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수행은 만족, 차기 후보에는 무관심···'괴리 현상' 발생

입력 2025.06.24. 21:33 이관우 기자
단체장·교육감 50~70% 직무 ‘잘한다’
후보별 선호도는 20~30% 수준 머물러.
“정치풍토·정보 부족·정치 개인화 탓”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1일 오전 광주 광산구 첨단다목적체육센터 내 첨단2동 제10투표소에서 한 유권자가 기표용지를 투표함에 넣고 있다. 2022.06.01. wisdom21@newsis.com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직무수행평가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정작 차기 선호도는 상대적으로 낮은 괴리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도 단체장과 교육감에 대한 직무 긍정 평가는 50~70%대로 높았지만, 실제 투표 의사를 반영한 후보별 선호도는 20~30% 수준에 머물렀다.

이 같은 현상은 특유한 지역적 정치 풍토와 정치의 개인화, 정보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24일 무등일보가 뉴시스 광주전남취재본부, 광주MBC와 공동으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0~21일 광주 성인 804명, 전남 성인 8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제9회 지방선거 1차 여론조사 결과,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에 대한 직무수행 긍정 평가는 각각 57%, 76%로 과반을 훌쩍 넘겼다.

그러나 전체 후보군을 대상으로 한 강 시장과 김 지사에 대한 선호도는 각각 22%, 32%에 불과해 직무 평가와 상당한 격차를 보였다.

교육감 선거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나타났다.

이정선 광주시교육감의 직무 수행에 대해 55%의 긍정 평가를 보냈지만, 선호도는 21%에 그쳤다. 김대중 전남교육감도 62%의 직무 긍정 평가를 기록했지만 선호도는 30%에 머물렀다.

이 같은 직무평가와 선호도간 간극은 이전 선거에서도 반복됐다.

무등일보가 2022년 8회 지방선거를 앞두고 실시한 광주·전남 정치 현안 여론조사에서는 이용섭 당시 광주시장의 직무 긍정 평가는 60.5%였지만, 선호도는 31.9%에 그쳤다.

시·도정에 대한 높은 긍정 평가와 달리 왜 선도호가 낮은 현상이 반복될까.

전문가들은 직무수행 평가는 대체로 '크게 문제 없으면 긍정'이라는 인식 아래 응답되지만, 실제 투표는 보다 복합적인 기준으로 이뤄진다고 진단했다.

정당과 정책보다는 후보 개인의 인상이나 친숙도 등 '정치의 개인화' 경향이 강해졌고, 정책 성과나 차별성은 정보 접근성 부족 탓에 유권자의 판단 기준으로 크게 작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직무 평가는 '좋다'면서도, 실제 선택은 다르거나 미루는 표심 유보 현상이 구조적으로 반복된다는 설명이다.

또 광주·전남 지역만의 정치 풍토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22개 시군이 있는 전남도와 달리 광주시는 각종 성과에도 불구하고 지하철 건설, 도로 확장 등 주민생활과 밀접한 사업을 수행하다보니 그 만큼 민원도 많은 점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낮은 투표율도 배경으로 지목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8회 지방선거의 전국 평균 투표율은 50.9%로, 같은 해 치러진 20대 대통령선거(77.1%)에 비해 26.2%p 낮았다. 특히 20대(32.9%)와 30대(34.7%)는 전체 평균을 크게 밑돌았다. 지방선거에 대한 상대적 무관심, 정책 정보 부족, 유권자 참여 동기 부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여전히 지역정치와 지역민은 정책 중심의 객관적 평가보다는 이미지 중심의 판단에 기대고 있다"며 "유보 표심은 단순한 무관심이 아니라 '불만은 없지만 확신도 없는 정치'가 반복되는 구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유권자의 정보 접근성을 높이고, 지방정부의 정책과 성과가 체계적으로 전달되는 구조 개편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여론조사는 무선전화면접 100%로 진행됐으며,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관우기자 redkcow@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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