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관련 조례 제정 ‘모순적 행태’ 비판
예결위 심의서 되살아날 가능성도
올해 처음으로 시행돼 시민들의 큰 호응을 받았던 '5·18민주화운동 기념 대중교통 무료이용 사업'이 1년 만에 좌초될 위기에 놓였다. 광주시의회가 열악한 재정과 지원 중복 등을 이유로 예산을 '전액 삭감'했기 때문이다. 시의회는 최근 관련 조례 제정을 통해 해당 사업에 대한 지원 근거를 마련한 바 있어 모순적인 행태라는 비판이 나온다.
3일 광주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는 전날 2025년 광주시 민주인권평화국 예산안 심의에서 5·18 지방공휴일 시내버스 무료이용 지원 2억6천800만원과 도시철도 무료이용 지원 5천100만원을 전액 삭감했다고 밝혔다.
행자위는 이미 약 1천억 규모의 예산이 투입되고 있는 시내버스 준공영제 지원 사업과 내년 시행되는 대중교통비 지원 사업 '광주G-패스' 등과 중복되는 부분이 있다며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지난 4월 관련 조례를 제정해 사업 지원 근거를 마련한 시의회가 정작 예산을 모두 삭감한 것은 비논리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광주시 5·18민주화운동 정신계승 기본조례' 제19조 3항은 '시장은 5·18의 정신계승을 위해 필요한 경우에는 시내버스 및 도시철도 무임승차 등 지방공휴일 취지에 맞는 사업 등에 예산의 범위에서 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광주시가 5·18 44주년을 맞아 한 차례 대중교통 무료 사업을 시행한 결과 실제로 대중교통 이용률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사업의 당위성도 충분한 상황이다.
지난 5월18일 도시철도 무료 이용객은 6만542명으로, 토요일 기준 도시철도 평균 이용객 4만1천426명 대비 45.1% 증가했다. 시내버스의 경우 당일 교통카드 단말기를 사용하지 않아 이용객 수가 집계되지 않았다.
더욱이 광주시는 보행자 중심의 도시 공간을 조성하는 '대·자·보(대중교통·자전거·보행자)' 정책을 역점 사업으로 내세우며 대중교통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5·18 대중교통 무료 사업은 광주에서 큰 의미를 갖는 5·18과 연계해 시민들에게 대중교통 이용을 장려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 같은 측면에서 시의회의 예산 삭감은 시책과 어긋난다는 비판도 나온다.
광주시 민주인권평화국 관계자는 "타 지자체에서 5·18 대중교통 무료 이용 사업에 대해 문의해 올 만큼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사업 시행 당일 많은 시민이 '평소 자가용을 타는 데 무료로 대중교통을 운행한다는 소식을 듣고 5·18 행사장에 갔다', '무료로 버스를 타며 5·18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주셨다"며 "재정이 어려운 것은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필요한 예산"이라고 말했다.
행자위는 사업을 추진하더라도 민주인권평화국이 아닌 통합공항교통국 예산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사업에 대한 근거 조례가 민주인권평화국 소관이어서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시 관계자는 "통합공항교통국과 논의한 결과, 5·18 관련 조례 소관 부서인 민주인권평화국 예산으로 편성하는 게 맞다고 의견이 모아졌다"며 "통합공항교통국 예산으로 추진하려면 시내버스 준공영제 관련 조례에 사업 지원 근거 조항을 신설하는 등 추가 절차가 필요하고 여러 이해관계를 고려해야 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예산이 되살아날 가능성은 남아있다.
홍기월 예결위원장은 "5·18 대중교통 무료 사업은 광주 시민에게 자긍심을 심어주는 중요한 사업"이라며 "예산을 삭감한 상임위의 의견은 존중하지만, 집행부가 부족한 사업 설명을 보충하는 등 예결위에서 다시 논의를 거쳐 예산을 살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시의회 예결위 예산 심의는 오는 9일부터 13일까지 진행된다.
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 국토부 제주항공 참사 '셀프조사' 논란···"유족 참여권 보장해야" 4일 오후 무안국제공항 2층에서 유족대표단과 여객기 참사 법률지원단이 기자회견을 열고 항공사고조사위원회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보장해 달라고 촉구했다. 차솔빈 기자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의 투명한 진상규명을 위해 유족의 사고조사 참여권이 보장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현재 참사 원인 등을 조사 중인 국토교통부가 참사의 최고 책임부처이다 보니 중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 때문이다.5일 광주시의회에 따르면, 전날 시의회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수습지원단은 성명서를 내고 "이번 참사의 원인 중 하나로 부적정한 공항시설물이 거론되면서 국토부 역시 이번 참사의 책임주체로 용의선상에 올랐다"며 "그럼에도 국토부 산하에 진상규명을 담당하는 조사위원회가 설치되고 국토부 전직 관료 출신 인사가 위원장이 됐다"고 밝혔다.국토부는 참사 발생 당일인 지난해 12월29일, 무안공항에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조사위)를 급파하고 한미 합동조사단을 구성해 현장 조사와 증거 수집·분석 등을 진행해 왔다. 합동조사단 23명 중 12명이 조사위 소속이다.문제는 조사위 구성원 가운데 전·현직 국토부 인사가 다수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장만희 전 국토부 항공교통본부장이 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주종완 국토부 항공정책실장과 윤진환 국토부 철도국장이 각각 항공분과와 철도분과 상임위원으로 활동 중이다.참사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된 '콘크리트형 둔덕'은국토부가 관리 책임을 벗어날 수 없는 사안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토부가 직접 조사위를 구성하고 이해관계자가 사고조사에 참여하는 것은 사실상 '셀프조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수습지원단은 "조사위가 국토부 입김을 벗어나 독립적이고 중립적인 입장에서 참사의 원인 규명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며 "사고 조사의 신뢰성 확보를 위해 유족의 참여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족 또는 유족 대리인이 조사단 활동에 참관하고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가져야 조사 결과 왜곡과 축소 의혹을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정의당 광주시당도 유족 단체가 추천하는 전문가를 조사위원으로 위촉하는 등 공정성 확보를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정의당 광주시당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항공철도 사고조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조사위 비상임위원은 항공·철도 관련 전문지식이나 경험을 가진 자로서 일정한 자격 요건을 갖춘 경우 국토부 장관이 위촉하도록 정하고 있다. 따라서 유가족단체나 시민사회가 추천하는 항공 관련 전문가를 조사위원으로 위촉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이어 "법률은 조사절차에서 항공사고 관련 관계인에게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부여하도록 정하고 있다"며 "사고 관계인인 유가족들에게 사고조사 과정에서 조사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의견을 진술하고 질문할 기회를 적극적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앞서 무안 제주항공 참사 유족대표단과 광주지방변호사회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법률지원단도 국토부의 '셀프조사'를 비판하며 별도 조사기구 설치 또는 조사위의 국토부 관계자 제외 등을요구한 바 있다.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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