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스포츠·스토리텔링 관광의 새 길 열었다

입력 2024.11.15. 14:02 이삼섭 기자
■‘5·18&스포츠 관광, 광주에 스토리 입히자’ - 성과와 과제
KIA 우승 퍼레이드, 35년만에 금남로 부활
스토리텔링팀 추진…도시관광 전략 수립
스포츠 구단과 협력한 관광 마케팅 강화
무등일보 '5·18&스포츠 관광, 광주에 스토리 입히자'와 관련해 KBS광주는 11월12일 '토론740 광주, 스포츠 관광도시 도약 어떻게'를 진행했다. 본 기획을 이끈 유지호 디지털본부장을 비롯해 김진강 광주관광재단 사장, 김민철 조선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가 참여했다. /KBS '토론740' 갈무리

무등일보의 기획 연재 '5·18&스포츠 관광, 광주에 스토리 입히자'는 광주가 스포츠와 역사적 상징성을 결합한 관광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며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무등일보는 스토리텔링 방식을 통한 '스포츠 관광'의 정책적 방향성을 모색하기 위해 강기정 광주시장과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와 관련, KBS광주는 '토론740 광주, 스포츠 관광도시 도약 어떻게' 프로그램을 통해 공론의 장을 열기도 했다.

무등일보 보도와 강 시장 인터뷰, KBS 토론회를 바탕으로 '스포츠 관광도시'를 위한 광주시 정책 변화와 방향성을 4가지 측면에서 조명한다.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 관중이 꽉 차 있는 모습. 2024년 KIA 타이거즈의 선전에 힘 입어 135만명의 관중을 기록했다. /무등일보DB

◆무등일보 제안한 KIA 카 퍼레이드, 35년만에 열린다

무등일보는 KIA 타이거즈가 '우승 가도'를 달리던 올해 7월 첫 보도를 시작으로, 정규시즌 우승을 한 직후 재차 기획을 통해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V12가 성사되면 카 퍼레이드를 하자고 제안했다. 카 퍼레이드 장소는 5·18로 대표되는 '거리의 역사'가 살아 있는 금남로에서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KIA 타이거즈의 전신인 해태 타이거즈는 5번째 우승을 거둔 1989년 금남로에서 카 퍼레이드를 하기도 했다.

마침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소년이 온다'의 주 무대가 되는 옛 전남도청과 금남로가 국내외적으로 주목받고 있던 때다. 카 퍼레이드를 금남로에서 하게 될 경우 전국에서 KIA 팬이 금남로를 찾게 되고, 자연스럽게 광주의 주요 공간이자 관광지인 옛 전남도청과 양림동, 동명동 등까지 파급이 미친다. 그야말로 '광주의 매력'을 알리는 최고의 광고이자 도시브랜딩이 되는 셈이다.

광주시 또한 시민들이 거리에서 KIA의 우승을 함께 축하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판단했다. 광주시는 KIA 타이거즈에 공식적으로 제안했고, KIA 타이거즈가 이에 긍정적으로 화답하면서 카 퍼레이드가 일사천리로 성사됐다.

해당 소식은 지난 4일 무등일보가 강기정 광주시장과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단독 보도됐다. 특히 강 시장은 "KIA 타이거즈의 12번째 야구 승리가 단순히 승리에 머물지 않고, 우리 시민들에게 또 하나의 에너지를 부여하는 그리고 우리 국민들에게 에너지를 부여하는 그런 또 하나의 어떤 장을 열 필요가 있다고 본다"며 시민이 참여하는 거리 퍼레이드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경기장 내에 머물렀던 KIA 타이거즈의 우승 세레모니가 도심으로 나오는 데 따른 기대 또한 크다.

김민철 조선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는 "일례로 이번에 LA 다저스가 월드 시리즈 우승을 했는데, 이때 도심에 25만 명이 모였다고 한다"며 "카 퍼레이드가 광주에서 하나의 스포츠 문화 또 하나의 컨텐츠로 자리 잡을 수 있는 요소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앞서 김 교수는 무등일보 인터뷰에서도 "(우승 당일) 경기장에 들어가는 인원은 2만여명 정도로 제한돼 있지만, 경기장 밖으로 나오면 모두가 KIA 타이거즈 관람 대상"이라며 "이런 스포츠 문화는 지역을 결집하고 이 도시에 사는 시민들에게 자긍심과 자부심을 심어줄 수 있는 소중한 축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KIA V12를 축하하는 카 퍼레이드는 오는 30일 열릴 계획이다. 현재 KIA와 광주시는 카퍼레이드 노선, 선수단이 탈 차량, 교통안전 대책 등 행정 지원 방안을 논의 중이다.

