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 신고 이틀 뒤 범행
범죄 연관성 집중 수사
사이코패스 검사도 진행

광주 도심에서 일면식 없는 여고생을 무참히 살해한 20대 남성이 범행 직전 스토킹 가해자로 경찰에 신고됐던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경찰이 해당 피의자의 신상정보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8일 광주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살인·살인미수 혐의로 구속된 장모(24)씨의 이름과 나이, 얼굴 사진 등을 공개하기로 의결했다.
심의위는 범행의 잔인성과 피해의 중대성, 충분한 증거 확보 여부, 국민 알권리와 공공의 이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공개 요건이 충족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씨의 이름과 나이, 머그샷(mugshot·범죄자 인상착의 기록사진) 등 신상정보는 오는 14일 오전 9시부터 6월12일까지 30일간 광주경찰청 누리집에 게시될 예정이다.
광주경찰청에서 흉악범죄 피의자 신상 공개가 결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장씨는 신상정보 공개에 대한 동의 의사를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특정중대범죄 피의자 등 신상정보 공개에 관한 법률상 피의자가 서면 동의를 하지 않을 경우 최소 5일의 유예기간을 거쳐야 한다.
앞서 장씨는 범행 이틀 전인 지난 3일 광주 광산구 첨단지구 일대에서 스토킹 가해자로 경찰에 신고된 사실도 확인됐다.
신고자는 장씨와 함께 일했던 외국인 여성 A씨로, 당시 타지역 이주를 준비하던 A씨는 “장씨가 집 앞을 서성이고 있다”는 취지로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 결과 장씨는 A씨를 뒤따라가며 “광주를 떠나지 말라”고 말했고, 이 과정에서 실랑이와 가벼운 폭행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출동 경찰관은 A씨 몸에서 긁힌 자국 등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A씨가 “곧 다른 지역으로 이사할 예정”이라며 사건 접수를 원하지 않았고, 추후 고소장을 제출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현장 조치 단계에서 사건은 종결됐다.
이후 A씨는 지난 4일 타지역 경찰에 관련 고소장을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당시 A씨가 불안감을 호소하자 이삿짐을 옮기는 과정까지 동행하며 안전 조치를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공교롭게도 장씨는 여고생 살해 사건으로 체포된 뒤 경찰 조사에서 “범행 이틀 전부터 흉기 2개를 들고 거리를 배회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경찰은 이에 따라 지난 3일 스토킹 신고 직후부터 범행 당일까지의 동선을 집중 추적하고 있다. 특히 스토킹 신고 이후 흉기를 소지한 채 이동한 정황과 실제 범행 사이 연관성이 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장씨는 지난 5일 오전 0시11분께 광주 광산구 월계동 한 대학교 인근 보행로에서 귀가 중이던 고교 2학년 A(17)양을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하고, 이를 도우려던 또 다른 고교생 B(17)군에게도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범행 직후 도주했다가 사건 발생 약 11시간 만에 주거지 인근에서 경찰에 검거됐다. 도주 과정에서는 자신의 집이 아닌 비어 있던 다른 원룸에 일정 시간 머문 것으로도 조사됐다.
또 범행 전 휴대전화를 꺼두고, 사용하던 휴대전화 2대 가운데 1대를 영산강에 버렸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현재 영산강 일대 수색 작업을 이어가고 있으며, 남은 휴대전화 1대는 디지털포렌식을 마치고 검색 기록 등을 분석 중이다.
한편, 경찰은 장씨에 대한 사이코패스(반사회적 인격장애) 진단 검사도 진행했다.
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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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세 장윤기' 스토킹 여성 놓친 분노에 애꿎은 여고생 살해
광주광산구 월계동 살인사건 피의자 장윤기가 14일 서부경찰서 유치장에서 검찰로 송치되기 위해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다.
