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전남도 및 양 시도의회 의견 차로 공전 지속돼, 알력 다툼에 지역발전 저해

이재명 대통령이 지방발전 핵심 전략인 '5극(초광역권)·3특(특별자치도)' 정책을 활용해 "지방을 살리겠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정작 광주·전남권 공동발전의 핵심 축인 '특별광역연합'은 공회전만 거듭하고 있다.
주도권을 둘러싼 구성원들 간의 알력 다툼 탓이다. 정부가 지방우대 재정원칙을 도입, 비수도권에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하겠다고 밝혔음에도, 광주·전남은 연내 출범마저 불투명해졌다. 본 궤도에 조차 오르지 못하면서 지역 발전 구상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5일 광주·전남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전날 국회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수도권 1극 체제를 극복하고, 지방 우대 재정원칙을 도입해 지방을 성장의 중심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지역이 스스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자임하는 '5극 3특 시대'를 열겠다는 계획에서다.
하지만 광주·전남은 이 같은 정책 기조에 발맞추지 못하고 있다. 광주시와 전남도, 양 시·도의회 등 특별광역연합의 주체들이 출범 문제를 두고 수개월째 신경전만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일 열린 전남도의회 제395회 제2차 정례회에서도 '광주전남 특별광역연합 규약안'은 상정조차 되지 못하며 사실상 연내 출범이 무산됐다. 도의회는 광주시의회와의 의석수 격차(3배 이상)에도 불구하고 ▲동수로 구성된 점 ▲지역별 의견 수렴의 한계 등을 들어 3차례나 상정을 보류했다.
반면 광주시의회는 광역연합 추진에 적극적이다. 최근 한국정책연구원에 의뢰한 여론조사에서 시민 71.4%가 "광역연합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며 추진 명분을 강화하고 있다. 양 시·도 간 교착 상태가 이어질 경우 이 대통령이 제시한 지방 살리기 청사진에 광주·전남이 역행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먼저 정부는 '피지컬 AI 선도국가' 실현을 위해 제조역량과 데이터를 결합한 중점사업에 5년간 6조 원을 투입, 지역특화산업과 연계한 '피지컬 인공지능 지역거점'을 광역별로 조성할 계획이다. 인공지능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고급인재 1만1천 명을 키우고, 핵심 부품인 GPU 1만5천 장을 추가 확보해 정부 목표(3만5천 장)를 조기 달성하겠다는 거다.
그러나 광주시와 전남도는 국가 AI컴퓨팅센터 유치 경쟁의 앙금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데이터센터와 관련, 인프라의 강점을 지닌 전남과 인적자원 기반의 광주가 유기적으로 연계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는 점에서, 양 시·도가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면 대규모 R&D와 실증사업 추진의 효율성이 낮아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전국적으로 '서부권 AI벨트' 구상까지 논의되는 상황에서 호남권이 협력하지 못하면 AI 혁신 흐름에서 소외될 가능성이 높다. 지역 AI 거점의 구심점이 될 '특별광역연합' 필요성이 부각되는 이유다.
인구감소 지역에 월 15만 원의 농·어촌 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는 정부 구상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지방정부가 자체 발전사업을 선택할 수 있도록 포괄보조금 규모를 올해보다 3배 확대한 10조6천억 원으로 늘렸다. 이에 전남도의회와 농어촌기본소득추진연대는 "재난지원금 사례로 이미 효과가 입증됐다"며 시범사업 없이 전면 시행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광주시의회는 일찍이 과거 농민수당 도입을 두고 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갈등을 겪었다. 2020년 주민발의로 상정된 농민수당 조례안이 의회 미심의로 자동폐기된 사이, 인천·울산 등 전국 11개 광역단체는 농민수당을 도입했다. 아동수당 확대와 노인일자리 창출 등 복지정책도 협력체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실행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대통령은 출생률 반등을 위해 아동수당 지급 연령을 2026년까지 만 8세로, 임기 내에는 만 12세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역사회 통합돌봄 전국 확산' 정책 역시 광역 차원의 조정기구가 없으면 구호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이 대통령은 또한 각 거점 국립대를 지역발전의 허브로 육성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지역전략산업과 연계해 전남대 등 거점 국립대를 '지산학연 협력 허브'로 키우고, 학부·대학원·연구소를 묶는 '패키지형 지원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전남 자원이 광주로 흡수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전남도의원은 "과거 전남대와 여수대 통합 당시 여수대의 강점이 희석돼 전남대에 흡수됐다"며 "부산의 부경대처럼 양 대학의 장점을 살린 통합이 되지 못한 아쉬움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광주시는 전날 입장문을 통해 특별광역연합 연내 출범을 위한 적극적인 역할을 전남도에 촉구했다. 광주시는 "전남도의회는 규약안을 상정조차 하지 않고 있어 광주·전남 특별광역연합의 연내 출범에 중대한 차질이 우려된다"며 "전남도는 절차적 지연 없이 법적·행정적 절차를 조속히 완료될 수 있도록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관우기자 redkcow@mdilbo.com
최류빈기자 ru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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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의회 광전특별광역연합 남겨둔 예산 10억 불씨 될까
서용규 광주시의원(비례)
광주·전남특별광역연합 규약안이 11일 소관 상임위인 기획행정위원회를 통과하면서, 광주시의회가 남겨둔 예산 10억 원이 향후 광역연합의 토대를 마련하는 '마중물'역할을 맡게 됐다.광주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지난 10일 밤샘 계수조정을 거쳐 광주시 본예산 7조6천809억 원을 확정하고 본회의에 의결했다.이 과정에서 전남도의회가 규약안을 상정조차 하지 않아 '출범 불투명' 논란이 제기됐던 특별광역연합 운영비 15억원 중 5억원만 감액됐다. 당초 전액 삭감 의견도 있었지만 "광역협력의 불씨는 남겨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10억 원이 유지된 것이다.향후 추경을 통해 추가 예산 반영이 가능하겠지만 이번에 남겨둔 예산으로 급한 상황은 넘길 수 있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도의회의 예산 수립 과정이 다소 지연되더라도 시의회가 마련한 예산을 통해 광역연합 사무실 설치, 초기 인건비·운영비·기획비 등 초기 사업 추진에 필요한 비용을 충당할 수 있게 됐다.하지만 광역연합의 '키'를 쥐는 알력다툼과 광주시·전남도, 양 시도 의회 간 원활한 소통 문제는 과제로 남았다.서용규 광주시의원(비례)은 "전남도 및 도의회의 향후 진행 상황과 협상 결과, 예산 편성 여부에 따라 광주시의회도 특별광역연합 예산 확대를 검토할 수 있다"이라며 "5극3특이라는 정부의 기조 속에서 광역연합이 수도권 1극 체제에 대응하고 지방 역량을 강화하는 중심축이 되도록 남은 과제를 논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최류빈기자 ru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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