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만 해남 인구만큼 몰렸다" 골프대회 덕에 '관광 특수'

입력 2025.10.19. 17:30 최류빈 기자
해남126오시아노 호텔 95실 78팀 숙박,영암 호텔현대 바이 라한 목포 등
일부스탭 우수영관광지 호텔 32객실 만실, 해남 화원·신평리 식당 북쩍
목포 평화광장 등 인파 이어져, 호텔 20여곳 객실 대부분 가득 차
18일 오전 11시 30분께, 경기장에서 8km 가량 떨어진 산이면의 한 국밥집 앞에는 가게를 빙 둘러싸고 40여 명의 관광객들이 대기 순번을 기다리고 있었다. 최류빈기자 rubi@mdilbo.com

"매일이 오늘만 같았으면 좋겠습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대회가 가져다 준 관광 특수가 우리 같이 장사하는 사람들에겐 불경기 속 '선물' 같네요."

지난 18일 오전 11시 30분께 찾은 전라남도 해남군 산이면의 한 국밥집. 점심을 먹기에 이른 시간임에도, 가게 모퉁이를 돌아 길게 늘어선 손님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이날 취재진이 받은 대기표는 30번, 입장까지 30분 넘게 걸릴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렸다. 내부로 들어서자 50여 석 규모의 좌석이 꽉 차 있었고 왁자지껄한 대화 소리로 가득했다.

바로 옆 곰탕집도 사정은 마찬가지. 16∼19일 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이 열린 해남 파인비치 골프링크스에서 목포 방면으로 8㎞ 가량 떨어진 곳이지만 4곳의 식당마다 골프웨어 차림의 갤러리들로 북적였다.

LPGA 정규 투어 둘째 날인 지난 17일 오후 찾은 목포 상동 평화광장. 관광객들이 바다분수를 보고 있다.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대한민국 최남단 '땅끝 마을'이 있는 해남이 들썩였다. 군 전체 인구 6만2천여 명에 맞먹는 외지 관광객들이 찾으면서다. 전남에서 처음 열린 이번 정규투어에 참가한 세계 정상급 선수들을 보려는 발길이 전국 각지에서 이어진 덕분이다.

LPGA 대회 열기는 지역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상인들이 모처럼 웃음꽃을 피운 이유다. 우수영 일대의 식당 44곳과 화원면 일대 20여 곳은 물론, 차로 40여 분 거리인 목포까지 방문객들이 몰리면서 오랜 만의 '관광특수'에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이날 밤 9시께 목포 상동 방일해장국에서 만난 한미하(55·여) 사장은 "며칠 사이 오전에는 손님이 가득하다"며 "해남에서 대회를 즐긴 관광객들이 목포까지 쏟아지는 등 파급효과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숙소 확보 전쟁도 치열했다. 대회가 열리는 골프장 내 파인비치골프텔, 해남126 오시아노호텔, 우수영 울돌소리호텔, 써던힐 호텔 등 인근 숙박시설 대부분은 대회 관계자와 선수단 그리고 LPGA 행사 관계자들로 만실을 이뤘다. 전국에서 몰려든 갤러리들은 대회장과 조금이라도 가까운 숙소를 잡기 위해 연신 스마트폰을 검색하며 정보전을 펼쳤다.

LPGA 정규 투어 둘째 날인 지난 17일 오후 찾은 목포 상동 평화광장 일대 한 식당이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다.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목포도 뜨거웠다. 대회 둘째 날이던 17일 목포 상동 평화광장 일대 호텔 20여 곳을 확인해 보니 객실 대부분 만실에 가까운 예약률을 보였다.

해남에 숙소를 구하지 못해 목포에 묵게 됐다는 김선형(52·전북 전주)씨는 "직접 볼 기회가 많지 않았던 스타급 선수들을 볼 수 있어 너무 좋았다"며 "LPGA 같은 세계적 대회가 지역에서 많이 개최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단체 관광객도 몰렸다. 광주에서 골프 동호회원들과 함께 왔다는 정주안(55)씨는 "우리나라 선수들 응원하기 위해 동호회 회원들과 해남을 찾았다"면서 "확실히 현장에서 대회를 지켜보니 분위기가 다르다"며 활짝 웃었다.

총 95개 객실에 선수단 130여 명이 투숙하고 있는 해남126 오시아노 호텔 주차장에는 행사 스폰서인 BMW사 차량과 관계자들이 가득했다.최류빈기자 rubi@mdilbo.com

해남군도 국제 스포츠이벤트 위력을 절감했다. 'LPGA특수'로 인한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에 반색하면서다. 김성희 해남군 홍보팀장은 "다음 주에는 전국 펜싱대회가 해남읍에서 열리면 골프 대회의 '불씨'를 이어 받게 된다"며 "대회장과 거리가 멀어 비교적 혜택을 보지 못했던 삼산면 등 다른 숙박업소들도 향후 '관광 특수'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해남 글·사진=최류빈기자 rubi@mdilbo.com
목포 글·사진=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목포=박만성기자 mspark21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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