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수천만원" '착·준공식' 홍보 힘주는 북구

입력 2024.06.18. 17:40 이예지 기자
'세수부족' 홍보 무리한 예산 집행 비판
시설비 예산에서 변경해 행사 예산 사용
의회 심의 피하기 위한 꼼수 전용 지적도

18일 열린 광주 북구의회 제294회 제1차 정례회 행정사무감사(기획조정실)에서 질의하고 있는 (오른쪽) 손혜진 의원의 모습. 광주 북구의회 생중계 갈무리.

광주 북구가 집행부 주관으로 관내에 건립하는 문화, 체육, 복지 등의 시설 착공식·준공식을 위해 수백만원부터 수천만원까지 예산을 집행하는 등 홍보에 힘을 주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해 2월13일 광주 북구 오치주공1단지에서 열린 오치권역 복합 생활SOC 시설인 '더불어나눔행복공동체 커뮤니티센터' 착공식. 광주 북구청 제공.

하지만 세수 부족 사태로 북구 재정에 빨간불이 켜졌음에도 불구하고 짧으면 30분에서 길면 1시간 가량 하는 행사에 이와 같은 예산을 사용하면서 무리한 예산 집행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착·준공식에 쓰이는 시설부대비 예산이 아닌 시설비 예산을 변경해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구청장의 치적 쌓기를 위한 '의회 예산 심의 피하기' 편법 예산 변경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18일 광주 북구 등에 따르면 '2023년도 예산 변경 사용 내역'을 살펴본 결과, 총 5건의 예산이 시설비에서 시설부대비로 변경돼 사용됐다.

구체적으로 운암동 복합체육센터 건립 사업의 착공식을 위해 1천만원이라는 예산이 시설비에서 시설부대비로 변경돼 집행됐고, 오치복합커뮤니티센터(더불어나눔행복공동체커뮤니티센터) 건립 사업의 착공식을 위해 940만5천원이 시설비에서 시설부대비로 변경돼 사용됐다. 영산강 친수지구 유지관리 사업과 관련해 야외물놀이장 개장식에 187만2천원, 시민 솟음길 조성사업 관련 착공식에 310만원, 생활폐기물 수집 운반차량 차고지 조성 사업 관련 준공식에 600만원이 모두 시설비에서 시설부대비 예산으로 변경돼 사용됐다.

동일한 사업 내에서 예산을 변경해 사용할 경우 의회의 심의를 받을 필요는 없지만, 문제는 착·준공식의 경우 충분히 예측가능한 예산임에도 불구하고 사전에 시설부대비로 세우지 않고 추후에 시설비 예산에서 변경해 사용했다는 것이다. 즉, 흔히 구청장 치적쌓기라고 불리는 착·준공식을 위해 관련 예산을 시설부대비로 편성했을 경우 의회가 의결해주지 않을 것을 대비한 처사라는 의심이 나올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날 열린 광주 북구의회 제294회 제1차 정례회 행정사무감사(기획조정실)에 나선 손혜진 진보당 의원은 "착공식과 준공식은 충분히 예측가능한 사항이다. 예측가능한 예산은 의회의 예산편성 심의를 받아야 하는 것이 적법한 절차다"며 "당초 의회에서는 해당 사업 예산을 심의할 때 건립을 위한 시설비로 의결해준 거지 행사성 경비로 사용하라고 의결해준 게 아니다"고 꼬집었다.

이어 "시설비로 의결된 사항을 일회성 행사를 위한 사업비로 변경해 사용한 것은 집행부 편의를 위해 예산 변경사용을 남용한 사례다"며 "의회의 예산 심의권을 침해했다"고 강조했다.

자리에 배석한 이승미 기획조정실장은 "예산 변경은 법적 테두리 내에서 행정의 유연성과 탄력성을 위한 것이다"며 "위처럼 예산을 변경해 사용한 것과 관련해 세부 부서 사정까지는 인지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향후에는 관련 예산을 사전에 반영할 필요가 있으면 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예지기자 foresight@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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