광주유니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열린 2015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광주U대회) 개막식. /광주·전남사진기자단

◆스포츠 이야기, 관광 자원으로…시, 스토리텔링팀 설치

무등일보는 기획 연재를 통해 수차례 스포츠 관광을 통한 도시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광주의 상징인 5·18과 스포츠를 '스토리텔링'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광주는 국제적인 스포츠 경기를 수차례 성공적으로 치러내면서 쌓인 무형적 유산이 가득함에도 이를 이야기로 녹여내지 못하면서 단절되고 잊히게 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 2015 유니버시아드 대회, 2019 수영선수권대회를 잇따라 치르면서 축적된 이야기를 도시 브랜드에 활용해야 한다는 의미다.

본보 취재에 따르면, 광주시는 이 같은 취지에서 '스토리텔링 팀' 설치를 강하게 검토하고 있다. 광주시민의 희로애락 역사와 함께 한 타이거즈의 12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비롯해 열악한 환경 속에서 보여준 광주FC 시민구단의 서사 등을 관광자원으로 엮어 낼 계획이다.

비단 스포츠뿐만 아니라,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이나 5·18 정신을 문화 예술로 승화한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광주의 예루살렘이라 불린 양림 선교사들의 서사, 노사 상생의 상징인 광주글로벌모터스 생산 차량 '캐스퍼'의 전세계 수출 등을 '스토리텔링'하면서 광주의 브랜드를 한층 높일 것으로 예상한다.

광주시 측은 "광주의 서사를 담은 도시브랜드를 만들어 갈 것"이라며 "광주의 이야기를 발굴하고, 엮어 내는 스토리텔링 팀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강 시장 또한 인터뷰에서 "스포테인먼트(스포츠+엔터테인먼트)를 넘어서야 한다"며 "우리가 많은 스토리가 있으니 그 스토리에 기반해 컨셉을 만들어내야 할 것 같고, 그렇기에 상품으로 준비도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스토리텔링은 경쟁력 있는 콘텐츠가 만들어질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이는 광주를 찾게 하는 동기가 됨과 동시에 광주에서 소비할 수 있도록 하는 유인책(인센티브)이 될 것이라는 조언이다.

김 교수는 "스포츠 관광의 정의는 거주지를 떠나 하루 이상 다른 도시에서 머물면서 소비·지출하는 것"이라며 "해당 지역에 얼마만큼 소비 파급 효과를 가진 콘텐츠를 만들어 낼 수 있느냐가 굉장히 중요하고, 여기서 도시 간 차이가 발생한다"고 강조했다.

2002년 4강 신화가 이뤄진 '광주월드컵경기장'은 현재 광주FC의 홈구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무등일보DDB

◆내년 국제스포츠 잇따라…도시관광 전략 마련

내년 '2025 세계양궁선수권대회'를 비롯해 KIA 타이거즈-일본 주니치 OB 교류전 등 여러 굵직한 국제 스포츠가 잇따라 열린다. 무등일보는 메가 스포츠를 개최한다는 데 만족하지 않고 이를 통해 유입되는 방문객을 도시 내 주요 공간으로 연결해야 광주지역 경제 파급효과는 물론, 도시브랜드 상승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을 수차례 보도를 통해 강조했다.

김 교수는 "도시의 역사, 문화시설과 도시가 지향하는 목표 지점을 잘 어울려 줘야 스포츠 이벤트가 성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광주시와 광주관광공사 또한 메가 스포츠 이벤트를 통한 도시 관광이 가능토록 전략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우선 광주시는 내년 9월 열리는 세계양궁선수권대회 결승 경기를 광주의 상징성을 나타내는 명소인 '옛 전남도청'에서 진행할 것을 검토 중이다. 국제 스포츠 경기는 전세계에서 개최 도시의 전경을 조망한다는 점에서 도시의 상징적이면서도 매력적인 공간을 나타낼 소중한 기회다.

