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무등일보·사랑방미디어 공동 진행 ‘파워 인터뷰’
후보 간 연대 가능성 ‘오픈’…갈등 해결은 '소통'으로

“주변에서 통합시장 ‘깜’은 이병훈이지만 여론조사에서 왜 약세인지 궁금해합니다. 저를 한 번만 만나봐도 생각이 바뀌실 겁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과연 ‘달랐’다. 지금 기준으로 보면 청년이나 다름없는 ‘38세’에 광양군수로 재직하면서 지역을 통합시켜 광양시를 출범시킨 장본인다웠다. 이야기를 나눌수록 청와대 대통령비서실과 전남도청, 광주시 문화경제부시장을 거쳐 중앙·전남·광주를 두루 섭렵한 ‘준비된 후보’라는 인상이 강했다.
12일 무등일보와 사랑방미디어가 공동으로 진행한 파워 인터뷰에 출연한 이병훈 예비후보에 대한 소회다. 이날 이 후보는 자신이 준비한 것 이상으로 통합에 대한 비전과 소신을 유감없이 쏟아냈다. 더불어민주당이 경선 과정에서 시민배심원제를 채택하지 않아 검증대가 좁아지자 더 할 이야기가 많아진듯 했다.
전체 답변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소통’이었다. 과거 광양시 통합과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설립, 세종시 출범 과정 등을 주도하면서 갈등을 봉합하는 최적의 방법이 소통이었다는 경험에서다.
인터뷰 현장은 흡사 작은 정책 토론회를 방불케 했다. 패널들의 날카로운 질문이 쏟아졌지만 시종일관 준비된 면모를 보여줬다. 답변은 능수능란했다. 카메라에 눈을 맞추고 웃어 보이는 여유도 보였다. 합종연횡과 같은 민감한 질문이 나올 때엔 “대학을 ‘고대’에서 나와 후보 간 ‘연대’라는 말이 익숙지 않다”며 너스레도 떨었다.
가장 자신 있는 공약 하나를 제시해달라는 질문에 “(적어도)세 가지는 말하고 싶다”는 답이 돌아왔다. ▲반도체 중심의 미래전략산업 육성 ▲철강·농수산·석화 등 기존 산업 고도화 ▲주민 교통 ‘1시간 생활권’ 등을 꼽았다.
쉬는 시간에 사진기자가 “최고의 미소를 보여달라” 요청하니, 이 후보는 “저조한 지지율로 인해 속 터져 죽겠는데 가장 어려운 숙제”라면서 조용필 곡 ‘그 겨울의 찻집’ 가사를 인용했다.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는 거다. 그러면서도 신문 1면을 장식할 환한 미소는 놓치지 않았다. 통합 이후를 그리는 세부 공약도 쉬지 않고 풀어냈다.
반면 눈을 질끈 감았다 뜨는 순간도 있었다. 절연한 것으로 알려진 이낙연 전 국무총리 이야기가 나올 때다. 그는 여론조사가 부진한 데 대해 “5년 전 이 전 총리를 적극 도왔던 점이 지역민 뇌리에 ‘프레임’으로 남은 것 같다”면서 “출마가 가장 늦었고, 현역 의원 등이 아닌 점도 불리하게 작용하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행정통합을 바라보는 냉철한 판단도 눈에 띄었다. 통합특별시가 재정 지속 가능성이 있겠냐는 질문이 나오자 “전남·광주에 이어 대구·경북, 충남·대전 등도 통합이 되면 지속성을 담보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현상황을 냉정하게 바라봤다.
해결 방안으로는 자신이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서 근무할 당시 제안했던 거리별 법인세 차등 책정, 지방시대운영위원회에서 운영하는 150조 펀드의 전략사업화 등을 제시했다.
무거운 질문만 오간 것은 아니다. 가장 좋아하는 영화를 묻자 이 후보는 ‘타이타닉’과 ‘쉰들러리스트’를 꼽았다. 강렬한 작품들처럼 이번 선거 국면에서 자신 또한 ‘임팩트 있는 후보’가 되고 싶은 마음이 투영된 게 아닌가 싶었다.
손흥민 선수의 열렬한 팬으로 알려졌기에 관련 ‘밸런스 게임’도 요청했다. 다가오는 북중미월드컵에 손 선수가 지휘하는 한국이 8강에 진출하는 것과 통합특별시장 당선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달란 거다.
그는 “당연히 후자지만, 가능성은 전자가 높을 것 같다”며 웃어보였다. 이 후보는 손 선수가 ‘넓은 그라운드 전체를 보며 소통하는 선수’라고 평했다. 행정통합으로 넓어진 ‘운동장’에서 사령탑 역할을 잘 해내고 싶다는 철학이 묻어나오는 ‘현답’이었다.
