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7명 의회에 상임위 꼭 필요할까···광주 동구의회 '실효성 논란'

입력 2026.07.08. 18:46 박찬 기자
상임위원장 업무추진비 등 "예산 낭비" 지적 잇따라
타 광역시 최소 규모 기초의회는 본회의·특위 중심
대구 중구·울산 동구의회 등 별도 상임위 없이 운영
"존폐 공방보다 소규모 의회에 맞는 운영체계 필요"
기노진 지방의회연구소 교수가 8일 오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동구의회 소회의실에서 열린 10대 동구의원 대상 직무역량 강화 교육에서 ‘소규모 의회의 상임위 무용론’에 관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독자 제공

전국 기초의회 가운데 최소 규모인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동구의회가 의원 정수 7명으로 운영되면서도 상임위원회를 유지하는 것을 두고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8일 동구의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층 소회의실에서 열린 10대 동구의원 대상 직무역량 강화 교육에서 ‘소규모 의회의 상임위 무용론’에 관한 질문이 나왔다.

기노진 지방의회연구소 교수는 이날 “지방의회는 기본적으로 위원회 중심주의로 운영되는 만큼 의원 수가 적더라도 상임위원회를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동구의회도 현재 7명 규모에 머물러 있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실제 운영 방식을 놓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최소 정수(7명)로 운영되는 다른 광역시 기초의회 상당수가 별도 상임위원회 없이 본회의와 특별위원회 중심으로 운영되면서다. 동구의회 역시 소규모 의회에 맞는 운영체계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정원이 7명인 대구 중구의회와 울산 동구의회는 별도 상임위 없이 운영된다. 대구 중구의회는 의장단 외 운영행정위원회와 도시관광위원회, 특별위원회로 구성됐고, 울산 동구의회 역시 운영위원회가 사실상 상임위원회 역할을 맡고 있다. 필요한 안건은 본회의에서 심의하거나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처리하는 방식이다.

타지역 최소 규모 의회가 상임위 없이 운영되면서 광주 동구의회 또한 실효성 논란이 불거졌다.

현재 동구의회 상임위원회는 ▲의회운영위원장 ▲기획총무위원장 ▲사회도시위원장 등 상임위원장 3석을 둔다. 정원 7명에서 의장·부의장을 포함해 5명이 의장단·상임위를 차지하고 예산특위원장 1석도 따로 두고 있다.

이에 대부분 의원이 위원회를 겸직하는 구조가 되고, 상임위가 실질적 정책 검증보다 정해진 절차를 반복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현정 진보당 동구의원은 “의원이 7명뿐이라면 상임위원회로 나눌 필요 없이 모든 의원이 함께 심사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며 “기획총무위원회에서 논의한 사안을 다시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다루는 구조여서 상임위 심사가 형식적으로 흐르는 경우가 많다”고 꼬집었다.

예산 문제도 있다. ‘2026년도 동구의회 예산편성 및 지급기준’에 따르면 의장의 월 업무추진비는 207만9천원, 부의장은 94만원이다. 상임위원장과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은 각각 월 64만3천원의 업무추진비를 지급받는다. 결국 의원 정수 7명 가운데 의장, 부의장, 상임위원장 3명, 예산결산특별위원장 1명 등 6명이 업무추진비를 받는 구조다. 비슷한 기능을 수행하면서도 세금이 이중으로 나간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동구의회는 의원 정수가 7명이기 때문에 상임위를 운영하면 사실상 대부분 의원이 여러 직책을 겸하게 된다”며 “심사 기능도 중복되고 전문성을 확보하기도 쉽지 않아 비실용적인 측면이 있다”고 했다.

광주 지방의회 운영 관행상 동구의회만 상임위원회를 폐지하기는 쉽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교류가 비교적 적은 전남 시·군의회와 달리, 광주는 5개 자치구의회가 공동 연수나 협의 등을 함께 추진하는 경우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동구의회 또한 다른 4개 구의회와 조직 체계를 맞추는 측면에서 상임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실제로 상임위원회 설치 기준은 시대에 따라 점차 완화됐다. 1992년 개정된 지방자치법시행령 제20조2에 따르면 의원 정수 15명 이상인 기초의회에만 상임위원회 설치를 허용했지만, 1994년에는 설치 기준을 13명 이상으로 낮췄다. 이후 2006년 시행령 개정으로 의원 정수 제한이 폐지되면서 현재는 각 지방의회가 조례에 따라 상임위원회 설치 여부를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

법적 문제는 없지만, 실효성과 예산낭비 측면에서 소규모 의회의 상임위 존폐를 둘러싼 논란은 타지역에서도 잇따른다.

대구 달성군의회는 10대 의회 출범과 함께 상임위원회 폐지를 추진하면서 여야가 충돌했다. 국민의힘이 “12명 규모 의회에서는 모든 의원이 함께 심사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주장하자 더불어민주당은 “전문성과 견제 기능을 훼손하는 의회주의 파괴”라며 맞섰다.

경북 군위군의회 역시 의원 7명 규모에서 상임위원회를 신설하자 지역사회에서는 ‘예산 낭비’라는 비판이 일었다.

전문가들은 소규모 의회 운영을 두고 고민이 필요한 시점인 것도 맞지만, 상임위가 전문성과 견제 기능을 위해서는 필요한 조직이라고 진단했다.

지병근 조선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상임위는 집행부 업무를 분야별로 나눠 책임과 권한을 명확히 하고 전문성을 높이는 기능이 있다”며 “의원 수가 적더라도 담당 분야의 특성을 고려해 운영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7명 규모 의회에서 대규모 의회와 동일한 방식으로 상임위를 운영하는 것이 효율적인지는 별개의 문제”라며 “상임위원회와 예결특위의 역할을 유기적으로 연계하거나 공동회의를 활성화하는 등 소규모 의회에 맞는 운영 방식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박찬기자 juve5836@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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