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제동원 이금주 회장의 투혼, 음악극으로 '재조명'

입력 2025.12.11. 13:29 김종찬 기자
라르브르앙상블, 14일 음악극 ‘어디에도 없는 나라’ 공연
일본 상대로 7건 소송...17번 좌절 불구 인권운동에 매진
정신영할머니도 참석…80년 만의 나고야 방문 소식 나눠
이금주추모음악극웹포스터. (사)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일제 피해자 인권회복을 위해 생을 바친 이금주(1920.12~2021.12.) 태평양전쟁희생자광주유족회 회장의 삶과 투혼이 음악극으로 펼쳐진다.

'라르브르앙상블'은 오는 14일 오후 3시 전일빌딩245 다목적강당에서 이금주 태평양전쟁희생자광주유족회 회장 4주기 추모제를 맞아 그의 생애와 기록 정신을 재조명하는 추모 음악극 '어디에도 없는 나라'를 무대에 올린다.

고 이 회장은 태평양전쟁이 한창이던 1942년 일본 해군 군속으로 남편이 끌려갔다. 이 회장의 남편은 남태평양 타라와 섬 비행장 활주로 공사에 동원된 남편은 미군과의 전투에서 1년 만에 사망했다.

이 회장은 대일 과거청산 운동의 핵심 인물이다. 1988년 태평양전쟁희생자광주유족회를 결성한 이 회장은 마땅히 하소연할 곳조차 없던 한 많은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을 규합해가며 인권회복을 머나 먼 여정을 시작했다.

한 많은 피해자들을 백방으로 찾아다니며 아픔을 차곡 차곡 기록으로 남긴 이 회장은 1992년 일본정부를 상대로 도쿄지방재판소에 소송을 제기한 것을 시작으로, 우키시마호 폭침사건 소송(1992), 관부재판(1994), B·C급 포로감시원 소송(1995), 나고야 미쓰비시 근로정신대 소송(1999), 후지코시 근로정신대 소송(2003), 일한회담 문서공개 소송(2006) 등 일본에서만 7건의 소송을 제기해 일본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일본에서의 소송은 번번히 실패해 일본 법정에서만 모두 17차례 기각당하는 쓴맛을 봐야 했다. 그러나 패배에도 불구하고 강제동원 문제는 결국 한일 간 최대 현안으로 부각되게 되었고, 더 이상 외면할 수 없게 된 한국 정부는 2004년 '강제동원특별법'을 제정하고' 진상규명위원회'를 발족함으로써 진상규명의 첫 발걸음을 내딛게 됐다.

2018년 11월에는 일본 소송에서 패소했던 미쓰비시 근로정신대 사건이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함으로써, 이 회장의 포기하지 않은 끈질긴 투쟁은 끝내 강제동원 문제의 판을 바꾸는 역사적인 승리로 남게 됐다. 일제 피해자 인권회복을 위해 여생을 보낸 이 회장은 2021년 12월 12일 102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광주시는 지난 8월15일 광복 80주년 기념식에서 일제강제동원시민역사관 건립 및 고 이금주 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추진 계획을 발표하면서 그의 정의 회복을 향한 고된 땀과 투혼은 사후 다시 한번 빛을 기다리고 있다.

'라르브르 앙상블'은 이러한 흐름 속에서 고 이 회장의 생애와 정신을 예술로 되살리는 것이 시대적 의미를 지닌다고 보고 이번 추모 음악극을 기획했다.

김수연 단장은 "이번 추모 음악극은 단순한 추모 행사를 넘어, 한 여성의 끈질긴 투쟁과 그 과정 속에 남긴 기록이 어떻게 역사적 진실을 지켜내고 후대의 승리로 이어졌는지를 예술로 보여주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이금주 회장 4주기 추모제를 맞아 도야마(富山)에 근거지를 두고 활동하는 '후지코시(不二越) 근로정신대 소송을 지원하는 호쿠리쿠연락회' 나카가와 미유키(中川美由紀) 사무국장, 재일동포 이양수(李洋秀) 고려박물관(도쿄) 이사장 등 일본에서 활동하는 시민단체 관계자 4명도 광주를 찾을 계획이며, 최근 80년 만에 나고야 미쓰비시 옛 공장 터를 방문하고 돌아온 근로정신대 피해자 정신영 할머니(1930.2.출생)가 참석한 가운데 일본 방문 활동 소식도 전할 예정이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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