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의 지형학' 동곡미술관서
다양한 매체 몰입형 설치작 통해
관람객, 감정 체험하고 생각하게

외로움을 눈에 보이게, 손에 만져지게, 귀에 들리게 할 수 있을까. 외로움을 수년간 연구해 온 이탈리아의 한 작가가 이를 구현하는 전시를 펼친다.
보문복지재단 동곡미술관이 제15회 광주비엔날레 이탈리아 파빌리온전 '외로움의 지형학'을 내달 7일부터 내년 1월31일까지 진행한다.
이번 전시는 광주비엔날레 창설 30주년과 한국-이탈리아수교 14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로 주한 이탈리아 대사관과 보문복지재단이 후원한다.
이번 파빌리온은 이탈리아문화원과 보문복지재단이 협업해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선보이는 자리로 이탈리아의 떠오르는 신진작가 레베카 모치아(Rebecca Moccia)를 초청해 현대사회의 외로움을 탐구한다.
전시는 레베카 모치아가 펼쳐온 다년간의 연구와 창작활동을 바탕으로 '외로움'이라는 감정상태를 다양한 매체를 통해 직관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꾸려졌다.

레베카 모치아는 2018년 영국에서 시작된 '외로움부(Ministry of Loneliness)'에서 영감을 받아 현대사회에서의 외로움과 그에 따른 심리적, 사회적 구조를 탐구해왔다. 그는 이번 전시에서 영국과 미국, 일본, 한국에서 진행한 현장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각국의 문화적 특성과 사회적 구조가 어떻게 외로움을 형성하고 있는지 다각도로 조명한다. 특히 한국에서의 외로움 경우 서울예술대와의 협력을 통해 장소특정적 연구로 진행됐다.
그는 전시에서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몰입형 설치 작품을 통해 관람객이 외로움을 시각과 청각, 촉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 단순히 외로움을 설명하기 보다 관람객이 직접 이를 체험하고 성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그의 의도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정소익 큐레이터는 "이번 파빌리온 전시를 통해 현대 사회에서 개인과 집단 간의 불안정한 관계와 그로 인한 외로움의 문제를 드러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정영헌 보문복지재단 동곡미술관 이사장은 "이탈리아와 대한민국의 수교 140주년을 맞이한 올해 이번 전시가 문화적 유대와 협력을 한층 더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오픈식은 내달 7일 오후 6시30분에 열리며 판소리 퍼포먼스와 전시투어가 진행된다.
입장료는 무료이며 월요일 휴관.
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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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문성-대중성 바탕 '미술 한류' 진원지 만들기 앞장"
윤범모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
"전문성과 대중성이라는 양 날개를 균형있게 발전시켜 광주비엔날레가 세계에서 '미술한류' 열풍의 진원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윤범모 신임 (재)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는 29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동안 대중문화가 K-콘텐츠로 한류열풍을 이끌었다면 이제는 순수예술도 동행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런 면에서 미술 장르가 국제경쟁력 1순위라고 생각하며 광주가 충분히 많은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많은 사람을 필요로 하는 무대예술이나 번역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 문학과 달리 미술은 작가가 작품을 완성하는 순간 그대로 국제무대에 직행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윤 대표이사는 이에 앞서 지난 1995년 광주비엔날레 창립 과정에 참여한 경험을 돌아봤다. 그는 가천대 회화과 교수로 재임할 당시 비엔날레 창립 집행위원과 특별전 큐레이터로 참여한 바 있다."처음 창립할 때 일부 지역 작가들의 반대가 있었고 비엔날레라는 명칭을 두고도 우려가 적지 않았음에도 결국은 추진됐다"고 밝힌 그는 "나중에 지역의 카페나 식당에 '비엔날레'를 활용한 간판들이 생기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그는 이어 "광주비엔날레가 출범한 지 30년이 흐른 지금은 국제무대에서 내로라 할만큼 주목받는 국제적 행사가 됐다"면서 "그동안은 국제무대 진입에 비중을 뒀다면 이제는 광주만이 할 수 있는 비엔날레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윤 대표이사는 이를 위한 전제로 '광주 정체성'의 중요성을 말했다. 누구나 하고 있고, 누구나 할 수 있는 비엔날레가 아니라 광주만이 가능한 차별화된 비엔날레를 치르는 것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그는 "광주비엔날레가 그동안 국제현대미술 흐름을 조망한다는 취지를 고려하다 보니 전문가들에게 초점이 맞춰져 어렵다는 이야기가 있었다"며 "이제는 대중과 함께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시민들과 호흡하는 비엔날레를 치르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윤 대표이사는 후원회 조직을 통한 '비엔날레 가족 확대'에 대한 의욕도 드러냈다.광주비엔날레는 국내에서 치러지는 대부분의 행사와 마찬가지로 예산과 인력부족의 어려움이 있는 만큼 전국 규모의 후원회를 조직한다면 '물심양면'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윤범모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윤 대표이사는 "후원회를 통해 '광주비엔날레 가족'을 많이 확대한다면 예산 지원과 함께 문화 공유와 확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면서 "전문가들은 물론 일반인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지역 작가들을 위한 다양한 지원방안도 제시했다.윤 대표이사는 "광주비엔날레가 아무리 국제행사라지만 결국은 광주가 운영하는 것이니 만큼 지역과 지역 예술인에 기여하는 행사가 돼야 할 것"이라며 "지역 작가들의 창작열을 북돋울 수 있는 매개자 역할을 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그는 "지역 작가들을 만나보니 '작품 활동을 열심히 하는 데도 발표할 기회가 없을 뿐만 아니라 알아주는 사람도 없고 작품이 팔리지도 않는다'며 하소연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이는 단순히 광주만의 문제가 아니지만 내가 관여하는 국제 행사에 광주 작가를 많이 참가시키고 중앙 무대는 물론 해외 무대까지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광주비엔날레와 디자인비엔날레가 열리지 않는 기간 동안 전시장을 활성화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다. 비엔날레 30년 역사를 정리해서 누구나 현장에서 쉽게 자료를 찾아볼 수 있도록 하고 다양한 기획전이나 순회전, 소장품전을 갖는 방안을 대안으로 모색하고 있다.윤 대표이사는 "외국인 몇 분이 광주비엔날레 행사장을 찾았다가 전시가 열리지 않는 바람에 그냥 발길을 돌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비엔날레 전시장을 행사 기간이 아닌 때에도 다양하게 활용할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강조했다.끝으로 윤 대표이사는 코앞으로 다가온 2025 광주디자인비엔날레 개막의 성공적 완수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그는 "광주디자인비엔날레를 무사히 치르는 일이 최우선 과제"라며 "전시 행사 전반은 총감독이 책임을 지고 진행하고 있는 만큼 이를 잘 뒷받침해서 차질없이 진행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만선기자 geosigi22@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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