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관람객 200명 신나는 축제
메이와덴키·이박사 합동공연
"정적인 전시장서 뜻깊은 경험"

"영맨! 자리에서 일어나라~ 영맨! 힘찬 날개 달고 가자! 나도 신이 난다~!"
경쾌하게 울려 퍼지는 뽕짝리듬에 관객들이 너도나도 몸을 뒤흔들고, 노래가사를 큰소리로 따라 불렀다. 빠른 리듬에 따라 함께 춤을 추다 흥에 겨워 "신바람 이박사!"나 "와이엠씨에이!", "조아조아조아~!" 등을 외치는 소리도 이어졌다.
반짝이 의상을 입고 박수를 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열정적으로 두팔을 벌리며 안무를 따라하는 사람도 있었다.
지난 21일 오후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복합전시2관에서 200여명의 관람객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전시 '애호가편지'의 개막행사는 작은 축제장으로 변모했다. 트로트와 미술의 결합으로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는 전시에 앞서, 참여 작가들을 초청한 개막행사가 열린 것이다.
참석자 중 일부는 반짝이 의상을 입고 행사장에 나타나 눈길을 끌었으며, 김상욱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장 직무대리도 반짝이 모자와 넥타이를 착용한 채 "이번 전시를 축제처럼 즐겨달라"고 말하며 흥을 돋웠다.

개막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메이와덴키와 가수 이박사의 '메카 트로트' 합동 퍼포먼스였다. 메이와덴키의 대표이자 사장인 토사 노부미치는 가전제품으로 직접 만든 이색적인 악기들을 선보여 관람객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박사의 노래들이 메이와덴키의 전자음악과 어우러지자, 관람객들은 너도나도 핸드폰으로 공연을 촬영하고 대표곡 '영맨'의 후렴구를 소리높여 외쳤다.
특히 마지막으로 부른 '스페이스 판타지'는 메이와덴키의 원곡을 이박사가 우리나라 뽕짝풍으로 편곡한 노래로 합동공연의 의미를 더했다.
열광적인 공연이 끝난 이후로도 모과·빠끼 작가가 전시 리셉션 및 디제잉 퍼포먼스를 선보였으며, 관람객들은 다양한 다과와 함께 테크노 각설이 작가가 직접 담근 막걸리를 마시며 전시를 즐겼다.
일부 관람객들은 행사가 끝난 후에도 공연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듯 작가들 주변에 몰려 작품의 의도를 물어보기도 하고, 체험형 작품을 통해 나만의 뽕짝 음악 만들기에 여념이 없었다.

