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려 통합’으로 본 광주·전남 선거 판세와 관전포인트는

입력 2026.02.09. 20:05 최류빈 기자
1998년 여수시, 여천시·군 행정 비효율 해소 기치로 통합
통합 이전부터 존재한 ‘지역 간 온도차’ 표심 고스란히
강·김 현역프리미엄 속, 동·서부권 합종연횡 변수
전문가들 “비전보다 권역별 지형도 우선 공약 우려"
게티이미지뱅크

광주·전남 행정통합 논의가 속도를 내면서 통합 이후 처음 치러질 6·3지방선거에 관심이 쏠린다. 첫 광역단체장 선출이 통합 성패를 가를 분기점이 될 수 있어서다. 그런 가운데 지난 1998년 여수시와 여천시·군을 하나로 묶은 이른바 ‘3려(麗) 통합’은 이번 선거 구도와 통합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가늠자로 평가된다.

‘3려 통합’은 여수국가산단을 중심으로 산업과 생활권이 하나로 묶여 있지만 행정구역 분리로 도시계획과 기반시설 투자에서 행정 비효율이 반복된다는 지적 속에 출발했다. 1998년 주민투표를 거쳐 통합 여수시가 출범하면서 전남 동부권 거점 도시로 위상이 재편됐다.

당시 주민투표 결과는 통합 찬성이 대세였다. 지역별 찬성률은 여수시가 93.5%로 가장 높았고 여천시(83.5%), 여천군(70.2%)은 상대적으로 낮은 모습을 보였다.

다만 지역 간 입장차와 갈등은 선거 공약·표심의 블록화로 표출됐다. 여천군수를 지냈던 주승용 후보는 여천 지역·국가산단을 중심으로 신도심 표심을, 김광현 후보는 옛 여수시 구도심 표심을 얻는 등 지지 권역과 공약이 첫 여수시장 선거부터 나뉘었다.

통합 이후인 2002년과 2006년 선거에서도 비슷한 양상은 이어졌다. 특정 지역 맞춤형 공약이 나올 때마다 ‘보은성’이라는 지적이 제기됐고 이를 우려한 후보들은 다시 균형발전을 기치로 추상적 공약을 남발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이같은 사례는 광주·전남 역시 통합 과정에서 도시 생활권인 광주 권역을 비롯해 인프라가 집중된 목포 등 서남권, 여수·순천·광양을 축으로 한 동부권으로 표심이 블록화될 공산이 크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지난 2018년 3려통합 20주년을 맞아 3려통합6개항이행촉구범시민대책회의, 3려행정구역통합추진위원회가 매년 4월 1일을 여수시민의 날로 지정해야 한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뉴시스

지역별 현안과 이해관계가 다른 데다 유권자 규모 차이도 뚜렷해 선거 전략에 따라 유불리가 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인구 규모별로 보면 광주시는 140만여 명(2024년 말 기준)으로 단일 권역만 놓고 볼 때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반면 전남 동부권은 여수(26만3천여 명), 순천 (27만5천여 명), 광양(15만5천여 명)을 합쳐도 70만 명 수준에 그친다. 서남권 중심지인 목포는 20만 명 안팎이다.

이는 3려통합으로 인구가 가장 많았던 여수시(18만8천여 명)를 중심으로 여천시(8만여 명)와 여천군(6만2천여 명)의 의제가 흡수됐던 ‘블랙홀 구도’가 다시 반복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미기도 하다.

지병근 조선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3려통합을 넘어 광주·전남이라는 더 큰 단위에서도 지역별 이해관계에 따른 블록화 현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며 “전남은 통합 과정에서 광주 중심의 경제·행정 재편이 이뤄질 것이라는 위기의식을 갖고 있고, 광주는 공기업 이전이나 반도체 산업단지 조성 등 핵심 성장동력이 전남에 집중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고 밝혔다.

통합 선거 변수도 과거 사례와 엇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3려 통합 후 여수 첫 시장 선거에서 현역 프리미엄과 권역별 연대 구도, 공천 방식이 맞물리며 판세를 좌우했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이번 광주·전남 통합 선거에서도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를 축으로 한 현역 프리미엄 구도 속에서 주철현, 신정훈 등 전남 동·서부권 주자들의 역할론이 제기되는 등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은 구도라는 것이다. .

인구가 가장 많았던 옛 여수시가 선거 향배를 좌우했던 것처럼 광주가 선거를 좌우할 ‘캐스팅 보트’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당초 최대 유권자 수를 보유하고 있는 데다 화순, 담양 등 근교권·중부권 표심마저 흡수하면 세가 압도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특정 권역에 얽매이지 않는 중앙 발(發) 전략공천, 예비후보 간 합종연횡 여부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최류빈기자 rubi@mdilbo.com·박찬기자 juve5836@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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