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세기 전 울려퍼진 우리 소리, 전시로 만난다

입력 2024.03.04. 17:32 이정민 기자
ACC ‘최고의 소리반’ 전 내달 7일까지
국립국악원 협력…고음반 복각
임방울 등 명창 음원 150여점
LP체험·매 수요일 연계 공연도
빅터 춘향전 음반 가사지.

100년 전 고(古)음반에 기록된 우리 국악을 직접 들어볼 수 있는 이색 전시가 열린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과 국립국악원은 5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ACC 문화창조원 복합전시 5관에서 '최고의 소리반: 신춘에는 엇든 노래 유행할가' 전시를 개최한다.

'우리의 옛 소리를 담은 유성기 음반'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그간 국립국악원이 수집한 유성기 음반 100여 점과 가사지, 사진, 신문기사 등 관련 자료를 선보이며 고(古)음반에 고스란히 담긴 국악의 예술 및 문화적 가치를 소개한다.

국립국악원은 이번 전시를 위해 현전하는 가장 오래된 궁중음악 음반인 '조선아악'과 '아악정수'를 복각했다. 또한 이화중선, 임방울, 김소희 등 당대 명창의 소리를 보다 생생하게 들어볼 수 있도록 복각한 디지털 음원 150여 점을 공개한다.

전시는 유성기 음반과 관련 자료를 감상할 수 있는 전시실과 관객이 복각된 음원과 LP를 체험할 수 있는 감상실로 구성했다. 이 공간에서 관객은 디지털로 복각된 유성기 음반의 음원 150여 점과 관련 영상 및 자료를 직접 선택해 감상하고, LP를 직접 다뤄보는 등 아날로그 음향기기를 체험해 볼 수 있다.

가방식 원통형 실린더.

전시 1부 '최초의 소리기록'에서는 최초로 소리를 기록하고 재생했던 기계인 유성기와 음반의 역사를 소개하고 그 의의를 살펴본다.

2부 '최고의 가치'에서는 조선 궁중음악인 '조선아악'이 기록된 유성기 음반과 관련 자료를 공개한다.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적 고난 속에서도 기록돼 현대까지 전해지는 우리나라 궁중음악의 문화적 가치를 알아본다.

빅터 춘향전 녹음 기념 사진.

3부 '최고의 인기'에서는 1920~30년대 대중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던 '춘향전'을 다루며, 시에론, 콜롬비아, 빅터, 오케 등 유명 음반회사에서 발매한 음반과 시기별 변천 과정을 소개한다.

4부 '최고의 스타 명창'에서는 인기를 끌었던 송만갑, 이동백부터 이화중선, 임방울, 박록주 등 당대 스타 명창들의 사진과 관련 기록들을 만나볼 수 있다.

국창 임방울.

마지막으로 5부 '국창 임방울의 음반'에서는 호남권 대표 국창이자 당시 음반 판매 20만장을 기록했던 임방울의 소리와 음반을 다루며 그의 탄생 120주년을 기념한다.

전시와 연계한 공연도 열린다. 전시 기간 동안 매주 수요일 오후 7시에는 명창 주소연, 김명남, 하선영, 허애선의 '심청가', '흥보가', '춘향가'를 전시실 내부에 마련된 무대에서 차례로 들려준다. 공연은 해당 날짜와 시간에 전시실을 방문하면 누구나 감상할 수 있다.

모든 전시 관람료는 무료다. 이번 전시의 보다 자세한 내용은 ACC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강현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장은 "이번 전시는 국립국악원과의 첫 협력 전시로 수도권에 집중된 우수한 콘텐츠를 광주지역에서 선보여 지역민의 문화향유 기회를 확대한다는데 의미가 깊다"면서 "많은 국악인을 배출했던 문화예술의 중심지 광주에서 국악의 가치를 공유하고 확산시킴으로써 아시아 문화 발전의 토대가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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