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이전부터 존재한 ‘지역 간 온도차’ 표심 고스란히
강·김 현역프리미엄 속, 동·서부권 합종연횡 변수
전문가들 “비전보다 권역별 지형도 우선 공약 우려"

광주·전남 행정통합 논의가 속도를 내면서 통합 이후 처음 치러질 6·3지방선거에 관심이 쏠린다. 첫 광역단체장 선출이 통합 성패를 가를 분기점이 될 수 있어서다. 그런 가운데 지난 1998년 여수시와 여천시·군을 하나로 묶은 이른바 ‘3려(麗) 통합’은 이번 선거 구도와 통합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가늠자로 평가된다.
‘3려 통합’은 여수국가산단을 중심으로 산업과 생활권이 하나로 묶여 있지만 행정구역 분리로 도시계획과 기반시설 투자에서 행정 비효율이 반복된다는 지적 속에 출발했다. 1998년 주민투표를 거쳐 통합 여수시가 출범하면서 전남 동부권 거점 도시로 위상이 재편됐다.
당시 주민투표 결과는 통합 찬성이 대세였다. 지역별 찬성률은 여수시가 93.5%로 가장 높았고 여천시(83.5%), 여천군(70.2%)은 상대적으로 낮은 모습을 보였다.
다만 지역 간 입장차와 갈등은 선거 공약·표심의 블록화로 표출됐다. 여천군수를 지냈던 주승용 후보는 여천 지역·국가산단을 중심으로 신도심 표심을, 김광현 후보는 옛 여수시 구도심 표심을 얻는 등 지지 권역과 공약이 첫 여수시장 선거부터 나뉘었다.
통합 이후인 2002년과 2006년 선거에서도 비슷한 양상은 이어졌다. 특정 지역 맞춤형 공약이 나올 때마다 ‘보은성’이라는 지적이 제기됐고 이를 우려한 후보들은 다시 균형발전을 기치로 추상적 공약을 남발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이같은 사례는 광주·전남 역시 통합 과정에서 도시 생활권인 광주 권역을 비롯해 인프라가 집중된 목포 등 서남권, 여수·순천·광양을 축으로 한 동부권으로 표심이 블록화될 공산이 크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지역별 현안과 이해관계가 다른 데다 유권자 규모 차이도 뚜렷해 선거 전략에 따라 유불리가 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인구 규모별로 보면 광주시는 140만여 명(2024년 말 기준)으로 단일 권역만 놓고 볼 때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반면 전남 동부권은 여수(26만3천여 명), 순천 (27만5천여 명), 광양(15만5천여 명)을 합쳐도 70만 명 수준에 그친다. 서남권 중심지인 목포는 20만 명 안팎이다.
이는 3려통합으로 인구가 가장 많았던 여수시(18만8천여 명)를 중심으로 여천시(8만여 명)와 여천군(6만2천여 명)의 의제가 흡수됐던 ‘블랙홀 구도’가 다시 반복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미기도 하다.
지병근 조선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3려통합을 넘어 광주·전남이라는 더 큰 단위에서도 지역별 이해관계에 따른 블록화 현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며 “전남은 통합 과정에서 광주 중심의 경제·행정 재편이 이뤄질 것이라는 위기의식을 갖고 있고, 광주는 공기업 이전이나 반도체 산업단지 조성 등 핵심 성장동력이 전남에 집중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고 밝혔다.
통합 선거 변수도 과거 사례와 엇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3려 통합 후 여수 첫 시장 선거에서 현역 프리미엄과 권역별 연대 구도, 공천 방식이 맞물리며 판세를 좌우했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이번 광주·전남 통합 선거에서도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를 축으로 한 현역 프리미엄 구도 속에서 주철현, 신정훈 등 전남 동·서부권 주자들의 역할론이 제기되는 등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은 구도라는 것이다. .
