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재단 "추가 접촉 없어"
"진정성·책임 있는 결단 필요"

스타벅스코리아의 ‘탱크데이’ 마케팅 사태가 발생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당시 약속했던 광주 재방문 사과는 물론 5·18 단체와의 추가 소통도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스타벅스는 역사교육과 내부 시스템 정비를 잇달아 내놓고 있지만, 5·18 단체들은 진정성 있는 사과와 책임 있는 조치는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며 비판하고 있다.
19일 5·18기념재단과 스타벅스코리아 등에 따르면, 스타벅스코라아 측은 지난달 19일 광주를 찾아 사과하려 했으나 5·18 단체의 반발로 면담이 무산됐다. 당시 김수완 이마트그룹 총괄부사장은 “다시 광주를 찾아 사과드릴 수 있는 자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 달이 지난 현재까지 광주 재방문은 이뤄지지 않았다. 5·18기념재단에도 당시 방문 이후 스타벅스코리아나 신세계그룹 측의 별도 연락이나 추가 접촉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신세계그룹 측은 이에 대해 “현재는 진상 규명이 우선”이라며 “수사기관 요청에 따라 관련 자료를 제출하고 조사에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방문 계획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광주 방문 여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한 달이 지나도록 후속 사과는 물론 별다른 소통조차 이뤄지지 않으면서 5·18 단체들의 비판도 커지고 있다.
지난 17일 5·18기념재단을 비롯한 국내외 49개 단체와 개인 54명은 공동 성명을 내고 스타벅스 본사에 책임 이행을 촉구했다.
이들은 정용진 회장의 사과에 대해 문제의 본질과 피해를 충분히 인정하지 않은 형식적 대응에 그쳤다고 지적하며, 스타벅스 본사와 스타벅스코리아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책임 있는 후속 조치를 요구했다.
신극정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장은 “역사교육은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 가운데 하나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교육을 받는다고 해서 곧바로 역사 인식이 바뀌는 것도 아니다”이라며 “논란의 경위와 책임 소재를 명확히 밝히고 그에 상응하는 ‘책임 있는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7일 스타벅스코리아는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역사 인식 및 사회적 감수성 교육을 실시한 데 이어 오는 22일에는 전국 매장 파트너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정용진 회장도 오는 24일 계열사 대표들과 함께 역사 인식 교육에 참여할 예정이지만, 신세계그룹 측은 “외부에 공개되는 일정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교육 참석 여부와 구체적인 교육 내용은 공개되지 않을 전망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앞으로도 역사 의식을 함양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계속 실행할 계획”이라며 “사회적 민감도 체크리스트 개발 등 마케팅 의사결정 체계 정비도 순차적으로 도입해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 5월18일 텀블러 판매 행사 과정에서 5·18민주화운동과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을 조롱하는 듯한 ‘탱크데이’와 ‘책상에 탁’ 등의 표현을 사용해 물의를 빚었다. 이후 스타벅스 불매운동이 확산하면서, 지난 8~14일 스타벅스의 주간 신용·체크카드 추정 결제 금액은 227억6천만원으로 논란 직전 주간 결제액(321억6천만원)보다 약 29% 감소했다.
