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골든타임인데···광주특별시의회 초당적 협력 '삐걱'

입력 2026.08.24. 19:36 최류빈 기자
최근 정책토론회 ‘하류수 정제’·‘댐 수위 증고’ 엇박
진보당 23일 대의원회의, 자체 반도체특위 구성 논의
최경미 진보당 의원 “‘민주당 특위’ 활동 성과 부족”
지난 7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 초의실에서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지원 특별위원회가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광주특별시의회 제공

정부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800조원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위해 속도전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정작 사업을 지원해야 하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의 잡음이 우려된다.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던 기존 반도체특별위원회와 별개로 진보당이 별도의 특위 구성을 추진하면서다.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시의회의 협력이 필요한 사안임에도 정당 간 주도권 경쟁이나 이해관계가 앞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잇따른다.

24일 무등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진보당 전남광주통합특별시당은 자체 ‘반도체 특별위원회’ 구성을 추진하고 있다. 진보당은 전날 첫 대의원 회의를 열고 반도체 특위 구성안 의결을 논의했다. 최경미 광주특별시의원(진보당·광산3) 등이 위원으로 참여하며 이종욱 전 광주특별시장 후보가 위원장을 맡아 전 주기에 걸친 반도체 생태계 구축부터 인재 양성, 용수 확보, ESG 경영 등을 폭넓게 다룬다는 구상이다.

최경미 광주특별시의원(진보당·광산3)이 지난 21일 광주특별시의회 광주청사에서 ‘호남 반도체 용수, 하수처리수 활용 방안과 과제’ 정책토론회를 진행하고 있다. /광주특별시의회 제공

다만, 현재 광주특별시의회는 민주당이 주도하는 자체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지원 특별위원회(반도체특위)를 이미 가동하고 있다. 위원장은 김성일 의원(해남1)이 맡고 있다. 진보당 특위가 별도 구성되면 힘이 분산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김 위원장은 “의견 대립이 있더라도 자체 특위를 구성해 여러 트랙으로 가는 것은 실익이 부족하다”며 “중차대한 핵심 의제인데 ‘초당적 협력’을 했으면 좋겠다”며 부정적 입장을 내놨다.

진보당 의원들은 민주당이 주도하는 반도체 특위(정원 15명 가운데 14명이 민주당)에 아쉬움을 표했다. 최근 반도체 용수와 관련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한 최경미 의원은 “민주당이 주도하는 기존 반도체 특위가 그동안 무슨 활동을 했는지 모르겠다”며 “노동이나 용수, 전력 송·배전과 같은 여러 의제마다 의견 차이도 커, 당 자체적인 특위 구성을 검토하게 됐다”고 밝혔다.

양당은 반도체 클러스터의 핵심 기반시설인 용수 확보 방안을 놓고도 입장차를 드러내고 있다. 최 의원이 지난 21일 광주특별시의회 광주청사 대회의실에서 개최한 정책토론회 ‘호남 반도체 용수, 하수처리수 활용 방안과 과제’에서다.

토론회에서는 신규 댐 건설이나 기존 동복댐 등 중심의 수자원 확보보다 하수 방류수 재이용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 의원은 “하루 30만t에 달하는 하수 방류수를 고도로 정수하면 반도체에 활용되는 초순수 원수로 활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 위원장 등 민주당 의원들은 “안정적 용수 확보를 위해 댐 수위 증고 등, 기존 수자원 활용 방안을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양측이 반도체 산업의 지원 필요성 등에는 공감하면서도 구체적인 용수 확보 방식에서부터 시각차를 보이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알력 다툼을 멈추고 대승적 차원에서 협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정치학박사·정치경영컨설팅 대표)는 “반도체 산업과 같이 긴밀한 논의가 필요한 현안에 대해서는 모든 상임위원이 참여하는 ‘전원위원회’ 등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며 “광주특별시의회가 갈등과 반목을 봉합하고 반도체 산업을 주도적으로 이끄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했다.

최류빈기자 ru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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