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구청장 소신 발언 "시민 없는 공천, 민주주의 아냐"

입력 2025.08.29. 19:18 이관우 기자
박병규 광산구청장, SNS로 정청래에 공개편지
“공정·개방적 공천 개혁이 민주주의 회복”
박병규 광주 광산구청장.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병규 광주 광산구청장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당의 공천 문화를 두고 성찰과 변화를 주문했다.

박 구청장은 최근 페이스북에 '정청래 당대표님과 지도부께 드리는 편지'라는 글을 올리고, "시민 없는 공천은 민주주의가 아니다"라며 공정하고 개방적인 제도 개혁을 촉구했다.

그는 "호남 선거에서 본선보다 더 치열한 것은 경선이며, 이는 민주당의 독점적 지지 기반 덕분이지만 동시에 공천 과정의 폐쇄성과 권력 중심 구조를 드러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초단체장·시구의원 후보 결정에서 시민 평가보다 일부 정치인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며 "지역위원회별로 후보를 밀어 단체장을 손아귀에 넣으려는 구태가 반복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같은 단일화는 철학과 비전이 아닌 단순한 경선 승리만을 목표로 한 계산적 결속일 뿐"이라며 "경선 후에도 감정의 골이 남아 행정이 정쟁으로 흐르고, 내부 갈등이 시민 불신으로 이어진다"고 했다.

일부 기초의원들의 행태도 거론했다.

박 구청장은 "단톡방을 만들어 단체장 관련 부정적 기사를 퍼 나르는 추태는 민주당 단체장마저 고립시키고 시민의 정치 혐오를 키우는 일"이라고 했다.

그는 "기초단체장은 특정 정치세력의 선수가 아니라 시민 전체를 대표해야 한다"며 "공천은 정당이 시민의 위임을 받는 첫 관문이고, 그 문이 닫혀 있다면 민주주의는 제도 위에서만 존재할 뿐 실제로는 작동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박 구청장은 민주당이 호남에서 다시 신뢰를 얻으려면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시민 뜻이 반영되는 공천 구조 ▲단체장이 행정에 전념할 수 있는 존중 문화 ▲지역위원장이 '당의 얼굴'이 아닌 '시민의 중재자'가 되는 정치문화 회복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오며 시민을 위해 쓰여야 한다는 단순한 진리를 다시 새겨야 한다"며 "민주당이 변해야 시민들이 다시 자랑스럽게 지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관우기자 redkcow@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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