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 즐겁게 사는 세상 만드는 디자인 보일 것"

입력 2025.03.19. 15:13 김혜진 기자
■제11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주제발표
'포용 디자인' 키워드로 전시 펼쳐
패트리샤 무어 등저명 인사 참여
심포지엄 갖고 매니페스토 공표
전세계 디자인 전공생 챌린지에
광주 지하철 프로젝트 진행 '눈길'
지난 18일 최수신 제11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총감독이 이번 주제인 '너라는 세계: 디자인은 어떻게 인간을 끌어안는가?'를 설명하고 있다. 김혜진기자 hj@mdilbo.com

"'디자인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하고 있나'를 질문합니다. 디자인을 '예쁘게 만드는 것' 정도로 보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러한 인식을 바꾸고 디자인의 역할이 물건을 예쁘게 만드는 것을 넘어서서 모든 사람이 즐겁게 살 수 있는 것에 역할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이번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서 보여주고 싶습니다."

지난 18일 최수신 제11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총감독은 이번 광주디자인비엔날레의 핵심 키워드를 '포용 디자인'이라 밝히며 키워드 선정의 배경을 이같이 밝혔다.

오는 8월 말에서 11월 초까지로 예정된 제11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포용'이란 키워드 아래 '너라는 세계: 디자인은 어떻게 인간을 끌어안는가?'를 주제로 열린다.

포용 디자인(Inclusive Design)은 세계적 디자인 추세이다. 배리어프리(Barrier-Free)가 장애인을 위해 물리적 장벽을 없애는 디자인을,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이 장애나 성별, 나이 등을 떠나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범용적 디자인을 뜻한다면 포용 디자인은 이 둘을 모두 끌어안는 개념이다. 개개인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디자인으로 물리적인 것을 뛰어넘어 서비스와 사회 시스템의 영역을 포함한다.

이번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이같은 포용 디자인을 하나의 섹션이 아닌 전체 주제로 삼고 다양한 분야에서 이를 심도 깊게 살펴본다.

최 총감독은 "포용 디자인은 이미 오랜 시간 디자인계 등에서 논의된 것이기는 하나 지금까지 사회적으로 반향을 크게 일으킨 적이 없고 세계적 디자인 위크 등에서도 포용 디자인이나 유니버셜 디자인을 주제로 한 적이 없다"며 "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포용 디자인을 주제로 열리는 첫 번째 디자인 행사로 높고 낮음이 없는 무등(無等)의 정신이 있는 광주가 포용 디자인을 이야기할 수 있는 적합한 곳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네 가지 영역서 살피는 포용디자인

본 전시는 4개 전시관으로 꾸려질 계획이다. 각 전시관은 '포용디자인과 세계' '포용디자인과 삶' '포용디자인과 모빌리티' '포용디자인과 미래'를 주제로 펼쳐진다.

1전시관은 세계 각국의 삶 속에서 포용 디자인은 어떻게 적용되고 있으며 이를 어떻게 실천하고 있는지, 사회적 영향력은 어떤지 등을 심도 있게 살펴본다.

2전시관은 제품 뿐만 아니라 환경, 공공디자인까지 우리 삶 속에서 포용디자인이 얼마나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바라보며, 3전시관은 기존의 이동약자 개념을 넘어선 인간의 권리인 자유의 관점에서 우리는 이동 어려움을 디자인을 통해 어떻게 극복하고 있는지를 교통 수단을 포함한 다양한 이동 수단에 대해 들여다 본다.

4전시관은 AI, 로보틱스 등의 미래기술 등장으로 우리 사회는 진정 탈인간화하게 되는 것인지, 우리에게 부족한 부분을 첨단 기술을 통해 채움으로써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지는 않은지 우리에게 상상력을 불어넣는다.

특히 네 개 전시관은 공간 디자인을 통해 동선을 핵심으로 가벽을 최소화하고 각 전시관 간의 콘텐츠가 연결될 수 있도록 조성될 계획이다.

출품작인 다니 클로드의 '세 번째 엄지손가락'. 아래 사진은 이 작품을 적용한 예시이다.

◆영향력 높이고 삶에 스미게

포용 디자인을 실험하고 삶에 적용하는 프로젝트도 행사 기간 동안 전시와 함께 펼쳐진다.

전시 개막 주간에는 연계 국제심포지엄이 열린다. 세계적으로 저명한 패트리샤 무어(Patricia Moore), 라마 기라우(Rama Gheerawo) 등이 참여해 포용 디자인에 대해 고민하고 논의한다.

이 자리에서는 '광주포용디자인매니페스토'가 발표될 예정이다. 전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디자이너들이 참여해 뜻을 모으게 되는 이 매니페스토는 세계디자인기구(World Design Organization)를 통해 전세계로 공표될 예정이다. 아직까지 포용 디자인에 대한 원칙이 개발되지 않은 상황에서 전세계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외 디자인 전공 학생들을 초청해 펼쳐지는 72시간 포용 디자인 챌린지도 눈길을 모은다. 언어와 문화가 다른 학생들이 한데 모여 우리의 삶과 환경을 포용적으로 변화시킬 콘셉트를 개발하게 된다.

광주 포용 지하철 프로젝트도 주목된다. 지역 디자이너와 디자인 전공 학생들이 주도하게 되는 프로젝트로 광주 지하철을 포용 디자인 관점에서 바라보고 장애인 뿐만 아니라 외국인, 외부인 모두 쓸 수 있는 더욱 포용적인 지하철을 만든다. 실제 역사에 실제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지난 18일 시작했으며 실제 시민이 체험하며 포용디자인이 무엇인지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프로젝트이다. 여기서 개발된 포용디자인은 2호선 지하철에도 적용하는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 총감독은 "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행사에서 끝나고 그칠 것이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광주가 입에 오르내리는, 또 시민 삶에 스며드는 레거시가 되길 바라며 이번 전시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수신 총감독은 기아차의 첫 차인 세피아를 디자인한 한국 자동차 디자이너 1세대로 현재 미국 사바나예술대학(SCAD) 산업디자인 학부장을 맡고 있다.

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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