 20일까지 국립의과대학 신설 추진계획서를 제출하라고 통보했다. 두 대학의 평행선으로 국립의대 신설이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정부는 2030년 개교를 목표로 의과대학이 없는 지역에 한해 신설 의대 정원(100명)을 배정하기로 했다. 당초 옛 전남이 유력했지만 경북이 경쟁에 뛰어들면서 판도가 뒤바꼈다. 정부 또한 두 대학의 통합을 전제로 국립의대 신설 추진계획서를 제출하라고 했다. 두 대학이 합의에 실패할 경우 전제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의대 신설이 무산될 수 가능성이 높다. 목포대(왼), 순천대. 뉴시스 특히 국립의대 합의를 두고 대학 간 갈등이 동부권과 서부권의 갈등으로 확산됨에 따라 쉽사리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는 악순환에 빠진 상태다. 이에 따라 광주특별시가 개입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교육부는 지자체와 공동으로 국립의대 신설 추진계획서를 제출하라고 공문을 보냈다. 달리 말해 두 대학이 각각 신청을 하고 싶더라도 지자체 협조가 반드시 필요하다. 민 시장은 지난 13일 무등일보 인터뷰에서 “양 대학이 계속 결단을 내리지 않는다면 평가를 통해 한 개 대학과 추진하는 상황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각각 대학이 신청할 경우 정부는 지역 간 갈등이 부담돼 두 곳 모두 선택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막기 위해서다. 민 시장은 “끝내 양 대학이 합의를 못하게 되면 각각 제출하게 될 것”이라며 “통합이 안 돼도 의대를 확보하려면 그 카드(한 곳만 선택)를 쓸 수밖에 없다”고 했다.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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