대학생 황순호(25)씨는 "음악과 미술이 합쳐지는 전시가 많지만 트로트라는 장르를 감각적으로 표현해서 새로웠다"며 "조용하고 정적인 전시도 많은 사람과 흥겹게 즐기게 하는 것이 트로트의 매력인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전시를 기획한 김혜현 학예연구사는 "촌스러운 음악 취급을 받은 트로트와 뽕짝이 2020년 들어서 다양한 음악 장르로 재구성되고 인기를 끌게 된 것이 이번 전시의 출발점이었다"며 "우리 모습을 가장 잘 담고 있는 트로트를 통해 도시에서의 우리 삶을 새로 바라보고 위로받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애호가편지는 3월22일부터 8월24일까지 문화창조원 복합전시2관에서 진행되며, 트로트를 중심으로 다양한 도시 풍경과 감각을 재해석한 14종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글·사진=임창균기자 lcg051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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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통한 '경계 넘기'···'우리의 몸에는 타인이 깃든다' 엄정순 작가의 '코 없는 코끼리 no.2' 장애인들이 바라보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그들이 느끼는 세상은 비장애인이 본 모습과 다를까. 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본 세상 가운데 참 모습은 어디에 있을까.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넘어서기 위한 체험형 전시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하 ACC)에서 펼쳐진다.ACC는 문화창조원 복합전시6관에서 오는 6월 29일까지 '2025 ACC 접근성 강화 주제전, 우리의 몸에는 타인이 깃든다'전을 열고 있다.이번 전시는 ACC가 개관 10주년을 맞아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과 협력해 마련됐다. 전시 제목인 '우리의 몸에는 타인이 깃든다'는 전시 참여 작가인 김원영 씨가 지난해 펴낸 책 '온전히 평등하고 지극히 차별적인'에서 발췌한 문구로 장애 유무와 상관 없이 우리의 몸은 타인과의 관계에 의해 만들어지고 변한다는 뜻을 담았다.ACC 전시 '우리 몸에는 타인이 깃든다'에서는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신체 기관을 촉감타일로 제작했다.이번 전시의 특징은 '배리어 프리(무장애)'를 보조수단이나 장치로 보는 것이 아닌 하나의 장르로 구축해 관람객들의 접근성을 높인 것이다. 오감을 활용해 작품을 체험하는 전시 특성상 관람객 대신 '참여자'라는 명칭을 사용하며, 이들의 접근성을 쉽게 하기 위해 전시 공간도 문화창조원 1층의 로비와 복합전시6관을 활용했다.전시 공간을 사전에 탐색할 수 있는 촉지도와 동화 형식으로 꾸며진 홍보물과 점자책도 눈길을 끈다. 특히 어린이 참여자를 위한 교구재와 굿즈들은 전시 작품의 형태를 빌려 주제를 더욱 쉽게 파악할 수 있게 만들었다. 에코백의 손잡이는 체온에 따라 천의 색깔이 변하기도 하고, 패턴 디자인이 들어간 양말은 시각장애인의 어려움을 고려해 오른쪽, 왼쪽 상관없이 신을 수 있게 디자인됐다.전시장에는 어린이 및 시각장애인 참여자를 위해 벽면에 촉감바를 설치해 전시의 동선을 안내하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신체 기관을 촉감타일로 제작했다. 손이 새겨져 있으면 만져볼 수 있고, 발이 그려져 있으면 직접 작품을 들고 걸어보며 작품을 느끼는 방식이다. 또 접근성 매니저가 상주해 참여자들이 신체적 불편함과 상관없이 전시를 관람할 수 있도록 돕는다.전시는 무장애, 장애, 참여, 상호작용 예술을 연구해 온 국내외 5인(팀)의 작가들의 신작과 대표작품으로 구성됐다.엄정순 작가의 '코 없는 코끼리 no.2'는 일반적인 상식을 벗어난 코끼리 모형을 통해 혐오, 분리, 결핍에 대한 이야기를 선보이며, 촉각으로 느끼는 코끼리의 모습이 저마다 다를 수 있음을 전한다.박예원 학예연구사와 송예슬 작가가 체험형 전시 작품 '아슬아슬'을 직접 선보이고 있다.아야 모모세의 '녹는점'은 커피바와 같은 공간에서 작가의 체온과 동일한 물을 참여자들에게 제공해, 타인에 대한 낯섬과 이질적인 감정을 느끼게 한다.송예슬 작가는 '아슬아슬'을 통해 서로 다른 환경과 신체를 가진 타인이 어떤 감각을 통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지 전한다.이밖에도 해미 클레멘세비츠의 '궤도', 김원영·손나예·여혜진·이지양·하은빈 작가의 작품 '안녕히 엉키기' 등이 참여자들에게 장애인, 비장애인의 경계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전시를 기획한 박예원 학예연구사는 "장애와 비장애, 친근함과 불편함 등 이분법적인 경계는 타자가 아닌 나 스스로 정해 놓았다는 생각에서 전시를 기획했다"며 "오감을 활용해 저마다의 관점으로 작품을 느껴보고, 타인과의 소통에 대한 중요성을 생각할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한편 이번 전시는 오는 7월23일부터 8월22일까지 서울 장애인문화예술원에서 이어진다.글·사진=임창균기자 lcg051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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