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나주 종합스포츠파크서
당대표·최고위원·시당위원장 등
신경전 속 계파 표심 곳곳 표출

“이재명 대통령과 원팀…”, “더 강력한 개혁 당대표…”
15일 나주 종합스포츠파크 다목적체육관 앞에서는 “송영길”, “정청래”, “김민석”을 외치는 목소리가 잇따라 터져 나왔다. 더불어민주당을 상징하는 푸른 깃발이 어디서든 나풀거렸지만, 당대표부터 최고위원, 전남광주통합특별시당 위원장까지 당원들은 저마다 지지하는 후보 이름을 달리 연호했다.
이날 열린 민주당 전남광주통합특별시당 정기당원대회 및 당대표·최고위원 후보자 호남권 순회경선은 8·17 전당대회를 앞두고 전남·광주 표심을 잡기 위한 각 캠프의 총력전에 가까웠다.
호남권에 민주당 전체 권리당원의 32.9%(51만여 명)가 포진해 있어서다. 각 후보의 당권 경쟁은 물론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의 향후 관계를 둘러싼 당내 노선 경쟁도 한꺼번에 펼쳐진 이유다.

특히, 이날 경선 결과가 다음날 연달아 진행되는 수도권 경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각 캠프와 지지자들은 호남에서 기선 잡기에 사활을 걸었다.
입구부터 응원단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당대표 후보 3명과 최고위원 후보 8명, 전남광주통합특별시당 위원장 후보 3명이 동시에 선거운동을 벌이면서다. 현장 곳곳에서는 이쪽 저쪽에서 종이 확성기와 댄스 퍼포먼스, 북을 동원한 지지 호소가 이어졌다.
본행사가 진행되기 30여분 전부터 지지자들은 체육관을 둘러싸고 민심 사로잡기에 나섰다. 송영길·정청래·김민석 후보(기호순) 지지자들은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를 위해 타 지지자들과 몸싸움과 언쟁마저 불사했다.
그중에서도 정 후보와 김 후보 지지자들은 불과 1m 남짓 거리를 두고 각각 원형으로 자리를 잡았다. “알정찍(알겠어 정청래 찍을게)”, “이재명의 동반자”, “당원주권주의”를 비롯해 “다시 이기는 민주당”, “든든한 당대표”, “완벽한 국정 파트너”와 같운 구호가 이쪽 저쪽에서 번갈아 터져 나왔다. 300여m 떨어진 나주역에서도 응원 구호가 선명히 들릴 정도였다.
정 후보 측은 당원주권과 개혁을 전면에 내세웠다. ‘1인1표제’ 등 그동안 정 후보가 주장해 온 당원 중심의 정당 개혁을 담은 피켓이 줄을 이을 정도였다. 최근 정 후보를 지지하다 대리투표 의혹으로 제명된 정달성 청청유랑단장도 현장을 찾았다. 그는 “친청유죄, 친석무죄”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지지자들 사이에 앉아 단식 농성을 벌였다.

김 후보 측 메시지는 약간 달랐다. “다시 이기는 민주당, 든든한 당대표”, “완벽한 국정 파트너”를 내걸고 이재명 정부와의 당정청 호흡을 보다 강조했다. “이재명이라 쓰고 김민석이라 읽는다”는 문구마저 등장했다. 후보들이 모두 이 정부와의 호흡을 강조했지만 각기 당원주권과 개혁, 국정 운영의 안정성에 방점을 더 찍은 모양새다.

신경전도 거칠었다. 일부 지지자 사이에서는 고성이 오갔고 밀치는 일촉즉발 상황도 벌어졌다. 후보 깃발의 봉대가 부딪히면서 크고 작은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경찰이 양측을 중재하는 장면도 보였다.
송 후보 측은 북을 든 고수를 앞세워 별도 대열을 꾸려 두 후보 지지자들의 대열을 가로질렀다.
치열하게 다투던 정·김 후보 지지자들은 송 후보 지지자들이 지나갈 수 있도록 도왔다. 선호투표제를 의식한 듯, 서로 길을 트는 모습이었다. 현재로서 송 후보가 3위 득표율을 기록하고 있어서라는 관측이다.
송 후보 지지자들은 “총선필승, 원팀대표”를 반복해서 외쳤고 주변에서도 “검찰개혁에서 사법개혁으로”등 피켓을 통해 개혁 당대표로서의 자질을 강조했다. 다른 후보들과 달리 군무와 비보잉 등 화려한 퍼포먼스로 지지자들 시선을 끌기도 했다.
현장에서는 민주당을 상징하는 파란색 다음으로 노란색이 눈에 들어왔다.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가 씌어진 노란색 티셔츠와 바람개비를 든 지지자들을 일부 후보 캠프 근처에서 쉽게 볼 수 있었다.
최고위원이나 시당위원장 선거도 경쟁 구도를 형성했다. 당대표 후보 계파별로 물밑에서 진행된 일종의 ‘장외 신경전’인 셈이다.

김용 후보 측은 이름과 기호 2번을 활용한 “용2”라는 초록색 용 캐릭터 풍선을 내걸었다. “이재명의 대변인에서 평당원의 대변인으로”라는 문구를 앞세워 당원 표심을 공략했다. 서미화 후보나 권향엽 후보 지지자 등 대부분이 저마다 지지하는 당대표 후보 캠프와 군집을 이뤄 단일 대오를 형성했다.
시당위원장 지지자들도 마찬가지다. 호남 표심을 잡기 위한 각 캠프의 경쟁이 뜨거워질수록 현장에서는 민주당 내부의 다양한 계파와 정치적 노선이 그대로 드러났다는 평가다.
순천에서 온 이용희(63) 씨는 “호남권 경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현장까지 찾아오게 됐다. 민주당원으로 활동한지는 오래됐지만 현장까지 온 것은 처음”이라며 “행정통합된 전남·광주의 미래를 이끌 후보들이 1위를 거머쥐면 좋겠다. 이재명 대통령과 호흡을 잘 맞추고, 민주당의 가치를 지킬 줄 아는 인물이 표심을 얻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류빈기자 ru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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