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비 예산에서 변경해 행사 예산 사용
의회 심의 피하기 위한 꼼수 전용 지적도

광주 북구가 집행부 주관으로 관내에 건립하는 문화, 체육, 복지 등의 시설 착공식·준공식을 위해 수백만원부터 수천만원까지 예산을 집행하는 등 홍보에 힘을 주고 있는 모양새다.

하지만 세수 부족 사태로 북구 재정에 빨간불이 켜졌음에도 불구하고 짧으면 30분에서 길면 1시간 가량 하는 행사에 이와 같은 예산을 사용하면서 무리한 예산 집행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착·준공식에 쓰이는 시설부대비 예산이 아닌 시설비 예산을 변경해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구청장의 치적 쌓기를 위한 '의회 예산 심의 피하기' 편법 예산 변경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18일 광주 북구 등에 따르면 '2023년도 예산 변경 사용 내역'을 살펴본 결과, 총 5건의 예산이 시설비에서 시설부대비로 변경돼 사용됐다.
구체적으로 운암동 복합체육센터 건립 사업의 착공식을 위해 1천만원이라는 예산이 시설비에서 시설부대비로 변경돼 집행됐고, 오치복합커뮤니티센터(더불어나눔행복공동체커뮤니티센터) 건립 사업의 착공식을 위해 940만5천원이 시설비에서 시설부대비로 변경돼 사용됐다. 영산강 친수지구 유지관리 사업과 관련해 야외물놀이장 개장식에 187만2천원, 시민 솟음길 조성사업 관련 착공식에 310만원, 생활폐기물 수집 운반차량 차고지 조성 사업 관련 준공식에 600만원이 모두 시설비에서 시설부대비 예산으로 변경돼 사용됐다.
동일한 사업 내에서 예산을 변경해 사용할 경우 의회의 심의를 받을 필요는 없지만, 문제는 착·준공식의 경우 충분히 예측가능한 예산임에도 불구하고 사전에 시설부대비로 세우지 않고 추후에 시설비 예산에서 변경해 사용했다는 것이다. 즉, 흔히 구청장 치적쌓기라고 불리는 착·준공식을 위해 관련 예산을 시설부대비로 편성했을 경우 의회가 의결해주지 않을 것을 대비한 처사라는 의심이 나올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날 열린 광주 북구의회 제294회 제1차 정례회 행정사무감사(기획조정실)에 나선 손혜진 진보당 의원은 "착공식과 준공식은 충분히 예측가능한 사항이다. 예측가능한 예산은 의회의 예산편성 심의를 받아야 하는 것이 적법한 절차다"며 "당초 의회에서는 해당 사업 예산을 심의할 때 건립을 위한 시설비로 의결해준 거지 행사성 경비로 사용하라고 의결해준 게 아니다"고 꼬집었다.
이어 "시설비로 의결된 사항을 일회성 행사를 위한 사업비로 변경해 사용한 것은 집행부 편의를 위해 예산 변경사용을 남용한 사례다"며 "의회의 예산 심의권을 침해했다"고 강조했다.
자리에 배석한 이승미 기획조정실장은 "예산 변경은 법적 테두리 내에서 행정의 유연성과 탄력성을 위한 것이다"며 "위처럼 예산을 변경해 사용한 것과 관련해 세부 부서 사정까지는 인지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향후에는 관련 예산을 사전에 반영할 필요가 있으면 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예지기자 foresight@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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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소정당 대선 주자들, 5·18 묘지서 "낡은 정치 청산"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4일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희생자 1천27기 묘역을 한 기씩 참배하고 손편지와 국화 한 송이씩을 올리며 추모의 시간을 가졌다. 제21대 대선을 앞두고 군소정당 대선 후보들이 광주를 잇따라 찾아 기성 정치 비판과 정치 개혁 의지를 밝혔다.지난 1일 공식 출마 선언을 한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는 6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내란 세력의 뿌리인 낡은 기득권 정치를 해체해야 한다"며 "진정한 정치교체는 양극단 진영정치를 넘어 국민 통합에서 시작된다"고 말했다.이어 "오월 정신과 동학농민혁명의 정신을 깊이 새기겠다"고 덧붙였다.권영국 민주노동당 대선 후보가 6일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오월 영령을 참배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권 후보는 앞서 오월영령에 참배·묵념한 뒤 5·18시민군 대변인 고(故) 윤상원 열사, 행불자 임옥환씨, 광주지역 5·18 최초 희생자 고 김경철씨의 묘소를 찾아 헌화했다. 방명록에 '오월정신으로 용기를 내곘습니다. 이곳 묘역에는 자신의 몸을 내던진 열사들께서 잠들어있습니다. 여러분의 이름으로 대선을 치르겠습니다. 여러분의 기억으로 힘차게 싸워보겠습니다'라고 적었다.정의당은 지난 5일 당명을 '민주노동당'으로 변경하고 이번 대선에 한해 '사회대전환 연대회의'와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도 지난 4일 국립5·18 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지금의 기성 정치가 국민 신뢰를 잃고 있다"며 "정의와 진실, 민주주의를 외쳤던 광주 앞에 부끄럽지 않은 정치로 나아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이 후보는 광주사태 발언 논란이 일은 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겨냥해 "일부 정치 세력이 5·18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이 후보는 이날 개혁신당 소속 국회의원들과 함께 1천27기의 묘역을 한 기씩 참배한 뒤 당원들이 준비한 손편지와 국화 한 송이를 각각의 묘비에 올리며 조의를 표했다. 특히 생전에 자신을 아꼈던 고 정동년 전 5·18기념재단 이사장의 묘소를 찾아 자필 편지를 헌화하며 추모의 뜻을 전했다.이 후보는 "정 이사장님은 '보수와 진보를 가리지 않고 오월 정신을 받들어야 한다'고 늘 말씀하셨다"며 "그 뜻을 잊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이관우기자 redkcow@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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