인구가 가장 많았던 옛 여수시가 선거 향배를 좌우했던 것처럼 광주가 선거를 좌우할 ‘캐스팅 보트’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당초 최대 유권자 수를 보유하고 있는 데다 화순, 담양 등 근교권·중부권 표심마저 흡수하면 세가 압도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특정 권역에 얽매이지 않는 중앙 발(發) 전략공천, 예비후보 간 합종연횡 여부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최류빈기자 rubi@mdilbo.com·박찬기자 juve5836@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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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회계사회, ‘세무사 민간위탁 조례개정안’ 법정 갈등 비화
광주시의회가 지난달 제341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를 폐회하고 있다. /광주시의회 제공
광주시의회가 민간위탁사업에 적용해 온 회계감사 제도를 폐지하고 결산서 검사로 대체하면서 공공재정 감시력이 약화됐다는 지적과 관련, 지역 공인회계사와 회계법인들이 행정소송·형사 고발에 나섰다.광주·전남지방공인회계사회(이하 회계사회)는 최근 공포된 ‘광주광역시 사무의 민간위탁 조례 일부 개정조례’에 대해 시의회에 조례 무효를 확인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고 16일 밝혔다. 소송에는 광주지역 공인회계사 54명과 회계법인 2곳 등이 참여하고 있다.회계사회는 행정소송에 이어 해당 조례안을 발의한 이귀순 시의원 등을 ‘허위공문서작성 및 행사 혐의’로 형사 고발했다. 조례를 개정하는 과정에서 작성된 ‘본회의 부의 요구 및 제안 설명서’에 사실과 다른 내용을 적시했다는 이유에서다.해당 개정안은 민간위탁사무 수탁기관이 작성한 결산서에 대해 ‘회계감사’를 실시하도록 한 규정을 ‘결산서 검사’로 변경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공인회계사법에 따라 감사를 의무화할 사안이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또 세무사도 결산서를 검사할 수 있도록 범위를 확대했다.그러나 회계사회 측은 “종전 조례는 민간위탁사무 수탁기관의 사업비 집행 결산서에 대해 공인회계사(또는 회계법인)의 전문적 감사를 받도록 규정해 왔지만, 면밀한 회계감사를 ‘검사’로 격하시켜 민간위탁사업에 대한 검증 부실을 야기했다”고 비판해왔다.회계사회는 ▲제안이유에서 지방자치법상 결산검사 개념을 오해하거나 남용한 사실 ▲본회의 부의요구 및 제안설명 시 사실과 다른 내용을 공표한 점 ▲이해관계자에게 부결 사실을 통지한 후, 별도의 예고 없이 본회의에 상정하여 의결한 점 ▲의사일정 작성·공개 과정의 위법성 등 법리 오해와 절차적 위법성을 소 제기 이유로 들었다.회계사회는 해당 조례가 상임위원회에서 부결된 뒤 이해관계자들에게 부결 사실이 통지됐음에도 별도의 예고 없이 본회의에 다시 상정돼 의결된 점 역시 절차적 정당성을 상실했다는 입장이다.본회의 의사일정 공고에서 안건명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고 ‘일반안건 처리’로 표기한 채 상정·의결된 점 역시 위법이라고 주장했다.정병민 회계사회장은 “지방자치단체 민간위탁사업은 시민의 소중한 혈세로 운영되는 만큼, 재정 투명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전문적이고 엄격한 검증 체계가 반드시 유지되어야 한다”며 “이번 법적 대응은 입법과정 등의 투명성과 적법성을 바로잡기 위한 당연한 조치”라고 했다.이에 대해 이 의원은 해당 조례안 처리과정의 절차적 하자는 없다는 입장이다.그는 “(회계사회에서)절차상 하자 문제를 계속 짚고 있지만, 해당 안건이 상임위에서 의결된 뒤 본회의에 상정하기 전에 20여명에 가까운 의원들에게 직접 설명을 하고 동의를 받았다”면서 “이번 갈등이 직업의 역할을 침범했다고 인식하는 ‘직역 다툼’으로까지 번져 회계사회가 ‘과하게’ 대응한다고 느껴지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최류빈기자 ru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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