양광삼기자 ygs02@mdilbo.com
광주 도심에서 일면식 없는 여고생을 살해한 장윤기(23)는 애초 자신을 스토킹 신고한 여성을 살해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우발 범행이 아닌 계획범죄로 결론 내리고 살인·살인미수·살인예비 혐의로 14일 장윤기를 구속 송치했다. 장윤기의 신상정보는 이날부터 한 달간 광주경찰청 누리집에 공개된다.■성폭행 들통날까 살해 결심…30여시간 배회 끝 범행장윤기가 처음 범행을 결심한 건 지난 3일. 이날 새벽 장윤기는 자신과 함께 일하던 베트남 국적 여성 A씨의 주거지를 찾아가 성폭행을 저질렀다. 장윤기는 평소 지속적으로 교제를 요구했지만 거절당하자 앙심을 품고 있었다. 이때부터도 장윤기는 A씨에게 살해 의도를 담은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A씨는 출근을 이유로 가까스로 장윤기와 떨어졌지만, 장윤기는 자신의 성범죄 사실이 외부에 알려질 수 있다고 생각해 결국 A씨를 살해하기로 마음먹었다.같은 날 오후 5시1분께 장윤기는 한 생활용품 판매점에서 흉기 2점과 장갑 등을 구매했다. 흉기를 구매한 이후 과거 사용하던 공기계로 경찰 추적 관련 내용을 검색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했다.이후 A씨 주거지 일대를 배회하며 A씨를 기다렸다. 하지만 A씨가 집 주변을 서성이던 장윤기를 발견하고 겁에 질려 곧바로 112에 스토킹 신고를 하면서 상황이 틀어졌다. 경찰이 출동하자 장윤기는 현장을 벗어났고, 휴대전화에 스토킹 신고 관련 경고 문자가 전송되자 위치 추적을 우려해 휴대전화 전원을 끈 뒤 하천에 버렸다.이후 장윤기는 흉기를 소지한 채 집에도 들어가지 않고 A씨를 찾아다녔다. 그러나 A씨는 이미 사촌언니 도움을 받아 타 지역으로 거처를 옮긴 상태였다.이 사실을 몰랐던 장윤기는 무려 30여시간 동안 A씨를 찾아 배회했다. 분노가 극에 달한 장윤기의 칼끝은 결국 전혀 다른 여성을 향했다.범행을 결심한 지 이틀 뒤인 지난 5일 오전 0시께 광주 광산구 월계동 한 대학교 인근. 장윤기는 홀로 귀가하던 고등학생 B(16)양을 발견한 뒤 차량으로 약 1㎞를 이동하며 15분가량 뒤쫓았다. 이후 차량을 갓길에 세운 장윤기는 B양을 앞질러 간 뒤 흉기를 휘둘렀다.“살려달라”는 비명을 듣고 달려온 고등학생 C(17)군에게도 흉기를 휘둘렀다. C군이 달아나자 뒤쫓던 장윤기는 끝내 붙잡지 못하고 현장을 벗어났다.범행 뒤 장윤기는 인근 건물 화장실에서 손을 씻고 차량을 공터에 버렸다. 이어 배수로에 흉기를 버리고 무인세탁소에서 혈흔이 묻은 옷을 세탁하는 등 증거 인멸을 시도했다. 과거 지인의 방을 구하는 일을 돕다 알게 된 빈집에 숨어 머물렀고, 경찰 추적을 피하기 위해 택시를 타고 첨단지구 일대를 돌아다니기도 했다.그러다 택배를 찾기 위해 자신의 주거지로 돌아온 장윤기는 잠복 중이던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일면식도 없는 여고생을 살해한 지 약 11시간 만이었다.■“죽으려 했다” 주장했지만…치밀한 계획범죄박창순 광주 광산경찰서 형사과장은 이날 오전 10시 광주 광산경찰서 어룡홀에서 브리핑을 열고 “장윤기는 A씨를 살해할 목적으로 흉기와 장갑 등을 사전에 구매하는 등 살인을 예비했고, 이후 B양을 살해하고 C군까지 살해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박 과장은 “범행 장소는 평소 유동 인구가 적고 CCTV가 많지 않은 곳이었다”며 “체포 당시 소지하고 있던 또 다른 흉기 1점은 A씨를 살해하기 위해 남겨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장윤기는 조사 과정에서 “사는 게 재미없어 죽으려 했다”, “자살 전 미련이 생길까 봐 휴대전화를 버렸다”, “피해자가 여성인지도 몰랐다”는 취지로 진술하며 우발 범행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경찰은 번개탄 구매 외에 구체적인 자살 시도 정황이 확인되지 않았고, 범행 준비와 증거 인멸 과정 등을 종합할 때 목적성과 계획성이 뚜렷하다고 판단했다. 범죄분석관 투입 결과 역시 불특정 다수를 노린 이상동기 범죄보다는 특정 목적 아래 이뤄진 강력범죄에 가깝다는 결론이 내려졌다.경찰은 장윤기의 A씨 대상 성폭력처벌법 위반 및 스토킹 혐의에 대해서도 추가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앞서 이날 오전 7시50분께 광주 서부경찰서 유치장을 나온 장윤기는 현재 심정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죄송하다”고 짧게 답했다. “왜 범행했느냐”, “계획범죄 아니냐”, “왜 증거를 인멸했느냐”, “피해자에게 할 말 없느냐”는 취재진 질문에는 답하지 않은 채 호송차에 올랐다.이와 함께 장윤기의 이름과 나이, 머그샷 등 신상정보도 이날 오전 7시 광주경찰청 누리집에 공개됐다. 공개 기간은 다음 달 15일까지 30일간이다.광주에서 중대범죄신상공개법에 따라 피의자 신상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찰은 지난 8일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범행의 잔인성과 피해 중대성, 국민 알 권리 등을 고려해 공개를 결정했다. 그러나 장윤기가 이에 동의하지 않으면서, 법에서 정한 유예기간 5일이 지나 이날 공개됐다.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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