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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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법에도 못 끊는 5·18 왜곡···정보통신망법은 통할까
5·18기념재단과 전남광주통합특별시(당시 광주광역시)는 지난해 12월18일 ‘스카이데일리’ 외부필진 2명을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제8조(허위사실 유포 금지)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5·18기념재단 제공
5·18민주화운동 왜곡은 이미 법적으로 처벌 대상이다. 그럼에도 AI가 만든 가짜 뉴스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타고 퍼지는 허위정보, 조롱성 밈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더 늘었다. 이런 상황에서 본격 시행된 개정 정보통신망법(이하 정통망법)이 기존 사후 처벌 중심 대응의 한계를 보완해 온라인상 5·18 왜곡 확산을 막을 새로운 수단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7일 무등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개정 정통망법은 하루 평균 이용자 수 100만명 이상인 대규모 플랫폼에 허위조작정보 신고·처리 체계 마련을 의무화하고, 법원에서 허위조작정보로 확정된 내용을 반복적으로 유통해 수익을 얻은 정보 게재자에 대해서는 징벌적 손해배상과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정통망법은 특정 역사 왜곡만을 겨냥한 법은 아니다. 그러나 SNS와 플랫폼을 통해 빠르게 확산하는 5·18 왜곡 역시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역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정통망법은 기존 5·18 특별법과 접근 방식이 다르다. 2022년 개정된 5·18 특별법은 허위사실 유포 행위에 대한 형사처벌 근거를 마련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반면 정통망법은 허위정보가 온라인 플랫폼에서 반복적으로 유통되고 확산되는 과정까지 관리 대상으로 삼았다. 책임을 묻는 데 그쳤던 기존 제도에서 한발 더 나아가 허위정보의 확산 자체를 줄이겠다는 취지다.이 같은 제도 변화는 특별법 시행 이후에도 왜곡이 끊이지 않았다는 현실과 맞닿아 있다. 5·18기념재단이 2024년부터 올해 4월까지 온라인을 모니터링한 결과 5·18 관련 왜곡·폄훼 게시글은 9천54건에 달했다.특별법 시행 이후 재단이 직접 고소·고발한 사례도 지난 5월까지 22건에 이른다. 그러나 수사와 재판이 진행되는 사이 게시물은 다른 계정과 플랫폼으로 복제되거나 비슷한 형태로 재생산되는 일이 반복됐다. 최근에는 북한군 개입설이나 폭동론을 넘어 AI를 활용한 허위 신문기사, 짧은 영상(쇼츠), 조롱성 밈 등으로 왜곡 방식도 더욱 다양해지는 추세다.실제 광주경찰청은 최근 AI를 이용해 허위 신문기사 이미지를 제작·유포한 피의자를 검거했고, 경찰청도 5·18 허위사실 유포 계정 74개를 수사해 9명을 검거하고 3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기존 법체계가 전혀 작동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허위정보가 온라인에서 퍼지는 속도를 따라가기에는 한계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다만 개정 정통망법이 곧바로 5·18 왜곡을 완전히 차단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법 적용의 핵심 대상이 허위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반복적으로 유통해 수익을 얻는 일정 규모 이상의 정보 게재자로 한정되기 때문이다. 결국 유튜브 등에서 왜곡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생산·유통하는 수익형 채널이 실제 적용의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예컨대 지만원씨의 북한군 개입설 관련 저술과 안정권 등 극우 유튜브 채널의 반복적인 왜곡 콘텐츠, 스카이데일리의 연이은 왜곡 보도 등은 광고·후원 등의 수익 구조를 기반으로 지속적으로 생산·유통돼 왔다는 점에서 정통망법이 겨냥하는 대표적 유형으로 꼽힌다.플랫폼 운영 방식 역시 변수다. 신고를 받은 플랫폼이 삭제나 노출 제한 여부를 우선 판단하는 구조인 만큼 허위정보와 의견·비판의 경계를 어떻게 나눌지, 플랫폼마다 다른 운영 기준이 적용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전문가들은 정통망법이 기존 5·18 특별법을 보완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평가하면서도, 실효성은 신속한 법 적용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5·18기념재단과 4·16재단,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제주4·3평화재단은 이날 공동 입장문을 통해 개정법 시행을 의미 있는 진전으로 평가하면서도 “혐오·왜곡 정보의 법 적용 요건이 지나치게 엄격하고, 왜곡 정보가 집중적으로 유통되는 중소형 커뮤니티 상당수가 규제 대상에서 제외되는 데다 플랫폼의 알고리즘 책임도 충분히 담아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김희송 전남대학교 5·18연구소 교수는 “지만원 사례처럼 법원에서 허위정보로 판단된 뒤에도 동일한 내용을 반복적으로 유포하는 경우에는 이번 법이 일정 부분 실효성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5·18 왜곡이 수익 창출 수단으로 활용되는 측면도 있는 만큼 금전적 제재를 강화한 이번 법이 억제 효과를 낼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결국 사법적 판단을 거쳐야 하는 만큼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그 사이 왜곡 콘텐츠가 계속 확산할 수 있다는 점은 여전히 한계로 남는다”고 진단했다.이어 “5·18은 이미 역사적·사법적 판단이 끝난 사안인 만큼 신속한 법 적용을 위한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며 “정통망법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역사왜곡과 혐오표현에 대한 별도 법적 규제도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덧붙였다.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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