이미 세계적으로 민주화의 도시로서 명망이 높은 광주는 최근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옛 전남도청의 '장소성'이 더욱 두드러진 상황이다. 세계양궁선수권대회 결승이 옛 전남도청에서 진행되면 광주의 자부심을 한껏 드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강 시장은 "내년 9월7일 양궁대회가 열리게 되면 전 세계의 카메라와 눈이 광주의 상징인 5·18로 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광주시는 특히 문화·예술 관광을 중점적으로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광주의 문화예술에 세계적 위상을 부여한 광주비엔날레와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 주 무대인 옛 전남도청 등을 필수 코스를 구성할 계획이다.

또 예선과 본선 대회가 열리는 경기장에서 직접 찾아가는 문화공연을 기획하고 있다. 이에 더해 대회 기간 중 광주의 주요한 문화행사, 축제를 집중 개최해 이 기간 광주를 축제의 장으로 만들어 양궁선수권대회와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다.

김진강 광주관광공사 대표는 "올해만 스포츠 관광과 관련된 두 번의 전문가 라운드 테이블을 개최했다"면서 "광주는 문화·예술과 스포츠를 연결했을 때 관광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김 대표는 "스포츠 관광을 위해서는 역사와 문화, 관광, 쇼핑은 어느 하나 부족함 없이 필요하다"면서 "관광공사 차원에서 광주를 다채롭게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고도 말했다.

무등일보의 기획 연재 '5·18&스포츠 관광, 광주에 스토리 입히자'와 관련, 11월4일 강기정 광주시장과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를 마친 뒤 강 시장이 '스포츠 관광'의 의지를 드러내기 위해 왼손에는 축구공을, 오른손에는 야구공을 들어올리고 있다. 광주 관광마스코트 '오매나'는 가운데 자리 잡았다.

◆KIA 타이거즈·광주FC 중심 스포츠 관광마케팅 확대

올해 광주는 KIA 타이거즈와 광주FC 효과를 톡톡히 거뒀다. 특히 KIA 타이거즈 홈구장인 챔피언스필드 관객만 135만명에 이른다. 그러나 그간 프로구단의 인기를 통해 '광주를 상품화'하는 전략은 다소 부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무등일보는 기획 보도를 통해 경쟁력 있는 스포츠관광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하는 한편 다크 투어리즘이든 스포츠 관광이든 '컵셉 있는' 도시 관광을 위한 중·장기적 전략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챔피언스필드 투어 프로그램과 ACC나 양림동 등을 연계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이에 광주시와 광주관광공사는 KIA 타이거즈와 광주FC를 중심으로 스포츠 관광 마케팅을 여는 한편 상품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우선 현재 광주관광공사에서 추진 중인 스포츠(야구·축구·배구) 연계 '체류형 투어 프로그램'을 이번 KIA의 한국시리즈 우승, 광주FC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FC) 선전을 계기로 구단과 협의해 더 많은 관람객이 이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리뉴얼할 계획이다. 특히 선수, 치어리더가 추천하는 여행코스, 맛집 홍보 등 홍보 콘텐츠와 방식을 다각화한다.

또 KIA-광주 챔피언스 필드를 중심으로 소비가 이뤄질 수 있도록 주변 상권을 활성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김 대표는 "스포츠 경기를 보러 온 사람들이 조금 더 체류하면서 즐길 수 있고, 소비할 수 있는 구조들을 만드는 데 있어서 클러스터 하는 것들이 필수적"이라며 "광주시에서는 챔피언스필드와 더현대 광주, 신세계백화점이라는 3개의 축을 연결하고자 하는 구조를 만들었는데, 그 축을 이동하면서 소비할 수 있는 매력적인 콘텐츠를 찾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스포츠 관광을 위한 상품을 개발할 창업도 지원할 방침이다. 김 대표는 "이제 스포츠 도시 광주가 되기 위해서는 스포츠 창업에 대한 지원들 키워 나가는 것들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스포츠를 포함한 마케터들도 키우고 창업하고 기획할 수 있는 인력을 키워나갈 준비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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