최류빈기자 ru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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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 담보 없는 20조원은 신기루"··· 인허가 권한 없이는 ‘무늬만 특별시’
윤호중(가운데)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 3월 25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일가정양립지원본부에서 열린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 준비 합동 워크숍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오는 7월 공식 출범을 앞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약칭 광주특별시)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재정 주권과 자치 분권 확보 등을 위해 여전히 미흡한 법적·제도적 장치가 꼽히고 있다. 정부가 약속한 재정 지원은 법적 근거가 없어 정부의 기조에 따라 흔들릴 위험이 큰데다 지역의 자생력을 키울 핵심 인허가권은 중앙부처의 문턱을 넘지 못해 ‘무늬만 특별시’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17일 광주시와 전남도,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통합특별시 출범을 앞둔 현재 가장 큰 난제는 정부가 약속한 ‘4년간 20조 원’의 재정 인센티브가 법적으로 명문화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오는 6월 중순께 국무총리실 산하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지원위원회 재정지원 TF’는 지원 방식을 확정한다. 앞서 김 총리가 밝힌 대로 재정지원 TF가 지방교부세법을 개정해 ‘통합특별교부세’를 만들거나 균형발전특별회계 내에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계정’을 신설할 경우 법적 근거는 해소될 수 있다. 문제는 국비 지원 예산 처럼 정부가 재정 지원금에 일명 ‘꼬리표(사용처)’를 달고 지원하는 경우다. 정부의 예산 편성 지침에 따라 재정 지원 규모는 고무줄처럼 변할 수 있다. 정부가 기존 국비 사업이나 추후 편성할 사업을 재정 지원금으로 둔갑시킬 수 있다는 점은 이 같은 우려를 키운다. 실제 지원되는 통합 인센티브의 규모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문제는 최근 정부가 추경 예산에서 광주·전남통합지원금을 반영하지 않으면서 불을 지폈다. 당초 광주시와 전남도는 시·도 행정통합에 필수적인 행정 시스템 통합과 공공시설물 정비 등 예산 573억원을 정부에 요구했다. 그러나 애초 추경안에 편성하지도 않았을뿐더러 국회 심의 과정에서도 결국 동의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중앙정부가 약속한 20조원 재정 인센티브에 대해서도 정부가 예산을 최대한 아끼는 쪽으로 방침을 정한 것 아니겠냐는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대전역 앞에 게시된 행정통합 준비 예산 삭감 비판 현수막. 광주 시민사회단체 자치분권 행정통합 및 시민주권 정치개혁 촉구 광주전남시민사회 대응팀 제공.시민단체들도 마찬가지다. 자치분권 행정통합 및 시민주권 정치개혁 촉구 광주전남시민사회 대응팀은 “정치권이 위로부터 밀어붙인 행정통합에 광주전남 시도민이 힘을 모았던 이유는 다른 무엇보다도 행정통합에 따른 정부의 인센티브 약속을 신뢰했기 때문”이라며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부터 줄기차게 강조했던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대가’가 따라야 한다는 말을 믿었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이 믿음은 출발점에서부터 배신당했다”며 “정부는 마중물 예산 573억원을 즉각 지원하고, 20조원의 꼬리표 없는 재정지원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통합 재정 지원금에 더해 국세의 지방세 이양도 반드시 풀어야 할 난제로 꼽힌다. 통합특별시 출범 후 재정자립도는 27.3% 수준으로 예상된다. 단순히 중앙정부의 보조금에 의존해서는 급증하는 행정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 이 때문에 통합특별시가 실질적인 자생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현재 약 7대 3에 불과한 국세와 지방세의 비대칭적 비율을 파격적으로 조정하는 재정 권한 이양이 필수적이다. 양도소득세와 법인세 등 핵심 국세 세목을 지방세로 과감히 전환해야만 지자체가 스스로 가용할 수 있는 재원 규모를 실질적으로 확대할 수 있다는 거다. 무엇보다 통합특별시가 중앙의 재량권에 휘둘리지 않고 지역 특화 산업에 집중 투자할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재정 주권’을 확립할 수 있다.그러나 지난 2월 특별법 입법 당시 타 지자체와의 형평성을 이유로 재정 분권에 대한 특례가 모두 빠졌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추후 특별시 출범 후 재정 분권을 위한 개정을 이어나가겠다고 밝혔지만, 전국적인 조세 체계 개편과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가시밭길’이 될 것임은 불보듯 뻔한 상황이다. 알맹이가 빠진 ‘행정 특례’도 논란이다. 전기사업 인허가권을 비롯해 인공지능(AI) 집적단지 전력 차등 요금제, 국가산업단지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대규모 관광단지 지정권 등이 대표적이다. 이 같은 권한들은 정부 입법 과정에서 중앙부처의 힘에 밀려 대거 삭제되거나 축소됐다. 현재 상태로 출범할 경우 통합특별시장은 거대 조직을 이끌면서도 정작 지역의 미래를 바꿀 대형 프로젝트 하나를 추진할 때마다 서울과 세종을 오가며 중앙부처의 승인을 기다려야 한다.전문가들은 재정 주권과 권한 이양을 주문한다. 백승주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재정을 어떻게 받을지에 대한 문제에도 집중해야 하지만, 그에 못잖게 중요한 것은 재원을 가져다가 통합특별시에서 원하는대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각종 인허가나 규제 완화를 할 수 있는 권한까지도 내려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앙정부에 과도하게 해석된 현재의 구조로는 통합특별시의 위상에 걸맞은 발전 전략을 수립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명실상부한 지방 정부로서 충분한 행정 권한, 규제 완화 권한 등을 넘겨 받아야 하고, 특히 지방세 확충 등을 통해서 자체 재원 확보와 재정 운용의 자율성이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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